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흔들어줄게
아기 침대가 아주 천천히 흔들립니다. 누구의 손길도 아닌, 바로 침대 아래 누워 있는 고양이의 앞발에서 시작된 움직임이죠. 아기는 작은 몸으로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고, 그 아래 고양이는 몸을 길게 뻗은 채 앞발로 침대 끈을 살짝, 또 살짝 당깁니다. 침대가 아주 부드럽게 흔들릴 때마다 아기의 작은 몸이 포근한 진동에 실려 몽글몽글 잠들 듯 흔들리는데, 그 모습은 마치 오래된 동화책 한 장면처럼 따스합니다.
고양이의 표정은 의외로 무척 차분하고 진지합니다. 장난이나 우연이 아닌 듯, 한 동작 한 동작에 느긋하고 익숙한 여유가 배어 있습니다. 앞발로 살며시 끈을 당기고, 천천히 멈추고, 다시 한 번 밀 듯이 당기는 반복. 그 모습은 무언의 약속이라도 있는 듯 고요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이 아이가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볼게.’ 그런 말이 들리는 듯한 순간입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도 퍽 따뜻합니다. “이 집은 이미 고양이가 둘째 엄마야.” “진심으로 ‘가족’이라는 단어를 보여주는 순간이네.” 단순히 귀엽다거나 신기하다는 말을 넘어서, 모두가 이 작은 행동 속에서 누군가를 위한 마음을 읽어낸 겁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곁의 동물들은 종종 이런 조용한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말로 하지 않고, 억지로 끌어당기지도 않지만,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재. 그리고 때로는 이렇게 아주 능동적으로, 우리가 미처 바라보지 못한 틈을 메워줍니다.
이 고양이는 누가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순간, 아기의 곁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발끝에서 태어난 이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오래도록 따뜻하게 감쌉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셨나요? 말없이 다가와 기대거나, 조용히 무릎 위에 올라와 앉아주는 반려동물의 행동 하나에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풀려버렸던 기억.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따뜻한 존재들입니다. 오늘, 이 고양이의 한 동작은 이렇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나는 말로는 못하지만, 이렇게 네 곁에 있어줄 수 있어.” 때로는 이보다 더 확실한 표현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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