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4년만에 열린 서울마라톤…"사춘기 아들과 가까워진 것 같네요"

김규빈 기자 2023. 3. 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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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2000여명의 서울마라톤 대회 참가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내달렸다.

여자친구와 함께 일반인이 참여하는 '마스터스 부분' 입장을 대기 중이던 안상일씨(37)는 "예복이 맞지 않아 다이어트를 할 겸 참석을 하게 됐다. 코로나 전에만 해도 여자친구와 종종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함께 뛰는 모습은 거의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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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라톤 개최, 광화문~잠실종합운동장 행렬 이어져
인근 푸드트럭에는 수십명 줄서고 기념촬영도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3 서울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4년 만에 엘리트와 마스터스가 모두 참가하는 오프라인 대회로 열렸다. 2023.3.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사춘기 아들과 좀 더 가까워진 거 같네요" "(완주한) 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네요"

3만2000여명의 서울마라톤 대회 참가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내달렸다. 오랜만에 열리는 대회여서 기록보다는 '일상 회복'을 반기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주변에는 '2023 서울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곧 이어 마라톤 코스 시작지점인 광화문 광장에서 잠실종합운동장까지는 길다란 줄이 이어졌고, 행사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광화문 광장에서 잠실종합운동장까지 달리는 이 행사는 총 43개국에서 약 3만2000명이 참석했다. 서울마라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마스터스 부문은 오프라인 대회를 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인근 광장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다른 참가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행사가 오랜만에 열리자 신기한 듯 구경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아이언맨 옷을 입고 참가한 시민, 커플 이니셜이 새겨진 옷을 참가한 연인 등은 사진을 찍으며 입장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일반인이 참여하는 '마스터스 부분' 입장을 대기 중이던 안상일씨(37)는 "예복이 맞지 않아 다이어트를 할 겸 참석을 하게 됐다. 코로나 전에만 해도 여자친구와 종종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함께 뛰는 모습은 거의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은주씨(27·여)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4인 릴레이' 코스(42.195㎞를 4명이서 나눠뛰는 코스)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처음에는 5분만 걸어도 힘들었는데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다보니 1시간은 거뜬히 달릴 수 있게 됐다"며 "언젠가는 42.195㎞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웃어보였다.

대학원생 정은선씨(34·여)도 "코로나 팬데믹 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라톤을 취미로 삼게 됐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큰 경기를 나와서 너무 떨린다"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3 서울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4년 만에 엘리트와 마스터스가 모두 참가하는 오프라인 대회로 열렸다. 2023.3.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같은 날 오후 마라톤 도착지점인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마라톤을 마친 가족, 친구 등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마라톤 경기를 마친 후 인근 편의점에서 음식을 산 후 벤치에 자리 잡은 재수생 안모씨(20·여)는 "어제 밤에도 '완주를 하지 못해도 너무 속상해하지는 말자'라고 생각을 했다. (마라톤 완주를 해서) 내 자신이 너무 대견하다"며 "입시든 뭐든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웃어보였다.

남편과 아들 모두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강남구 주민 신지현씨(40)는 "오늘 날씨도 좋아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며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동안 밖에서 제대로 식사 조차 하기도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여유를 누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마라톤에 참석한 김모씨(48)는 "사춘기 아들과 사이가 서먹했는데 이번 마라톤을 계기로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다음 마라톤에서는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를 마친 후 나무 그늘이 드리운 곳에 앉아 점심을 먹거나, 카메라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들도 곳곳에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근 푸드트럭에는 10여 명의 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고, 인근 맛집에도 인파로 북적였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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