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얌전하긴 한데, 자주 멍때리고 깜빡…뇌가 보내는 SOS 신호라는데 [생활 속 건강 Talk]
어릴때 지나가는 병 치부하면
성인기 직장 내 부적응 유발
의지력 부족 아닌 전두엽 문제
일상서 뇌보조 시스템 구축해야
![[제미나이]](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5/mk/20260405113904650hqiz.png)
부모들의 이러한 우려는 결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3~4월은 아이들에게 있어 사회화라는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방학 동안 느슨해졌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정해진 시간표와 엄격한 교실 규칙, 그리고 낯선 또래 관계라는 새로운 사회적 틀에 동시에 노출될 때 아이의 잠재돼있던 취약성은 수면 위로 드러난다.
특히 가정 내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던 아이가 유독 학교라는 공적 시스템 안에서 규칙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선생님의 지시 사항을 반복적으로 놓치는 등 수업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신학기 증후군을 넘어선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발달 상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 시기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볼 것을 권고한다.
ADHD는 단순한 성격적 결함이나 산만한 기질을 넘어선다. 본질적으로는 주의 조절, 계획 수립, 정리, 시간 관리 등 이른바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뇌 회로의 신경생물학적 이상이다. 그 중심에는 뇌의 사령탑인 전두엽의 발달 지연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 따르면 ADHD 아동의 전두엽 피질이 성숙하는 속도는 정상 아동보다 평균 3년 가량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더해지면 증상은 심화된다. 집중력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뇌는 외부 자극을 걸러내지 못하고 주의력을 쉽게 분산시킨다. 결국 아이가 의도적으로 지시를 어기는 것이 아니라 뇌 시스템의 기능 저하로 인해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픽사베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5/mk/20260405113905951tijb.png)
특히 주목할 점은 성인 환자의 증가세다. 20대 이상 환자 수는 같은 기간 2만 4715명에서 12만3294명으로 약 5배 늘어났다. 이는 과거에 ‘어린시절 지나가는 병’으로 치부됐던 ADHD가 성인기까지 지속되거나 어린 시절 진단을 놓쳤던 잠재적 환자들이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례가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흔히 ADHD라고 하면 교실을 뛰어다니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산만한 아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이 없어도 ADHD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미애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ADHD는 비교적 눈에 띄는 산만함으로 나타나지만 자녀가 얌전하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며 “수업 시간에 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선생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숙제나 준비물을 자주 잊어버리는 부주의형(조용한 ADHD)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아기에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한 ADHD 증상은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그 양상도 변화한다. 성인기에는 눈에 보이는 과잉행동은 줄어들지만 업무 우선순위 설정이나 기한 준수 등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표적으로 성인 ADHD 환자들은 직장 내에서 회의 내용을 자주 놓치거나 일의 흐름을 정리하지 못해 실수를 반복한다. 또 이를 본인의 능력 부족으로 자책하며 자존감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다. 대인관계에서도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끼어들거나 감정 조절이 어려워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ADHD를 직장 내 무단 결근, 업무 효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정성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성인 ADHD 역시 단순한 게으름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 발달상의 의학적 질환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방치하면 학업과 직장 생활, 대인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픽사베이]](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5/mk/20260405113907651dumh.png)
ADHD 치료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약물 투여가 기본이다. 하지만 약물만으로 흐트러진 모든 일상을 바로잡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이 생활 환경 자체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구조화 작업’을 반드시 병행할 것을 권고하는 이유다. 이는 오로지 개인의 의지에 기대던 집중력을 외부의 물리적 장치와 체계적인 습관으로 보완하는 과정으로, 환자가 사회적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두뇌 보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소분화를 꼽을 수 있다. 소분화는 업무의 문턱을 낮추는 핵심 전략이다. ADHD 성향이 있으면 거대한 과업을 한꺼번에 처리하려다 뇌가 과부하를 느껴 시작조차 못 하고 미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번에 5분 내외로 끝낼 수 있는 아주 작은 단위로 업무를 쪼개서 실행에 따르는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작은 성취감을 자주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로는 시각화가 있다. 시각화는 부족한 작업 기억력을 보완하는 장치다.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만 담아두면 금세 잊어버리거나 우선 순위가 뒤섞이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포스트잇이나 플래너, 스마트폰 알림 앱 등을 활용해 할 일을 눈에 보이는 곳에 상시 배치함으로써 뇌가 인지해야 할 정보를 외부로 끄집어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픽사베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5/mk/20260405113908933iuod.png)
청각적 환경 조성은 감각의 예민함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주변의 사소한 잡음에도 주의력이 쉽게 흩어지는 특성을 고려해 백색소음을 활용해 주변 소음을 덮거나 헤드폰을 착용해 외부 소리를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해야 한다.
정 전문의는 “ADHD이 의심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일상의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갈 수 있도록 도움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2억 줄테니 공동명의”…시어머니 요구에 서운하단 며느리, 무슨 일 - 매일경제
- “1.4억에 샀는데 366억에 팔았다”…250배 차익 본 홍콩주택 ‘대박’ - 매일경제
- “원금 2배로 돌려드려요, 45세까지”…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목돈 마련 상품 [캥거루족 탈출기⑫
- “요즘 집 구할 때 ‘노룩 전세’ 알죠?”…한달새 전세보증금 ‘1억’ 껑충 - 매일경제
- “48시간 지나면 지옥문 열린다”…트럼프, 이란에 합의 압박 - 매일경제
- “다음주가 증시 갈림길”…삼전 실적·FOMC 회의록·美CPI 발표까지 - 매일경제
- “슈퍼리치들의 주식투자, 역시 달라”…전쟁 중에 원전·방산 팔고 삼전 매집 - 매일경제
- 시끄럽다 때리고 정리안한다 때리고…‘캐리어 시신’ 사건 전말 ‘처참’ - 매일경제
- 미군, 결국 이란에 특수부대 투입했나…실종 조종사 포로되면 종전협상 불리 - 매일경제
- ‘웬만해선 다이노스를 막을 수 없다!’ NC, ‘건창모 1058일 만에 QS+박민우 3타점’ 앞세워 파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