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끼리 성행위 노골적으로 "...구토 나온다는 이 공연, 어떻길래?

정은지 2024. 10. 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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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연 중인 오페라 '성녀 수잔나(Sancta Susanna)'...노골적이고 충격적 장면보고 일부 관객들 구토와 불안, 스트레스 반응 일으켜
18명의 관객이 스트레스로 인해 의학적 치료를 받았고, 일부는 과도한 구토로 인해 의사의 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공연 제작진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으며, 관객들이 사전에 공연에 대한 경고를 주의 깊게 읽을 것을 당부했다. [사진=성녀 수잔나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신성모독으로 수년간 논란이 거듭되온 급진적 페미니스트 오페라 '성녀 수잔나(Sancta Susanna)'가 공연을 진행하면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눈앞에서 바로 펼쳐진 노골적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인해 관람객들이 충격을 받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여러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5일 부터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시작된 '성녀 수잔나'는 11월 3일까지 공연 예정인 가운데, 관람객들이 공연 중 불안감과 구토 증상을 보여 의학적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오페라는 10월 24~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헤리티지 스퀘어 박물관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성녀 수잔나는 오스트리아 안무가 플로렌티나 홀징거(38)의 작품으로 종교적 수양에 억눌린 수녀가 자아와 성적 정체성을 발견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레즈비언 섹스 장면, 실제 상처, 나체 장면 등 충격적인 요소들이 포함됐다. 1막 공연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되며 휴식 없이, 성적 행위, 실제 피, 공포스럽게 움직이는 스턴트, 진짜 같은 폭력, 나체 장면이 나온다.

다른 장면에서는 배우들이 나체를 그대로 드러내며 교회 종을 울리는 클래퍼로 등장하거나, 하네스(머리 등 신체 보호 장치)를 착용하고 벽을 오르는 장면도 있다. 배우의 목에 십자가 모양의 칼이 꽂는 장면도 생생하게 등장한다.

충격적인 요소들로 가득찬 공연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관객 18명이 스트레스로 인해 의학적 치료를 받았고, 일부는 공연 중 구토를 심하게 해 의사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공연 제작진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으며, 사전에 관객들이 공연에 대한 경고를 주의 깊게 읽을 것을 당부했다. 관람 중 공연을 계속 보는게 불편하다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페라 성녀 수잔나는 원래 1921년에 작곡가 폴 힌데미트에 의해 발표됐지만 당시 내용이 지나치게 신성모독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초연이 취소됐었다. 그 이후에도 몇 차례 공연됐지만 이번에 슈투트가르트에서 공연된 것은 새로운 해석을 가미한 형태로, 홀징거에 의해 극단적으로 재해석됐다. 홀징거는 페미니스트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급진적 페미니스트 오페라 '성녀 수잔나(Sancta Susanna)'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눈앞에서 바로 펼쳐진 노골적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인해 관람객들이 충격을 받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다. [사진=성녀 수잔나 공식 홈페이지 캡처]

노골적이고 충격적인 장면, 몸에 어떤 반응 일으킬 수 있을까?

실제로 이 공연에서와 같이 충격적이고 자극적 장면은 신경계, 자율신경계, 감각계, 소화기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쳐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충격적 장면을 보고 메스꺼워지면서 구토가 나올 듯 하고, 온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은 신체가 강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에 대응한 결과다.

특히 강렬한 이미지나 과도한 자극은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서 과도한 자극이 체내에 축적된다. 공포나 혐오감 같은 감정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신체적인 반응으로 구토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예민한 사람들은 노골적이고 충격적 장면을 본 후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이 생길 수도 있다. 강한 감정적 자극, 스트레스 또는 공포로 인해 미주신경(vagus nerve)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실신하는 것이다. 주로 강렬한 공포나 혐오를 느낄 때 발생한다.

공연을 보기가 힘들다는 것은 신체가 과도한 시각적, 청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감각 과부하가 발생하면 뇌는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해 구토, 두통, 어지러움 등 신체적 증상을 나타낸다. 이때 신경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신체적으로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녀 수잔나의 나체, 섹스 장면, 실제 피 등 파격적인 장면에서는 몸이 강한 스트레스나 혐오감을 느껴 뇌-장 축(gut-brain axis)이 자극돼 소화기계에도 영향을 준다. 강한 감정적 자극은 위장운동을 억제하거나 과도하게 자극해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한다.

이러한 신체 반응은 단순한 생리적 반응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인도 깊이 관련된다. 특정한 이미지나 장면이 개인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고, 감정적 충격이 극대화되면 신체적으로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과도한 자극으로 신체 반응 나타나면...자극 바로 줄이고 복식호흡 시도

만약 비슷한 이유로 충격을 받아 몸이 이상한 반응을 일으켰다면,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주변의 자극을 줄여야 한다. 심리적 충격이나 불안으로 인해 과호흡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복식 호흡을 시도한다.

구토나 어지럼증을 겪고 있는 경우, 편안한 자세로 눕히거나 앉힌 후 다리를 살짝 올려주어 혈액 순환을 돕는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는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물을 조금씩 마셔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구토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학적 도움을 받도록 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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