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당연하게 나가던 동창회가 요즘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바빠서라기보다, 굳이 가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사람들은 변했고, 관계를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동창회에 발길이 끊기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1. 비교와 서열이 대화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누가 더 잘됐는지, 무엇을 가졌는지가 자연스럽게 화제의 중심이 된다. 의도하지 않아도 직업, 연봉, 집, 자식 이야기가 오간다.
듣는 사람은 괜히 자신의 현재를 설명해야 하는 자리에 놓인다. 관계가 편안함이 아니라 평가의 장이 되는 순간, 발걸음은 멀어진다.

2. 과거의 친밀감이 현재의 공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같은 교실에 있었다는 기억만으로 대화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고민과 삶의 방향은 서로 너무 다르다.
추억은 잠깐 웃게 만들지만, 현재를 나눌 공감대는 금방 바닥난다. 사람들은 이제 ‘예전’보다 ‘지금’이 통하는 관계를 원한다.

3. 보여주기식 만남에 피로를 느낀다
괜찮은 척, 잘 사는 척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부담스럽다. 실제 모습보다 포장된 이야기가 오간다.
진짜 힘든 이야기는 꺼내기 어렵고, 웃으며 넘기는 대화만 반복된다. 이런 만남은 에너지를 채워주기보다 소모시킨다.

4. 관계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보다, 만나고 싶은 사람의 기준이 높아진다.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
소수라도 마음 편한 관계를 선택한다. 선택받지 못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동창회를 피하는 것은 냉정해져서가 아니다. 관계에 쓰는 에너지의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과거의 인연에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
지금의 나를 존중받을 수 있는 자리만을 선택한다. 관계는 추억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으로 유지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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