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뭐길래 이 난리?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4. 10. 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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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동안 성인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3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이 비만인 것으로 확인된다.

체중감량 이외에도 심부전 증상을 완화하고 비만 환자의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는 병력 확인을 바탕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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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용으로 각종 부작용 보고…의사 처방과 관찰 필요

(시사저널=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10년 동안 성인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3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이 비만인 것으로 확인된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제 비만은 더 이상 심미적 차원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비만 치료의 대원칙은 개별적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보호 요인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특정 질병으로 인한 비만을 제외하고는 식욕 조절 여부가 비만 발생의 핵심이다. 이 식욕 조절 문제를 해결할 약물의 효능과 안정성 균형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이슈였다. 

최근 출시된 새 비만치료제 '위고비'도 마찬가지다. 일론 머스크와 오프라 윈프리가 사용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진 약이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최근 국내에도 출시됐다. 기존에도 비만치료제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약이다. 이 약은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성분으로 주 1회 사용하는 피하주사제다. 삭센다가 주사 용량을 조절해 가면서 맞는 방식이라면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는 총 5단계 용량으로 설정돼 있고 한 달 동안 낮은 용량에서 점차 용량을 높여가는 방식이다.

우리 몸에는 GLP-1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이 호르몬은 음식을 먹을 때 분비된다. 뇌에 배가 부르다고 알려주는 포만감 신호를 보내거나, 위가 음식을 너무 빨리 비우지 않도록 위의 운동을 조절하거나, 혈당 수준에 따라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돕는 역할을 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 호르몬을 본떠 만든 약이다. 2021년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68주간 치료받은 환자는 평균 14.9%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체중감량 이외에도 심부전 증상을 완화하고 비만 환자의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는 신장 및 심부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 간염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고 있다.

ⓒREUTERS 연합

췌장염·담낭질환 위험 높일 수도

이미 해외에서 사용하고 있어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보고가 이루어진 바 있다. 비만치료제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질환(담낭 및 담관 문제, 담석증, 담낭염) 위험도를 높인다는 우려가 있다. 가족 중 갑상선 수질암이 있으면 암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최근에는 눈의 뇌졸중이라고 알려진, 비교적 희귀한 질환인 '비동맥성 전방허혈성 시신경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무엇보다 자살 충동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이슈가 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은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1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했던 사람에게서 오히려 자살 사고나 충동이 더 적은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기존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는 병력 확인을 바탕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번 출시된 비만치료제는 여러모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약제이니만큼 오남용 우려가 크다. 전문가의 처방과 지도 그리고 면밀한 관찰하에서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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