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막커튼, 숙면에는 도움… 하지만 아침은 망친다

잠을 푹 자기 위해 암막커튼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실제로 인터넷 쇼핑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암막커튼’이 오를 만큼 수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커튼이 꼭 좋은 선택일까요?
암막커튼은 외부 빛을 완전히 차단해주기 때문에 수면 중 방해받지 않고 깊은 잠에 들도록 도와주는 건 사실인데요. 하지만 문제는 ‘아침’입니다. 해가 떠도 빛이 들어오지 않으니 뇌는 여전히 밤이라고 착각하고, 일어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죠.
결국 밤에는 숙면을 도와주지만, 아침에는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리는 이중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꾸준히 사용하면 저녁에 쉽게 잠들기 힘든 ‘리듬 붕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한 수면 리듬은 아침 빛에서 시작된다

사람의 생체리듬은 눈을 통해 받아들이는 빛에 따라 작동하는데요. 특히 아침 햇빛은 우리 몸의 ‘시계’ 역할을 하는 시교차상핵을 깨우는 중요한 자극이 됩니다. 아침에 자연광을 받지 못하면, 밤이 오더라도 뇌가 수면 시간임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수면 전문가들은 아침 햇살을 일정 시간 받는 것만으로도 수면 리듬이 조정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1~2주간만 규칙적으로 햇빛을 쬐는 습관을 들이면 생체시계가 다시 맞춰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숙면을 위해 중요한 건 ‘어두운 밤’뿐만 아니라 ‘밝은 아침’도 챙기는 것인데요. 어둠 속에서 잠들고, 빛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리듬을 인위적으로 막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짜 문제는 밤의 ‘스마트폰 습관’

사실 암막커튼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바로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인데요.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뇌에 강한 자극을 줘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푸른빛은 아침 햇빛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뇌는 낮이라고 착각하고 각성 모드로 전환되는데요. 특히 뉴스 읽기, 메시지 주고받기 같은 집중 활동은 정신을 더욱 깨우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꼭 스마트폰을 완전히 끊어야 하는 건 아닌데요. 최소한 취침 30분 전에는 화면을 멀리하고, 부득이할 경우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를 꼭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습관이지만 수면의 질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암막커튼이 있다면 이렇게 사용하세요
이미 설치한 암막커튼을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는데요. 이럴 땐 커튼을 완전히 닫지 말고, 적어도 한 뼘 정도는 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햇빛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뇌가 ‘낮’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는 암막커튼 대신 빛이 적절히 들어오는 레이스 커튼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연광은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데요. 밤에는 간접 조명을 사용해 빛 자극을 줄이고, 새벽에는 자연스럽게 밝아지는 환경이 이상적입니다.
어둠이 꼭 필요하다면 전구색의 작은 무드등이나 간접 조명을 활용해보세요. 완전한 어둠을 만들지 않더라도 멜라토닌은 분비되며, 오히려 리듬을 유지하는 데 더 적합한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