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지만 강렬한 해안 산책로,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만난 동해의 속살
삼척을 여러 번 다녀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해양 레일바이크’ 정도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은 조용한 해안에 숨어 있다.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이름부터 낯설고 길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예상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전설과 풍경이 교차하는 절벽 위의 트레일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삼척시 근덕면 초곡리에 위치한 해안 산책로다. 전체 길이는 660m, 생각보다 짧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느껴지는 절벽의 높이와 파도의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동해의 파도 소리를 바로 아래에서 들으며 걷는 경험은 꽤 특별하다.
산책로는 데크로 조성돼 있어 접근성은 우수하다. 대부분의 구간은 평탄하지만 중간에 설치된 56m 길이의 출렁다리는 이 코스의 핵심이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풍경을 꿰뚫는 하나의 시선이 된다. 특히 바람 부는 날에는 그 흔들림마저도 긴장감 있는 체험으로 전환된다.
용굴과 촛대바위, 자연이 만든 랜드마크

이 길이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유는 용굴이라는 전설 때문이다. 옛날, 이곳 동굴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실제로 동굴은 꽤 깊고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드나든다. 옆에는 마치 촛대처럼 우뚝 솟은 바위가 하나 있는데, ‘촛대바위’라는 이름을 그대로 달고 있다.
이 바위는 해질 무렵에 특히 인상적이다. 붉게 물든 바다 위에 그림처럼 떠 있는 모습이 꽤나 드라마틱하다.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노을 스팟’으로 인기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른 아침이 골든타임

이 산책로는 이른 아침이 가장 좋다. 해무와 아침 햇살이 어우러진 풍경은 삼척이라는 지역이 가진 날것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오전 시간대는 사람도 적어 조용히 걸을 수 있고, 사진 찍기에도 좋다.
단, 출렁다리는 바람이 심한 날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모자, 스카프, 가방끈 등은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데크 자체는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지만, 해풍은 생각보다 강하다. 또한 비 오는 날엔 표면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러닝화 또는 등산화를 권한다.
기본 정보 요약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236-20
- 운영 시간: 하절기 09:00~17:00 / 동절기 09:00~16:00
- 휴무: 매주 월요일
- 입장료: 무료
- 문의: 033-575-4605 (삼척시 관광안내)
- 편의시설: 장애인 경사로 및 주차 공간 구비
가볍지만 강렬한 경험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짧지만 꽤 밀도 있는 코스다. 바다와 절벽, 설화와 구조물이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은 삼척 여행에서 꼭 한번쯤 걸어볼 만한 트레일이다. 굳이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이 길에서는 반드시 ‘느려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Copyright © 여행콩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