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의 'AI 초보 기업' 공략 키워드 '전제품 AI 내재화'

시스코의 보안 솔루션 'AI 디펜스' /사진 제공=시스코코리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시스코가 인공지능(AI)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가 덜 된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은 '모든 제품·서비스의 AI 내재화'로 요약된다.

기업 고객에게 △통신 장비 △협업툴 △보안·분석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시스코는 현장에서 기업들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다. 시스코가 만난 기업들은 AI 도입에 대한 의지는 갖고 있지만 아직은 기대만큼 적극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AI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공감하고 있기에 시스코는 AI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난드 라가반 시스코 AI 제품 총괄 부사장은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시스코 커넥트코리아 2025'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화상으로 참여해 "2024년은 기업이 생성형 AI 모델 도입에 대해 고민하는 초창기였다면 올해는 AI 모델을 어떻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가 화두로 떠오르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난드 라가반 시스코 AI 제품 총괄 부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시스코 커넥트코리아 2025'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화상으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시스코코리아

기업들은 AI 도입의 방식과 범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에 시스코는 자사 모든 제품 및 서비스에 AI를 내재화해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AI를 활용해 업무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칼 솔더 시스코 호주 및 뉴질랜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기자간담회 직후 열린 커넥트코리아 2025 기조연설에서 시스코가 고객에게 각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을 △AI 인프라 △임베디드 AI △LLM(대규모언어모델) 운영 △AI 보안 등으로 제시했다. AI 인프라는 시스코의 '실리콘 원(Silicon One)'이 대표적이다. 실리콘 원은 높은 네트워크 대역폭을 지원하는 반도체 칩이다. 칼 솔더 CTO는 "실리콘 원 칩의 운영체제(OS)에 마이크로 코드를 적용해 칩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임베디드 AI는 주요 제품에 AI를 적용해 제품들이 알아서 작동되도록 하면서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가령 AI가 스스로 와이파이 기기의 설정을 최적화하거나 협업툴 웹엑스의 화상회의 기능 사용시 주변의 소음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네트워크 관리에도 LLM이 적용됐다. 시스코는 챗GPT와 유사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네트워크 운영 대시보드에 제공한다. 복잡한 기능을 익히지 않아도 채팅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방화벽을 강화해야 하는데 추가할 수 있는 규칙은 뭐야"라고 질문하면 LLM이 방화벽 강화에 필요한 다양한 규칙과 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규제 등을 알려주고 관리자가 승락하면 바로 적용되는 방식이다.

칼 솔더 시스코 호주 및 뉴질랜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시스코 커넥트코리아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시스코는 AI 보안 영역에서는 'AI 디펜스' 솔루션을 내세웠다. AI 디펜스는 AI 앱을 개발·배포하고 사용하는 전과정에 걸쳐 중요한 데이터의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의 침입을 막는다. 주요 기능은 △AI 시스템 파악 △모델 검증 △명령어 검증 △비인가 AI 도구에 대한 접근 차단 △기밀 데이터 손상 방지 및 규정 준수 등이다.

아직 시스코의 기업 고객들은 AI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도 보안까지 고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에 시스코는 선도적으로 보안 역량을 강화하며 고객에게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시스코는 지난해 5개의 보안 기업을 인수하며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시스코의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지희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이날 미디어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의 고객들은 AI를 활용하는 경우는 늘고 있지만 보안까지 고려하는 경우는 대형고객조차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본격 도입되기 시작하면 AI가 민감한 업무에도 활용되면서 보안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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