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를 떠나보낸 모든 자녀가 같은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크게 울고, 어떤 사람은 담담하게 장례를 치르기도 한다. 겉으로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슬픔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랜 시간 쌓인 관계에 따라 감정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장례식의 눈물보다 살아생전의 관계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1. 평생 부모와 대화보다 상처가 더 많았던 사람
어릴 때부터 인정받기보다 비난을 많이 듣고, 사랑보다 상처를 더 많이 받았다고 느낀 사람은 부모를 떠나보내는 순간에도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슬픔보다 허무함이나 해방감을 먼저 느끼는 경우도 있다. 오랜 갈등은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2. 부모와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람
수년 동안 왕래가 없거나 서로 등을 돌린 채 살아온 경우에는 이미 관계가 멀어진 상태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이별보다 오랜 거리감이 먼저 쌓였기 때문에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기도 한다.
관계는 마지막 하루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멀어진 시간이 길수록 슬픔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3. 오랫동안 부모를 간병하며 이미 이별을 준비했던 사람
긴 투병이나 치매 등으로 오랜 시간 부모를 돌본 자녀는 장례식에서 눈물보다 안도감이나 허탈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부모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여러 번 마음속 이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례식에서는 울기보다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는 마음이 더 크게 남기도 한다. 겉으로 담담해 보여도 그 과정에서 이미 깊은 슬픔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4. 부모를 이미 오래전에 마음속에서 잃은 사람
부모가 살아 있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을 주고받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을 보낸 경우다. 사람은 육체적인 이별보다 마음의 이별을 먼저 경험하기도 한다.
그래서 장례식에서 눈물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부모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국 가장 슬픈 관계는 마지막에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을 때 서로의 마음을 끝내 전하지 못한 관계일 수 있다.

장례식에서 얼마나 울었는지가 부모에 대한 사랑의 크기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고, 부모와 자녀가 살아온 관계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 순간의 눈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표현하며, 후회가 남지 않도록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결국 가장 큰 효도는 장례식의 눈물이 아니라, 부모가 살아 계실 때 함께한 따뜻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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