지금은 흔하지만, 시작은 일제강점기에 있던 음식 3선

한국인이라면 일제강점기의 역사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35년간의 식민 지배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식문화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 가운데에도 당시 일본을 통해 들어와 정착한 것들이 적지 않다. 여기서는 일제강점기 때 도입돼 지금까지 이어지는 대표적인 음식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국민 반찬으로 변신한 '카레'

카레는 인도에서 유래했지만,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커리 파우더’라는 형태로 간편화되며 세계로 퍼졌다. 영국 해군 식단에 오른 카레는 20세기 초 일본 해군으로 전해졌고, 일본인들은 밥과 어울리도록 밀가루와 버터를 넣어 농도를 진하게 하고 단맛을 더해 ‘일본식 카레’를 완성했다. 이렇게 변형된 카레는 1920년대 조선에 들어와 서양요리점과 일본인 가정을 통해 소개됐고, 해방 이후에도 꾸준히 소비되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됐다. 1980년대 이후 시판 카레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가정식 반찬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카레의 노란빛을 내는 강황 속 커큐민은 항산화·항염 효과가 있어 면역에 도움을 주고, 노화 방지와 관절 관리에도 좋지만, 시판 제품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를 피하고 채소 비중을 늘려 조리하는 것이 좋다.
직접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양파·감자·당근·닭가슴살(또는 돼지고기)을 먹기 좋게 썰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물과 고체 카레(또는 카레 가루)를 넣고 중불에 15~20분 끓이면 된다. 마지막에 우유나 버터를 넣으면 부드러운 맛이 나고, 여기에 호박·버섯 등 자투리 채소를 넣거나 후추를 더하면 풍미를 한층 높일 수 있다.
2. 전쟁이 퍼뜨린 '통조림'

통조림은 19세기 유럽에서 발명된 식품 보존 기술이지만, 조선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 당시 일본은 참치, 꽁치, 정어리 등 해산물 통조림을 군수물자와 장거리 수송용 식품으로 사용했고, 조선에서도 도시 소비와 군납을 위해 생산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 전투식량과 함께 국내로 유입돼 보관이 쉽고 간편해 일반 가정으로 확산했다. 이후 국내 식품업체들이 자체 생산에 나서며 참치·햄·옥수수 등 여러 제품이 일상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통조림을 이용한 요리는 다양하다. 고등어 통조림은 무를 넣고 간장·고춧가루·마늘·설탕으로 양념해 30~40분 졸이면 고등어 무조림이 된다. 신김치와 함께 된장·고춧가루·마늘로 끓이면 고등어 김치찜이 완성된다. 파인애플 통조림은 볶음밥에 넣으면 좋은데, 파기름에 양파·새우를 볶고 밥과 양념을 넣어 볶은 뒤 마지막에 파인애플을 넣어 빠르게 섞으면 달콤·짭조름한 이국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생선 통조림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심혈관 기능과 면역 유지에 이롭지만, 환경호르몬(BPA) 용출 가능성이 있어 고온에서 장기간 보관을 피해야 한다. 또한 뚜껑이 부풀거나 용기가 찌그러진 제품은 섭취하지 말고, 개봉 후에는 국물이나 기름을 버리고 헹궈 먹는 것이 안전하다.
3. 짜장면엔 무조건 '단무지'

노란색 무절임인 단무지는 일본의 ‘다꾸앙쓰케’에서 유래했다. 에도시대부터 일본 가정과 식당에서 먹어온 다꾸앙쓰케는 쌀겨, 소금, 설탕, 누룩을 넣어 숙성하는 절임무로,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조선에서 운영한 음식점과 중국집을 통해 퍼졌다. 당시 조선에서는 김치 문화가 발달해 무절임을 반찬으로 먹는 일이 드물었지만, 해방 이후 김밥·짜장면·돈가스 등과 곁들여 먹는 대표 반찬으로 자리 잡았다.
단무지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소화와 장에 도움을 주며, 무 속 비타민 C와 칼륨은 면역 유지와 혈압 조절에 좋다.

시판 제품을 사도 되지만, 집에서 담글 수도 있다. 무를 썰어 치자·식초·설탕·소금·물로 만든 절임액에 담가 냉장 보관을 하면 2~3일 후 먹을 수 있다. 간단한 응용 요리로 단무지 무침이 있다. 단무지 220g을 3등분으로 썰어 물기를 제거하고, 쪽파 2줄,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1/2큰술, 올리고당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를 넣어 버무리면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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