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걸어본 사람은 드문 길이 있다. 강원도 철원, 분단의 이미지로 가려졌던 이 지역에는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운 트레킹 코스가 숨겨져 있다.
바로 ‘한탄강 주상절리길’. 단순한 하천 산책로가 아니라, 수천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주상절리 지형을 따라 걷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린다.
특히 등산이나 트레킹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길은, 걷는 것 이상의 감동을 주는 코스로 손꼽힐 수 있다. 비교적 완만한 길이지만 걷는 내내 펼쳐지는 협곡, 절벽, 전망대, 다리 등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철원군 갈말읍에서 시작해 태봉대교, 송대소, 고석정을 지나 드르니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약 3.6km 구간의 잔도형 트레킹 코스다.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수직 절벽을 따라 걷는 ‘잔도길’. 협곡 가장자리에 설치된 데크 위를 걷다 보면, 발 아래 한탄강 물줄기와 양옆으로 펼쳐지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이 어우러져 절묘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 잔도길의 정점에는 ‘주상절리교’가 있다. 하늘을 가르듯 우뚝 솟은 절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걷는 것만으로도 짜릿함을 안겨준다.
특히 강 중앙에 설치된 유리 바닥은 투명하게 내려다보이는 강물과 수직 암벽의 위용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포인트다. 스릴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순간이다.
트레킹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단연 ‘드르니 스카이전망대’다. ‘드르니’는 철원 지역 방언으로 들판을 뜻하는데, 이 전망대에서는 철원 평야와 함께 한탄강이 휘감아 도는 절경이 탁 트인 시야로 펼쳐진다.
특히 전망대는 절벽 위로 튀어나온 스카이워크 구조로 되어 있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곳은 단순한 풍경 감상처를 넘어, 철원의 지질학적 유산과 생태환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 방문하면 붉게 물든 주상절리 벽과 석양이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둘레길 가볍게 한 바퀴 걷기만 해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 사진 애호가나 힐링이 필요한 여행자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필수 스폿이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단순한 트레킹 루트를 넘어, 지질학과 풍경의 예술이 공존하는 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걷는 내내 놀라움과 감탄이 이어지는 여정이다.
특히 등산 애호가라면 잔도길의 아찔한 매력, 주상절리교의 독특한 구조, 드르니 전망대에서의 탁 트인 조망까지 모두 경험하며 그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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