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도파민 디톡스,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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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인류. 최근 우리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인 것 같아. 우리는 숏폼, SNS 등을 통해 끊임없이 도파민을 좇고 있어. 예스24 ‘2023 올해의 책’ 투표에서 『도둑맞은 집중력』이 1위를 차지하고, 2024 트렌드 키워드로 ‘도파밍*’이 선정되는 등 최근 ‘도파민 중독’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
케이팝 덕후라면 도파민의 근원은 바로 케이팝 아닐까? 무한으로 쏟아지는 챌린지 영상∙아이돌 자컨 클립 등 짧게 편집된 콘텐츠를 보고, ‘고자극’∙‘도파민’과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지. 하지만, 이러한 소비 행태는 우리 뇌, 그리고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 나는 요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물론, 기록하지 않으면 당장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아예 떠올리지 못할 정도야.🥲
최근 접한 이 기사를 통해 ‘도파민 디톡스’야 말로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 디톡스의 일환으로 템플 스테이를 알아보았는데, 마침 낙산사의 체험형 템플 스테이는 핸드폰을 반납한다는 거야! 현생에서 도피하고 싶던 차, 도파민 디톡스까지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라 생각되어 다녀왔어. (필자의 경우,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에 열려 있어. 이 점 참고하며 글을 읽어 주길 바라!)
*도파밍: 도파민(Dopamine)+파밍(Farming). 재미없는 순간을 단 1초도 못 견디고 더 다양한 활동에서 재미를 추구하며 재미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소비 행태를 뜻해. (출처: 『트렌드코리아 2024』)
🪷 ‘3대 관음성지’ 낙산사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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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제28차 ‘아득한 성자’ (체험형)
- 장소: 낙산사 (강원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100)
- 일시: 2024.01.26-28 (2박3일)
- 가격: 170,000원
- 가는 법: 동서울터미널 → 낙산터미널 → 도보 10분 (이외 루트 및 상세 내용은 링크 참조) </undefined>
DAY1) 자꾸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내가 싫다...🤦
14:00 도착 + 사찰 예절 안내
동서울터미널에서 10:40 출발. 쏟아지는 햇살에 잠을 자다 도착하니 13시쯤이었어. 근처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인근 낙산해수욕장🏖️에서 산책하다 절로 입장했어. 숙소(인월료)가 신축이라 그런가? 다른 템플 스테이에 비해 짱짱한 보일러, 넉넉한 샤워 공간(⭐️⭐️⭐️⭐️⭐️), 그리고 채광이 아주 잘 드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지.
사찰 예절 안내 시간에는 반배합장🙏, 법당에 들어가는 법 등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예절을 접하니 신기했어. 참여 인원이 50명 내외의 대규모라 놀랐는데, 덕분에 오랜만에 수련회 온 느낌이 나더라고...🙂
16:00 성자들의 만남
2박 3일간 불릴 이름을 정하고,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어. 회사, 육아 등 현생에 지쳐 마음 수양을 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가족∙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온 사람들도 있었어. 각자의 사연을 듣는데, ‘나만 이런 고민을 하고 사는 게 아니구나. 다 똑같구나.’ 하며 내적 친밀감도 들었지.
17:00 음식 명상(저녁 공양**)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이 몸을 유지하는 약으로 삼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 오관게(五觀偈)
불교의 식전기도, ‘오관게’ 낭독 후 공양을 했어. 식사할 때도 에어팟으로 음악을 들으며 핸드폰을 곁에 두던 나로서는 이런 시간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다? 그런데 오히려 핸드폰이 없으니, 음식에 더 잘 음미하게 되면서 식사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었지.
저녁 맛은 별점 3.5점. ‘공양 맛집’이라는 소문에 답하기라고 하듯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데도 맛있었어. 다만, 원래 콩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콩고기는 적응이 잘 안되더라고...💦
**공양: 불교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 일반적으로는 불교에서 부처에게 꽃이나 음식을 바치고 예불을 드리는 것을 의미해.
18:30 요가형 108배 및 호흡 명상
불교에 대해 잘은 몰라도 108배는 다들 한 번쯤 들어봤지? 108배, 말 그대로 108번뇌***를 끊고자 108번 절하는 것을 뜻해. 내가 한 ‘요가형 108배’는 기본 108배 자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요가의 고양이 자세를 추가한 거야.🧘
습의부터 호흡 명상까지 거의 3시간가량 절만 했는데, 힘에 부친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어. 오히려 절을 하는 이 순간에 몰입하게 되며 복잡했던 마음이 싸악- 비워졌지. 운동, 스트레칭, 그리고 마음 수양을 한 번에 하다니! 핸드폰이 있었다면 바로 방석을 주문했을지도 몰라...😵💫
사실 절 운동은 몸에 좋다고 해! 습의 전 보여준 다큐에 따르면, 꾸준히 절 운동을 한 사람들에게 혈당 수치, 체력, 자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이 경험을 통해 절이 단순 종교적인 의식을 넘어 ‘웰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새로 배웠어. 프로그램을 마친 후, 다음날 일출을 보기 위해 22시쯤 취침했어.🌙 (평소 불면증이 있었는데, 전자파에 오래 노출되지 않은 채 누우니 바로 잠에 들었지.)
***108번뇌: 인간의 삼세(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있는 중생(인간)의 108개의 번뇌. ‘108’이라는 숫자를 통해 중생의 번뇌가 많음을 나타내.
DAY2) 도파민, 그게 뭐지?
7:30 일출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은 인월료(숙소)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일출 명소라 그런지 외부 방문객들도 꽤 많았지. 하늘이 점점 붉어지며 실시간으로 해가 뜨는 모습을 감상했는데, 서라운드로 들리는 파도 소리 덕인지 매일 보는 해인데도 느낌이 다르더라고! 이날의 해는 내 소원을 이루어줄 것만 같은 해였어.🌅 이곳으로 가는 길부터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었거든. ‘꿈이 이루어지는 낙산사’에서의 일출, 구독자에게도 추천합니다!
9:30 사찰 탐방 및 사물 체험
유서 깊은 낙산사의 역사를 몸소 느낀 시간이었어.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조선 세조가 후원하는 등 한국의 대소사에 함께 했더라고. 범종루에서 범종∙법고∙목어를 체험하고, 사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각 법당의 차이점도 들은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그리고 점심 공양 후, 다시 찾아온 고양이 구경 타임.👀
14:30 파도 명상 / 차 명상
DAY2의 하이라이트! 파도 명상🌊은 낙산대의 정자, 의상대에서 진행됐어. 명상 전, 스님이 참가자들에게 해주신 말씀이 인상 깊었어.
“마음은 파도와 같아 바람에 쉽게 일렁이고 부딪히기 쉬워요. 그러니 잡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죠. 그러니 이를 너무 없애고자 노력하지 말고, ‘이런 생각이 내 마음에 들어왔구나.’ 알아차리는 정도면 돼요.”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로 불안했던 나에게 그 어느 위로보다 위안이 되었어. 덕분에 잡념을 떨치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지.
파도 명상 후, 인월료로 돌아와 가진 차 명상🍵 시간. 직접 차를 우려 마시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좋았어. 파도 명상을 한차례하고 난 후이기도 하고 따스한 햇살과 함께 명상해서 그런가?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명상하는데, 집중이 엄청 잘 되더라고. 두 번의 명상 덕분에 진정한 ‘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어!
19:00 저녁 예불 + 마음연꽃등 명상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이 인트로, 다들 익숙하지? 템플 스테이를 하면서도 DAY2 저녁 예불 시간 전까지는 직접 기도문을 읽어볼 일이 없었는데... 드디어 소원 성취! 나도 반야심경을 읽으며 예불드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이어 연꽃등🪷을 만드는 시간이 있었어. 연등을 켜는 것은 마음속 지혜의 불을 켜는 일이라고 해. 진심을 다해 한장 한장 붙이고, 내 소원을 적은 종이를 그 안에 넣고 불을 딱 켜는데! 내 소원을 밝혀줄 가로등처럼 느껴졌지. 이 시간을 갖고 나니 다음 날 새벽 예불을 드리고 싶더라고? 방으로 돌아가 새벽 3시 20분으로 알람을 맞춘 후, 잠을 청했지.
DAY3)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4:00 새벽 예불 @보타전
낙산사 템플 스테이의 새벽 예불은 새벽 3시 홍련암과 새벽 4시 원통보전∙보타전, 총 두 개의 시간대가 있고 참여는 자율이야. 나는 그중 1,500개의 관음상이 봉안된 ‘보타전’을 선택했어.📿 새벽이라 꽤 추웠지만, 계속 절을 하니 금방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지. stew!와 구독자 모두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거든!
기특하쥬?총 1시간의 예불, 내 기도가 부디 잘 닿았길.🤲
9:30 차담 및 마음 나누기
템플스테이 필수 코스, 차담 시간. 그저 혼자 쉬러 오는 시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람들과 교류하니 ‘진작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볼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낙산사로부터 달력, 컵, 염주를 선물로 받고 2박 3일간의 템플 스테이는 마무리되었어.
EPILOGUE) 템플 스테이, 그 이후...
밥은 잘 묵고 댕기나
낙산사 근처에 왔다! 그런데, 맛집에 가고 싶다! 그러면 이 식당을 추천할게. 바로 ‘범바우막국수’! 막국수에 육수가 따로 나오는데 나처럼 바로 부어 먹어도 되고, 육수 대신 비빔장에 비벼 먹을 수도 있어. 육수가 달달하니 좋더라고.🤤 메밀전병도 매콤하고, 바삭하니 맛있었어! 템플 스테이가 끝나자마자 맛본 속세라 그런지, 별점 5점을 남기고 싶은 맛이었지.
템플 스테이는 별이 네~개!⭐️⭐️⭐️⭐️
낙산사 템플 스테이, 다 좋았지만 사람이 많은 것이 아쉬웠어. 프로그램이 엄청 체계적이긴 했지만, 50명 내외로 진행되니 사람이 많아 느껴지는 어수선함이 조금 있었거든. 그리고 나는 혼자 사색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 간 건데, 체험형이라 쉽지 않더라고. 룸메이트도 있다 보니 라이프 패턴도 맞추게 되고...😢 (룸메이트와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는 건 좋았어!)
물론 낙산사의 풍경이 1순위였고, 좋은 컨디션의 숙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기에 크게 아쉽진 않아! 그렇지만 다음에 가게 된다면 ‘휴식형’도 적극 고려해 보려고 해. 템플 스테이를 계획 중이라면, 본인의 1순위가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해보길! (풍경 상관없이 혼자서 사색하고 싶다면, 다른 절 또는 ‘휴식형’을 추천할게...)
그래서 이게 정말 효과가 있냐 물으신다면...
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찾던 첫날과 달리, 하루 만에 핸드폰 없는 삶에 적응 완료했어. 시간 강박이 있던지라 첫날에는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시계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점차 그 빈도가 줄더라고. 그리고 깨달았지. 나도 디톡스할 수 있구나!
‘새벽 2시에 자서 오후 12시에 일어나는 내가, 이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앞섰던 걱정과 달리,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은 상태로 잠을 자니 뒤척임 없이 잤어. 그뿐만 아니라 이른 기상도 문제없었지. 집으로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고. 이게 얼마나 갈까 싶지만... 앞으로도 자기 전에는 의식적으로 숏폼 시청을 줄이고, 틈날 때마다 SNS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해!
쉴 때 쉰다고는 하지만 누워서 핸드폰을 쓴다거나,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보고 있진 않아? 나의 경우, 자기 전 2시간은 거의 이 상태였어.😇 템플 스테이를 통해 이는 ‘진정한 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일상에서도 도파민 디톡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 가격은 조금 비쌀 수 있지만, 콘서트 한 번의 비용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이효리, BTS RM, DKZ 재찬 등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속세와 잠시 멀어지기 위해 템플 스테이를 찾고 있어. 아이돌의 자컨에도 종종 등장할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하거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싶다면, 한 번쯤 템플 스테이를 고민해 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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