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 왜 이래?" '급여명세서' 제대로 읽는 법

입사 한 달이 다 된 병아리 씨. 입사 이래 가장 설레는 아침을 맞았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급날이 온 건데요. '띠링' 메일 도착 알림 소리에 메일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급여명세서"라는 이름의 메일이 도착해있군요!

떨리는 마음으로 급여명세서를 열어본 아리 씨! 그런데 이게 뭐죠? 소득세, 지방소득세에 각종 보험까지, 알 수 없는 항목들이 빼곡합니다. 거기다 지급총액은 뭐고 실지급액은 또 뭐죠? 이것저것 떼고 나니, 아리 씨가 생각했던 그 월급이 아닙니다. 작고 소중한 내 월급, 내 손에 들어오기도 전에 누가 이렇게 먼저 가져간거죠?!

첫 급여명세서 받고 동공이 흔들리는 수많은 아리 씨를 위해 준비했어요. 사회초년생의 슬기로운 직장 생활을 안내하는 ‘쌩신입 완벽 적응 가이드’ 시리즈.
네 번째 시간으로 첫월급 받기 전 알아두면 좋을 기초 정보를 정리했어요.
1편에서는 급여명세서 제대로 읽는 법을, 2편에서는 두고두고 써먹을 월급관리법 소개가 이어집니다. 함께 살펴볼까요?


◇ 내 월급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뚜껑을 열어봐야 똑바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월급 이야긴데요. “연봉을 12로 나누면 월급 아닌가요?”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사람들이 ‘세후’라고 말하는 실수령액의 개념을 파악해야 진짜 월급을 알 수 있어요.

2021년 근로기준법 및 그 시행령을 개정하며 급여명세서 발행이 의무화되었는데요. 문서 안에는 임금지급일을 비롯해 총액, 기본급과 수당 등의 항목별 임금 금액, 공제 항목, 임금 계산 방법 등이 반드시 기재되어야 해요. 첫 월급을 받는다면 올바르게 수령했는지 급여명세서 내역부터 꼼꼼히 확인해 보세요.

급여명세서 항목은 크게 소득이 되는 ‘지급내역’과, 근로자가 지출하는 ‘공제내역’으로 나뉘어요. 우리가 ‘월급(실수령액)’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급내역에서 공제내역을 제외한 실지급액을 말합니다. 급여명세서를 열어 꼼꼼히 살펴볼까요?

◇ 식대 안 받았는데 줬다고 나와있어요…뭐죠?

먼저 지급내역 항목부터 살펴봅시다. 지급내역은 기본급과 상여금, 식대, 각종 수당, 복리후생비 등으로 구성되는데요.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급으로,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합니다. 그 외 기업 내규에 따라 식대와 추가 근무 등에 대한 수당, 복리후생비 등이 지급되고요.

그럼 연봉을 12개월로 나누면 '기본급'일까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회사의 급여 처리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세'와 '비과세'를 알아야 해요. 과세는 말 그대로 세금을 내는 것, 비과세는 세금을 내지 않는 건데요. 소득은 세금을 내는 소득과 세금을 내지 않는 소득으로 나뉘어요. 급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급여명세서의 '지급내역'에는 세금을 내는 항목이 있고 세금을 내지 않는 항목이 있어요.

급여명세서 속 모든 세금과 보험, 그러니까 소득세와 4대 보험 같은 것들은 모두 '과세' 항목을 근거로 액수가 정해집니다. 그러니 같은 연봉을 받아도 '과세' 항목 금액이 적을수록, '비과세' 항목 금액이 많을수록, 세금(보험)을 적게 내죠. 세금(보험)을 적게 내니, 그만큼 실수령액은 많아지고요.

급여 중 비과세 처리할 수 있는 항목과 금액은, 정부가 딱 정해놨어요. 예를 들어 '식대는 20만 원까지 비과세 처리를 해준다'는 식으로요. 그래서 많은 회사가 급여 중 20만 원은 식대로 회계 처리를 해요. 회사도, 근로자도 세금(보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예를 들어, 연봉 3600만 원으로 계약을 했다면, 급여명세서에는 이를 12개월로 나눈 300만 원이 기본급으로 표기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급 280만 원, 식대 20만 원' 식으로 나오는 거죠. 또 업무 수행 중 근로자가 자신의 차를 이용할 때(자기차량운전보조금) 월 20만 원까지는 비과세 항목으로 처리할 수 있어요. 이런 경우라면 급여명세서에는 '기본급 260만 원, 식대 20만 원, 자기차량운전보조금 20만 원' 식으로 표기될 수 있어요.  

비과세 항목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회사마다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은 다르고요. 대표적으로 이런 것들이 있어요.

- 식대 : 월 20만원
- 자기차량운전보조금(업무 수행에 근로자의 차량을 이용할 때) : 월20만원
- 일직료·숙직료(사규에 따라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
- 본인 학자금, 육아휴직 급여, 자녀보육 수당(6세 이하/월10만원) 직무발명보상금(연 500만원)
- 연구보조비·연구활동비(법에 해당되는 연구기관 근로자만 적용) : 월20만원
- 취재수당·벽지근무수당·지방이전지원금(법에 해당되는 기관 근로자만 적용) : 20만원

◇ 작고 소중한 내 월급 미리 빼갔다고? '공제내역'이 뭐냐면…

공제내역은 총 지급내역에서 각종 세금을 원천징수해 차감하는 항목이에요. 질병, 산재 등을 예방하기 위한 4대 보험(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과 소득에 부과되는 소득세, 거주 지역에 납입되는 지방소득세 등이 있습니다.

물론 얼마나 내는지는 정부가 딱 정해놨어요. 국민연금은 (급여-비과세 급여)의 4.5%, 건강보험은 (급여-비과세 급여)의 3.545%, 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료의 12.81%, 고용보험은 (급여-비과세 급여)의 0.9%를 매달 내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건 산재보험은 회사만 내요.

소득세는 이것저것 반영할 것이 많아요. 그런데 이를 매월 계산하기 힘드니, 일단 월급은 법이 정한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 즉 미리 떼고 줘요. 정확한 금액은 연말정산을 통해 확정한 뒤, 돌려받기도 하고 더 내기도 합니다.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할 때 한푼이라도 더 돌려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제 월급명세서 속 항목이 어떤 의미인지, 내가 받은 월급은 어떻게 구성된 건지 이해할 수 있겠죠?

첫 월급 받기 전 알아야 할 기초 정보 1편, 급여명세서 읽는 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2편에서는 받은 월급을 슬기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월급관리 기초상식 소개가 이어지니 바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