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도대체 뭐길래?

1. 비트코인이 대체 뭐길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기나 바둑을 두는 기사는 항상 인간이었다. 인간이 단수를 올리면 올릴수록 상금을 탈 기회가 늘고, 상금 액수도 더 커졌다. 그런데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장기며 바둑을 더 잘 두는 시대가 왔다. 심지어 작곡가의 일 마저도 인공지능이 서서히 빼앗아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간만이 작곡으로 저작권료를 벌었으나,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만든 곡이 대히트를 쳐서 큰돈을 버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만들어진 화폐를 온 세상 사람들이 신뢰하는 시대가 오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 그게 바로 비트코인이다.

- 한 줄 요약 : 새롭게 등장한 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알아보자.

2. 비트코인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대체 뭘까?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암호화폐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지폐나 동전과는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디지털 통화)가 바로 비트코인이다. 그렇다면 신용카드로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비트코인의 차이는 뭘까? 온라인에서 카드결제를 하는 것 또한, 실질적인 화폐를 주고받는 게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또한 온라인 가상화폐라고도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신용카드 거래와 비트코인 거래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신용카드 거래에서는 결제할 때 자신의 카드 정보를 상대에게 건네줘야 하고, 상대는 건네받은 정보를 사용하여 돈을 인출하게 된다. 우리가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카드 번호 등을 입력해야만 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지 않는가?

이는 다시 말해 신용카드로 결제시에는 돈을 직접 지급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카드 결제 시스템은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직접 상대방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다. 나는 내 카드 정보를 주는 것이고, 이를 건네받은 인수자가 내 카드에서 돈을 인출해 가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즉 그 카드를 발급해준 은행이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신용카드로 결제시에는 은행이라는 중재자를 통해 거래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신용카드 정보를 상대에게 건네주는 방식은 큰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뿐더러, 상대방이 악의를 가지고 이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해킹의 위험성도 언제든지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 정도가 매년 신용카드 범죄로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등장한 게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의 프로그래머가 갈수록 기능이 떨어지는 기존 화폐를 대신한 새로운 화폐를 만들겠다며 2009년 개발한 가상화폐다. 핵심은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 등 어떤 중앙집중적 권력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새로운 화폐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 한 줄 요약 : 기능이 떨어지는 기존 화폐를 대체하고자 나온 것이 비트코인이다.

3. 블록체인 기술
앞서 설명한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작동된다. 즉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 대해 먼저 알아야만 하는데,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무엇일까? 블록체인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모든 거래자의 거래 장부를 모두가 공유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걸 조금 더 쉽게 기존 은행 시스템과의 비교를 통해 알아보자.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자의 거래 장부를 모두가 공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A가 B에게 돈을 보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 만나서 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게 아닌 경우에는 은행을 통해 계좌이체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이라는 제 3자는 A와 B의 중개자로 등장하게 된다. 은행은 은행 장부에 이체 내역을 기입함으로써 A가 B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보증해준다.

근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은행이 중개자 역할을 하는 게 뭐가 문제일까?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고 빌리고 이체해왔는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큰 문제를 겪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와 닿는 게 없을지도 모른다.

근데 만약 은행이 해킹을 당해 A가 B에게 돈을 이체한 내용을 담은 장부가 삭제된다면 어떻게 할까? 더 나아가 A가 수십 년간 모아둔 돈의 금액이 적힌 장부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면 어떻게 할까? 꼭 해킹이 아니더라도, 은행이 순식간에 파산해버린다면 그동안 맡겨놨던 내 돈은 어떻게 될까?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되면 은행도 완벽하게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

은행도 완벽하게 안전한 곳은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비트코인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아까의 예시로 다시 돌아와 보자. A가 은행 계좌를 통해 B에게 만원을 이체했다고 해보자. 이때 은행은 A가 B에게 만원을 이체했다는 내용을 은행의 중앙 서버에 저장한다. 이렇게 은행을 통한 모든 거래 내역은 대부분 중앙 서버에 집중되어 보관된다. 이 중앙 서버는 철통 보안을 하고 있어 굉장히 안전하지만, 그렇다고 해킹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속적인 보안 유지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만약 A가 B에게 돈을 이체한 내용이 중앙 서버라는 하나의 서버가 아니라 수많은 서버에 동시에 나눠 보관된다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기록을 없애는 것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중앙 서버의 경우 이 서버 하나가 무너지게 되면 모든 기록들이 훼손될 수 있지만,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게 되면 하나가 훼손되어도 수많은 다른 동일한 기록들이 아직 수많은 다른 서버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서버가 아닌 수많은 서버에 동시에 거래 내역이 저장된다면 더 안전하다.

이를 분산형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분산형 시스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책이다. 책은 출판되는 순간, 같은 내용의 책이 여러 사람들의 책장에 나누어 보관된다. 특히 대량으로 인쇄되어 유통되는 현대 출판시장에서는 책 몇 권을 없앤다고 그 책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몇 권을 없앤다 한들 동일한 수천 개의 책이 여러 군데 분산되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시스템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A가 B에게 만원을 보낸다면 그 내역은 A와 B의 장부에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수천, 아니 수만 명 이상 사람들의 장부에 동시에 기록되는 것이다. 따라서 A가 B에게 이체한 내용은 조작될 수도 없고, 해킹될 수도 없다. 이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A와 B의 장부뿐만 아니라, 수천수만 명의 장부를 모두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장부에 동시에 기록되는 시스템이 블록체인이다.

이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거래 내역이 적힌 장부를 블록이라고 한다. 블록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거래 내역이 쌓이게 되고, 그러다 블록이 가득 차게 되면 다른 블록을 새로 쌓아 내용을 채운다. 그리고 그 블록끼리 연결 지어 보관한다. 이때 이 연결을 체인이라 표현하는데, 그래서 이름이 블록체인인 것이다. 그리고 이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화폐가 바로 비트코인인 것이다.

- 한 줄 요약 : 분산형 시스템을 통해 거래 내역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4. 비트코인 전망
그렇다면 앞으로 비트코인은 어떻게 될까? 정말 비트코인이 하나의 정식 화폐가 될 수 있을까? 우선 비트코인이 정식 화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만큼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화폐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

화폐란 알고 보면 단순한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종이 쪼가리로 먹을 것도 사고, 옷도 사고, 집도 살 수 있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그 종이 쪼가리를 화폐라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트코인도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어떻게 신뢰를 얻어가고 있을까?

비트코인이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1) 기존 화폐에 대한 불신

먼저 기존 화폐에 대한 불신이 비트코인의 신뢰가 되어가고 있다. 경제학에서 항상 변하지 않는 원리는 바로 이것이다. "대량으로 생산되는 물건은 값이 싸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은 가면 갈수록 그 가격이 내려간다. 근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화폐도 얼마든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미 점점 더 많은 양의 돈이 발행되고 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현재 코로나 사태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계속해서 더 많은 양의 돈을 찍어내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대량으로 생산되면 값이 떨어진다. 이 말은 화폐의 가치 또한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가 올랐다는 등, 원화가 올랐다는 등, 이건 어디까지나 두 화폐를 비교한 값에 불과하다. 전체를 놓고 보면 화폐는 이미 무더기로 발행되었고, 여전히 잔뜩 발행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어떤 화폐든 간에 결국 그 값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 증거로 화폐를 대량 발행한 국가의 금리는 벌써 바닥을 치고 있다.

화폐가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그 가치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더 나아가 화폐는 국가 간 분쟁이나 전쟁에도 영향을 받는다. 만에 하나 북한이 폭발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면, 원화는 물론 인접 국가인 일본의 엔화까지 폭락하게 될 것이다.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더라도 이에 취약한 국가의 화폐 값어치는 크게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특정 국가의 화폐가 아니므로 이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화폐에 대한 불신은 비트코인의 신뢰를 점점 더 증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기존 화폐에 대한 불신은 반대로 비트코인의 신뢰를 증진시킨다.

(2) 디지털 금

대량으로 생산되면 값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대량으로 생산되지 못하는 건 뭐가 있을까? 최근 수천 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답은 명확하다. 바로 금이다. 또한 다이아몬드이고, 최고급 미술품이다. 부자들이 금을 모으고 값비싼 미술품을 모으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이들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값이 오른다.

아무리 노력해도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것은 바로 금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금에 투자할 때 금의 단기 가격 변동을 예측하고 투자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금의 자산 축적 기능과 위기 때 사용할 수 있는 환금성을 기대하고 투자한다. 비트코인을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또한 발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금과 같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총발행량은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 그 이상으로 더이상 발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다고 가정한다면, 그 값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발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위험에서 자유롭고, 그 가치는 가면 갈수록 더 희소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은 마치 금과 같다.

비트코인은 금과 같이 희귀해질 것이기 때문이 값이 올라갈 것이다.

- 한 줄 요약 :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 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5. 비트코인 위험성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무조건 오르기만 할까? 위험성은 없는 걸까? 물론 비트코인은 아직 안전한 자산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중 가장 큰 위험성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중앙 권력에 의해 통제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주 7일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하루에 몇백만 원씩 그 가격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이렇게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자칫하면 수많은 돈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신뢰할지도 변수다. 앞서 말했듯이,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신뢰해야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같은 경우는 아직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에 비해서는 그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비트코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신뢰하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더불어 비트코인 자체가 해킹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한들,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가 해킹될 가능성은 아직까지 충분히 있다. 비트코인은 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전달받는 게 아닌 이상 거래소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데, 이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당하거나 파산해버린다면 큰 손실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 비트코인과 관련된 법규가 없기 때문에 거래소에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 될 위험은 충분히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각 나라에서 비트코인의 부상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지도 미지수다. 비트코인 자체가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 등 어떤 중앙집중적 권력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새로운 화폐를 만들겠다며 나온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이는 국가 입장에서는 제지해야 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 은행에서도 압력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비트코인의 위험성으로 볼 수 있다.

각 나라에서 비트코인을 규제할 가능성이 있다.

- 한 줄 요약 : 비트코인 값이 상승할 가능성과 비례해 위험성도 충분히 있다.

* 참고자료
(1) 블록체인 혁명 – 돈 탭스콧
(2) 혼돈의 시대 중앙은행 – EBS 다큐프라임
(3) 제4차 산업혁명시대, 비트코인에 투자하라 – 안혁
(4) 비트 코인이 금화가 된다 - 이시즈미 간지

Copyright © 짧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