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전셋값 '쑥'…"집값 상승세 둔화" 머쓱

채신화 2024. 9. 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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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다시↑
국토부 장관 '상승세 둔화' 말하자마자…
전셋값도 쑥…한은 "집값 단기내 안 꺾여"

"서울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 모두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이렇게 말했는데요. 이번 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되면서 시장 진단이 어려워지는 모습입니다. 

수도권은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지방은 하락폭이 줄었고요. 서울 전셋값 역시 69주째 상승 중인 가운데 오름세가 더 강해졌죠. 8·8 대책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과연 시장이 언제쯤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집값 꺾이나 했더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변동률은 0.07%로 전주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전국 집값은 8월 마지막주(26일) 0.08%에서 9월 첫주(2일) 0.06%로 3주 만에 상승세가 둔화하나 싶더니 한 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어요.

서울 집값 변화가 전국 평균의 추세를 좌우하는 모습입니다. 서울 집값은 올해 3월 마지막주(25일, 0.01%) 이후 25주째 상승 중이고요, 8월 둘째주(12일, 0.32%) 상승률 고점을 기록한 뒤 상승 폭은 4주째 감소했습니다. 이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지난 9일 간담회에서 최근의 추이에 대해 '상승세 둔화'로 진단했죠. 

그러나 한 주만인 9월 둘째주(9일) 다시 0.23% 오르며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부동산원 측은 "서울은 최근 대출 환경의 변화와 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인해 매물 소진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내 신축 선호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 계약이 체결되며 전체 상승폭은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북에선 성동구(0.41%)가 여전히 두드러지는데요. 다만 상승률은 8월 줄째주(12일) 0.63%까지 오른 뒤 둔화하고 있습니다. 용산구(0.34%), 광진구(0.34%), 동대문구(0.22%)는 전주 대비 상승세가 강해졌고요.

강남은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모두 전주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서초구는 서초·반포동 준신축 위주로 오르면서 지난주 0.41%에서 이번 주 0.44%로 상승했고요. 강남구는 개포·대치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르며 같은 기간 0.30%에서 0.31%,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해 집값이 0.31%에서 0.35%로 올랐습니다. 

이번 주 수도권 집값 상승률도 0.15%로 전주(0.14%)보다 소폭 확대됐는데요. 인천은 8월 둘째주 (0.16%)를 기점으로 5주째 상승폭을 줄여 이번 주 0.10% 상승에 그쳤고요. 경기도는 지난주 0.10%에서 이번주 0.13%로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특히 성남 수정구(0.47%)와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성남 분당구(0.36%)의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지방 집값도 하락세에서 벗어나나 싶습니다. 지방은 지난해 11월27일(-0.02%) 이후 42주째 내리막을 타고 있는데요. 8월 마지막주 -0.01%에서 9월 첫주 -0.02%로 하락폭이 커지는가 싶더니 이번 주 다시 -0.01%로 하락폭을 줄였습니다.

주간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전셋값도 쑥…상승세 언제 꺾이나?

이번주는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세가격 상승세도 커졌어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상승률 0.07%에서 이번주 0.08%로 상승 폭이 확대됐습니다. 이로써 지난 2월 첫주(5일, 0.01%) 이후 32주째 오름세예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월19일(0.20%)을 기점으로 3주째 하락하다가 지난주 상승률 0.15%에서 이번주 0.17%로 다시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5월22일(0.01%)부터 벌써 69주째 상승이죠. 가을 이사철 등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부동산원 측은 "역세권·신축·학군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가을 이사철 영향으로 대기 수요가 증가하고, 매물 부족에 따른 상승 계약이 꾸준히 체결되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북에선 성동구(0.33%), 노원구(0.21%), 용산·광진·서대문구(0.20%)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지고요. 강남은 양천·영등포구(0.27%), 서초구(0.24%), 강서구(0.22%) 등의 변동률이 높았습니다. 

수도권 전셋값도 지난주 0.14% 상승에서 이번주 0.17% 상승으로 올랐는데요. 특히 경기도가 지난주 0.09%에서 이번주 0.15%로 상승세가 강해졌습니다. 지방 전셋값은 8월 마지막주 보합 전환한 뒤 3주째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요.

매매도 전세도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죠.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놨던 8·8 주택공급 대책도 9월부터 강화된 대출규제도 아직 이렇다할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박 장관은 지난 9일 간담회에서 "정부의 대책에 의한 건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판단에 의한 건지, 여름철 비수기 계절적 영향인지 속단하긴 어렵지만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는데요. 이 진단이 '시기상조'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련 기사:박상우 "집값 상승세 둔화…노무현·문재인 때와 달라"(9월9일)

한국은행에선 오히려 "집값이 단기간에 진정되긴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보고했죠. 

한은은 수도권 주택 시장의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봅니다. 정부의 공급 확대와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 효과가 나타날 경우 '내년 이후 안정', 그렇지 않을 경우 '내년 이후까지 과열'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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