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요 상장사 주식 평가액이 불과 석 달 반 만에 182조 원 넘게 급감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지분 5% 이상 보유 기업 287곳의 평가액은 333조 원대까지 미끄러졌다.
이번 급감은 확정 손실이 아닌 장부상 평가액 변동으로 반도체주 주가 하락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2개 종목에 손실 71% 집중
전체 감소액 182조 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131조 원이 증발했다.
두 공룡 반도체주가 전체 평가손실의 71.8%를 차지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쏠림 위험이 드러났다.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집중 구조가 하락장에서는 오히려 손실을 키우는 부메랑이 됐다.

장부상 착시와 확정 손실의 차이
공시된 주식 평가액 감소가 국민연금 전체 기금의 실제 운용 손실을 그대로 의미하지는 않는다.
해외주식과 채권 등 타 자산 성과를 함께 고려해야 전체 노후자금에 미친 영향이 정확히 파악된다.
단순 수치에 놀라 주식을 급하게 매도하면 장부상 평가 손실이 실제 확정 손실로 바뀔 수 있다.

연말 기금위의 자산배분 관전 지표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높였으나 하락장이 겹치며 비중 조정 논쟁이 격화했다.
투자자는 특정 종목 개수보다 자산 간 연동성과 반도체 업황의 회복 속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오는 12월 열릴 기금운용위원회의 자산배분 재조정 여부가 향후 수급 방향의 결정적 변수다.

이번 182조 원 평가액 급감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가 반도체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참가자는 단기 평가손실 소식에 흔들리지 않고 전체 자산의 수익률과 수급 흐름을 분리해 봐야 한다.
국민연금의 노후자금 방어력은 연말 자산배분 결정과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반등 여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