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의 경사"…충북 괴산 각연사, '국가 보물의 보고' 된다
충북 괴산군 군자산 자락 깊은 계곡 끝에 자리한 각연사가 자리한다. 신라 법흥왕 때 유일 대사가 연못 속에서 광채를 내뿜는 돌부처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절을 세워 ‘깨달음의 연못’이라 이름 붙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 천년의 신비가 국가유산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쓰고 있다.
괴산군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이었던 ‘각연사 비로전’이 국가유산 보물로 승격 예고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1982년 지방문화유산 지정 이후 44년 만이자 주불이 보물로 지정된 지 60년 만이다.

각연사 비로전의 창건 연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조선 후기에 중건된 건물로 알려졌다. 비로전이 국가 보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건물을 지탱하는 ‘하부 기단부’의 독보적인 옛 기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축사학계와 문화유산위원회의 정밀 조사 결과 비로전 곳곳에서는 통일신라 건축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확인되었다. 먼저 기둥을 받치는 초석 상부에 원형의 단을 높게 돋구어 깎은 기법은 통일신라 건조물에서만 나타나는 정교한 양식인 원형주좌 초석이 꼽힌다. 문짝의 하중을 받는 신방석 가장자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분원 돌림대’는 통일신라 석조 건축의 지표 유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학계는 중건 당시 전란 등으로 소실된 이전 건물의 기단과 초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위에 목조 건물을 올려 재활용의 의미를 더했다. 이는 신라 시대 사찰의 배치와 규모가 17세기까지 이어졌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가 된다.

이번 지정 예고는 각연사의 핵심 유산들이 비로소 ‘격’을 맞추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비로전 내부에 봉안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1966년 2월28일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광배와 대좌가 완벽하게 보존된 통일신라 후기의 걸작이지만 정작 이를 모신 법당은 지방문화유산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승격으로 인해 9세기 즈음에 조성된 ‘보물 부처님’과 이를 품은 이후 조성한 ‘보물 법당’이 60년 만에 나란히 국가유산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불상, 기단, 목구조 등 각기 다른 시대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살아있는 건축 박물관’이 탄생한 셈이다.
◆ ‘보물 4건’ 보유한 불교문화 성지로 도약 전망
각연사는 비로전의 최종 지정이 확정되면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대사탑 △통일대사탑비와 함께 총 4건의 보물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단일 사찰로서는 이례적인 집중도로 군이 추진하는 문화유산 중심의 관광 활성화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군은 오는 31일까지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각연사 비로전은 수려한 자연환경 속에 풍수적 입지와 역사성이 결합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 정밀 실측 조사와 학술 연구를 확대해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괴산=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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