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더 먹으라면서 포화지방은 줄이라니?
2026년 1월 발표된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DGA,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은 몇 가지 심각한 오류가 있다.
첫 번째 오류는 끼니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장려하고 단백질 섭취를 식사의 최우선 순위로 삼은 것이다. 특히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을 1.2~1.6g/kg으로 증가시켰는데, 이는 기존 권장량인 0.8g/kg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은 이미 권장량 이상의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좋은가? 그렇지 않다. 단백질 과잉 섭취는 당뇨병 증가, 신장 기능 저하, 골다공증 야기, 심혈관 질환 증가 등의 부작용을 불러온다 [1].
사실,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건 단백질이 아니라 식이섬유다. 미국인의 93%는 하루 권장량(남자 38g, 여자 25g)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 한국인은 미국인보다는 낫지만, 우리들 역시 약 57%는 하루 권장량(남자 25g, 여자 20g)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3].
현대인에 부족한 건 '단백질'이 아니라 '식이섬유'
두 번째 오류는 동물성 식품에서 나온 포화지방도 건강한 지방(Healthy fat)으로 안내한 것이다. 피라미드가 뒤집힌 형태의 그림에는 스테이크, 치즈, 치킨, 생선, 우유, 버터와 같이 포화지방이 많은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단백질보다 높은 위치에 배치하여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이러한 식품들이 눈에 띄게 배치된 것을 보면 포화지방 섭취 제한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총칼로리의 1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권하면서 포화지방 섭취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우유 3잔 권하면서 포화지방은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식단 지침에 우유는 건강식품이니 하루에 3잔을 마시라고 권하는데 성인 하루 평균 필요 칼로리(2000 칼로리)인 경우 우유 200ml 1팩에는 포화지방 5g 들어 있다. 즉, 3잔의 우유를 마시면 포화지방 섭취가 15g으로 135 칼로리가 되어(지방 1g = 9 칼로리) 하루 상한선(총 칼로리의 10%= 200칼로리 = 22g)의 2/3(68%)를 이미 채우게 된다.

거기에 하루 동안 섭취하는 다른 음식, 특히 권장 단백질 섭취량을 채우기 위해 고기, 생선, 계란 등 동물성 식품을 조금만 추가해도 10%를 쉽게 넘기게 되니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지침을 정한 것이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른 포화지방 섭취 상한선은 7%로 우유 3잔이면 이미 상한선에 도달한다 [4].)
2025년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는 심혈관 건강을 위해 포화지방 섭취를 좀 더 엄격하게 '총 칼로리의 6% 미만'으로 제시했다 [5].
하루에 약 2,000칼로리가 필요할 때, 포화지방에서 섭취하는 칼로리는 120칼로리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는 하루에 13g 이하의 포화지방을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우유 3잔(포화지방 15g)이면 이미 그 기준을 넘어선다.
진짜 나쁜 것은 포화지방 자체가 아냐... 과잉 섭취가 더 문제
사실, 포화지방은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세포막 구성, 에너지 저장, 체온 유지 등)이다. 그런데 인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이용해 포화지방을 스스로 합성할 수 있기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오메가-3 나 오메가-6 같은 '필수 지방산'은 아니다. 따라서 과다 섭취는 여러 문제를 불러온다.
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식단은 혈중 중성지방 수치 및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이고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켜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불포화 지방'이 많은 식품으로 대체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약 30% 감소하는데, 이는 고지혈약(스타틴) 치료로 얻는 효과와 비슷할 정도로 효과적이다 [6].
포화지방의 과다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당뇨병 발병 위험도 증가시킨다 [7]. 2024년 메타분석에는 포화지방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8].
2025년 하버드 연구진이 약 22만 명의 성인을 최대 33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 동물성 포화지방인 '버터'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사망 위험이 15% 더 높았다. 반면, 식물성 불포화 지방(예, 올리브유) 섭취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16% 낮았다.
하루 버터 섭취량 10g을 동일 양의 식물성 지방으로 대체하면 총사망률이 약 17% 줄어들고, 암 사망률도 약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화지방을 불포화 지방으로 대체하면 수명이 더 길어지고 건강해진다 [9, 10].
포화지방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과다 섭취는 해롭다. 2025년 발표된 '포화지방에 대한 보건 기관 권고안'은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심장협회(AHA), 미국 영양 및 식이요법/ 학회, 미국당뇨병협회, 미국암협회, 미국의학협회 등 권위 있는 보건 기관들의 최신 지침을 종합한 것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하고, 불포화 지방으로 대체하라" 권고하고 있다 [11]. 새 미국인 식단 지침에 따른 포화지방 과다 섭취는 건강을 해친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60121/133199431/2
2. 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 https://nutrition.org/most-americans-are-not-getting-enough-fiber-in-our-diets/
3. S Shin. Association Between Dietary Fiber Intake and Low Muscle Strength Among Korean Adults. Clin Nutr Res 2024;13(1):33-41.
4. 보건복지부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411010200&bid=0019&tag=&act=view&list_no=1488446
5. AHA https://www.heart.org/en/healthy-living/healthy-eating/eat-smart/fats/fats-in-foods
6. FM Sacks, AH Lichtenstein, JHY Wu, et al. American Heart Association. Dietary Fats and Cardiovascular Disease: A Presidential Advisory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Circulation 2017;136(3):e1-e23.
7. PK Luukkonen, S Sädevirta, Y Zhou, et al. Saturated fat is more metabolically harmful for the human liver than unsaturated fat or simple sugars. Diabetes care 2018;41(8):1732-1739.
8. J Mei, M Qian, Y Hou, et al. Association of saturated fatty acids with cancer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Lipids Health Dis 2024;23(1):32.
9. Y Zhang, KS Chadaideh, Y Li, et al. Butter and Plant-Based Oils Intake and Mortality. JAMA Intern Med 2025;185(5):549–560.
10. Mayo Clinic https://mcpress.mayoclinic.org/nutrition-fitness/eating-less-butter-may-reduce-your-heart-disease-risk/
11. 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 https://www.biologicaldiversity.org/programs/population_and_sustainability/pdfs/2025-recs-on-saturated-fat.pdf
송무호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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