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1 | 주택의 필수 요소 ‘기밀과 단열’

기밀과 단열은 현대 주택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기밀성은 ‘외부 공기가 주택 내부로 들어오거나 내부 공기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기밀 성능이 좋은 집은 난방과 냉방 비용을 줄이고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열은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주택 내부의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단열재는 건축물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난방 및 냉방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실내 환경의 질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주택의 기밀과 단열이 잘 이루어지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으며, 이는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진행 이형우 기자│글 최재철 대표(CHOIS Design Studio)│사진 함영인 작가(F64photo)
기밀과 단열 성능이 낮은 주택에서 드러나는 문제들
기밀성과 단열 성능이 낮은 주택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먼저, 에너지 손실이 커져서 난방과 냉방 비용이 늘어난다. 예컨대 주택의 벽, 창문, 지붕 등에서 열이 빠져나가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다. 기밀성이 떨어지면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내부로 들어와 결로가 생기고, 이는 곰팡이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실내 공기의 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 외부 공기가 들어오면서 오염 물질도 함께 유입돼 실내 공기의 질이 낮아지게 된다. 그래서 기밀성과 단열 성능이 낮은 주택은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는 거주자의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설계 및 시공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창문 주위 기밀과 외벽 단열 부족으로 생긴 곰팡이
단독주택의 부위별 열손실 양의 파악
주택의 열손실 양은 부위별로 다르다. 그리고 열손실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중요한 부위에서 얼마나 많은 열이 손실되는지를 알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세울 수 있다. 또 열손실이 많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면 난방과 냉방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내 온도를 더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어 거주 환경도 개선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보를 통해 필요 시 리모델링이나 보수 작업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택의 주요 부위별 열손실 양은 다음과 같다.
외벽_ 외벽은 주택의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열손실의 주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전체 열손실의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지붕_ 지붕은 열이 상승하는 특성으로 인해 상당한 열손실이 발생한다. 전체 열손실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단열재를 두껍게 적용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지붕재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창틀 및 창유리_ 창문은 외부와의 접촉면이 크고, 특히 이중창이나 삼중창이 아닌 경우 열손실이 심하다. 전체 열손실의 약 35%에서 40%를 차지한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이중창 또는 삼중창 설치, 고기밀 창틀 사용, 창문 주변의 기밀성 확보가 중요하다.
바닥_ 바닥은 지면과의 접촉으로 인해 열손실이 발생한다. 전체 열손실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바닥 단열재 설치와 지하층의 경우 벽체 단열 강화가 필요하다.
문_ 문은 외부와의 접촉이 있어 열손실이 발생한다. 전체 열손실의 약 5%에서 10%를 차지한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기밀성이 높은 문을 선택하고, 문틈에 기밀재를 설치해 열손실을 줄일 수 있다.
환기 시스템_ 환기 시스템은 자연 환기나 기계 환기를 통해 열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체 열손실의 비율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적절한 환기가 필요하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열회수 환기 시스템을 설치해 열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택의 기밀과 단열 성능을 높이는 방법
그렇다면 주택의 기밀과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창문과 문 틈새를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 기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창문과 문 주위의 틈을 폼 단열재로 충진하고, 실리콘이나 고무 패킹으로 막아야 한다. 이중창이나 삼중창을 설치하고, 고기밀 창틀을 사용하는 것도 기밀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단열재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벽, 지붕, 바닥에 단열 성능이 우수한 단열재를 설치하면 열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단열재의 종류와 제조사에 따라 열전도율이 다르므로 적절한 단열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난방과 냉방 기기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오래된 주택의 기밀·단열 성능 강화 프로젝트
예산 벽돌집 리모델링
오래된 단독주택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밀과 단열 성능이 떨어지기 쉽다. 이번에 소개할 주택은 도심 외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단층 벽돌집의 리모델링 프로젝트이다. 이번 사례를 통해 오래된 주택 리모델링 시 낮아진 기밀과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조치들이 취해졌는지 현장 시공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최재철 대표(CHOIS Design Studio) | 사진 함영인 작가(F64photo)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건축주 부부는 은퇴를 6개월 앞두고 어머니가 살고 계셨던 고향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건축주로부터 리모델링 작업을 의뢰받은 후 건물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솔직히 그 자리에서 나는 기존 집을 철거하고 새 집을 짓는 것을 제안했다. 23년 된 벽돌집은 누수의 흔적은 별로 없었지만, 기밀성과 단열 성능이 부족해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집이었다. 실내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이는 은퇴 후 삶을 위해 돌아오는 건축주 부부에게 살기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단순히 실내 마감재만 변경하는 수준은 분명 아니었다. 뼈대만 남기고 실내외 마감재, 단열 보강, 기밀 확보, 난방 배관 교체, 옥상 바닥 방수 등 공사 범위가 만만치 않았다. 리모델링 비용을 검토했을 때 신축 비용의 약 70%에 가까웠다. 조금만 비용을 추가하면 건축주 부부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 될 것 같아 신축을 제안했던 것이다. 하지만 건축주 부부는 새 집을 짓는 대신 어머니의 온기와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집을 선택했다. 이렇게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벽돌집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오래 전에 지어진 벽돌집은 거주자의 안락함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상실돼 있었다.
현장 진단 및 계획 수립
첫 단계는 기본 철거작업 후 집의 기밀성과 단열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었다. 외벽의 단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창문과 문을 철거하면서 눈으로 직접 체크했다. 이 과정에서 기밀성이 떨어지는 부분과 단열이 필요한 구역을 확인했다. 이중 벽돌 벽 사이에는 50mm, 천장에는 100mm 두께의 스티로폼이 설치된 게 전부였다.
기밀성 개선 작업
창문 교체_
오래된 창문은 기밀성이 떨어져 냉난방 효율을 저하시킨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LX 24T 시스템창으로 교체했다. 시스템창은 외부 공기의 유입을 줄여 주며, 열손실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문틈 및 창틀 보강_ 기존의 문틈과 창틀에서 공기가 새는 현상이 발견됐다. 창문과 문을 교체하면서 창호 전용 폼 단열재와 실리콘을 사용해 틈새를 메워 주었다. 이 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시공 시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기밀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외벽과 천장의 단열 상태
창문 주변 기밀 성능을 높이기 위해 폼 단열재 충진 및 실리콘 작업을 하고 있다.
단열 성능 개선 작업
외벽 단열_ 외벽에는 크나우프(Knauf)사가 최근에 개발한 외부용 고성능 그라스울 단열재를 추가로 설치했다. 단열 성능뿐만 아니라 외벽의 구조와 마감재를 고려해 50mm 두께의 그라스울 단열재로 설치했다. 이번 주택 리모델링에서 비드법 단열재 대신 그라스울 단열재를 사용한 이유는 건축주가 스타코 마감보다는 건식 외장재를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외부용 그라스울 단열재는 불연재로 단열성뿐만 아니라 건물 내측에 사용하는 그라스울과 달리 수분이 침투하지 않는다. 또한 미네랄울 단열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설치가 용이하다.
지붕 단열_ 지붕은 열손실의 큰 원인 중 하나이다. 이 집은 천장에 100mm 두께의 스티로폼으로 오랜 세월 동안 겨울과 여름을 견뎌 왔다. 천장 높이의 한계 때문에 실내 천정이 아닌 지붕 표면에 추가 단열을 하는 역전지붕 공법을 적용했다. 한경희멤브레인 방수 후 수분에 강한 압출법(XPS) 단열재 150mm를 깔고 그 위에 지붕용 투습방수지를 도포한다. 그 후 쇄석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여름철에는 뜨거운 복사열을 막아 시원하게, 겨울철에는 실내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바닥 단열 및 신규 난방배관 시공_ 처음 계획은 기존 바닥 난방은 철거한 후 신규 난방배관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기존 바닥면 바탕이 잘 보존돼 있어 존치시키고 새로운 난방배관 공사를 마쳤다.
외부 마감재_ 외부 마감재는 합성목재 사이딩과 메탈 사이딩 두 가지 건식 마감재를 혼합해 시공했다. 집의 전면과 우측면은 눈에 잘 띄는 곳이라 합성목재를 사용했고, 잘 보이지 않는 좌측면과 후면은 비용이 저렴하면서 약간의 단열 성능을 가진 메탈 사이딩을 시공했다. 습식이 아닌 건식 마감재를 제안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장점은 시공 속도다. 설치가 빠르고 간편해 시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는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시간과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두 번째는 경량성이다. 일반적으로 경량이어서 구조물에 가해지는 하중이 적다. 가볍기 때문에 작업의 효율성이 좋다. 세 번째 장점은 유연한 디자인이다. 다양한 디자인 옵션이 가능하며 다양한 색상과 질감으로 제공된다. 따라서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내구성이다. 습기와 곰팡이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유리하다.
기존 벽돌 마감재 위에 금속 브라켓을 대고 그 사이에 외부용 그라스울 단열재를 설치했다.
역전지붕 공법을 적용해 멤브레인 방수지 위에 압출법 단열재를 깔아 줬다.
바닥 난방배관 설치 시 50mm 비드법 단열재를 추가로 설치했다.
합성목재 사이딩으로 시공된 집의 전면
곰팡이 핀 냉온탕 집에서 포근하고 안락한 집으로
이번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표는 기밀과 단열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모든 공정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아야 했다. 철거부터 건축 디자인, 건축주와의 소통, 자재 선정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CM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고 안락한 이 집은 마침내 건축주 부부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실내 공기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 리모델링 전의 집에 비해 보일러가 작동되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에피소드이지만 입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건축주에게 보일러 작동이 안 된다며 보일러에 문제가 없는지 문의하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기밀과 단열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곰팡이가 가득했던 실내 환경은 훨씬 쾌적해졌다. 오래된 단독주택의 기밀성과 단열성을 높이는 리모델링 작업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대로 계획하고 실행한다면 에너지 절약과 쾌적한 생활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철거하고 신축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HOUSE NOTE

DATA

위치 충남 예산군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조적조
대지면적 600.00㎡(200평)
건축면적 106.00㎡(32평)
연면적 106.00㎡(32평)
건폐율 17.66%
용적률 17.66%
설계기간 2024년 6월 ~ 7월
시공기간 2024년 8월 ~ 2024년 9월
설계 및 시공 CHOIS design studio www.jchoidesign.net

MATERIAL
외부마감 지붕-인조잔디, 쇄석채움
외벽-합성목재, 메탈사이딩
데크-합성목재
내부마감 천장-실크벽지
내벽-실크벽지
바닥-강마루
단열재 지붕-압출법단열재 150mm
외벽-외부용 그라스울 단열재 50mm
창호 사이먼톤(Simonton)창호, LX창호
현관중문 화이버글라스 현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