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로 유지 보조 2’ vs. 테슬라 ‘오토스티어’...누가 ADAS 대세 되나

블로터가 [모빌리티 테크]를 통해 최신 모빌리티 기술을 집중 조명합니다. 자동차와 IT 간 융합이 활발해진 시대에 각 기업들이 어떤 전략과 기술을 갖고 있는지 쉽게 풀어드립니다.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이 적용된 기아 EV9이 국내 한 자동차 전용도로 출구 램프 구간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차그룹이 곡선 대응 능력을 키운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을 기아 EV9과 현대차 싼타페 등에 적용시키면서 테슬라와의 'ADAS'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3월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에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최초로 탑재시킨 후 경차를 포함한 모든 차량에 해당 사양을 추가시켰다. 도입 초반에는 소비자들이 일정 금액 이상 추가해야 넣을 수 있는 사양이었지만, 이제는 주요 차량에 기본 탑재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하지만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테슬라 ‘오토스티어’ 대비 곡선 차로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램프 구간에서 테슬라 ‘오토스티어’가 현대차 차로유지보조 기능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기아 EV9과 현대차 싼타페 등에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을 적용 시켜 그동안 지적된 단점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에 대해 “기존 대비 작동 영역 확대(곡률 등) 및 조향각 제어 적용으로 차로 중앙 유지 성능이 향상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이 추가된 기아 EV9을 타보니, 기존 차로 유지 보조 기능보다 램프 구간 대응 능력이 뛰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기능 자체가 완전한 자율주행을 유도하는 형태가 아니다 보니, 항상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고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현대차 싼타페 스티어링 휠 모습. 스티어링 휠 좌측 운전대 버튼을 누르면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이 작동된다. (사진=조재환 기자)

사용 시간 짧은 '차로 유지 보조 2', 활용 범위는 넓어

현대차그룹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은 테슬라 '오토스티어' 대비 사용 범위가 넓다.

현대차그룹 ‘차로 유지 보조 2’의 경우 스티어링 휠 좌측 또는 우측에 위치한 운전대 모양의 버튼만 누르면 작동된다. 앞차와의 차량 간격을 조절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실행되지 않아도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이 활용될 수 있다.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이 꺼질 경우,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만 쓸 수 있는데, 차량 속도가 시속 60km 미만이면 쓸 수 없다.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은 시속 60km 이하 구간에서도 쓸 수 있다.

반면 테슬라 ‘오토스티어’는 반드시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야 쓸 수 있다.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지 않으면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만 작동되는데, 이 기능은 차량 속도가 시속 60km 이상일 때 쓸 수 있다. ‘오토스티어’가 작동되면 시속 0에서 60km 구간에서도 차량 스스로 차로 중앙 유지를 돕는다.

운전자들은 ‘오토스티어’와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인데, '차로 유지 보조 2' 사용 가능 시간이 '오토스티어'보다 짧다.

테슬라는 평균적으로 약 1분간 ‘오토스티어’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현대차그룹은 약 15~20초 정도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을 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보다 사용 시간이 짧은 이유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9년 만든 ‘부분 자율주행시스템의 안전기준’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연관된다. 해당 기준 본문에는 “운전전환요구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상황이 발생하기 15초 이전에 운전전환요구를 시작할 것”이라고 표기됐다. 국내 판매되는 미국산 테슬라는 FTA 특성에 따라 국내 주행보조 기준을 차량에 적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테슬라는 안전을 위해 ‘오토스티어’를 쓸 수 있는 시간을 평균 1분 내외로 설정했다.

만약 테슬라 운전자가 차량 내 경고를 수차례 무시하게 될 경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오토스티어’ 등의 주행보조 기능을 재활성화시킬 수 없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차로 유지 보조 2’ 기능이 강제 해제되더라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해당 기능을 다시 쓸 수 있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EV9 등은 ‘차로 유지 보조 2’ 뿐만 아니라 정전식 스티어링 휠(Hands on Detection) 기능이 장착됐다. 주행 중 ‘핸들을 잡으세요’ 경고가 클러스터에 뜰 경우,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클러스터에 뜬 경고가 사라진다. 스티어링 휠을 꽉 잡거나 좌우로 살짝 움직여야 하는 기존 방식 대비 더 간편해진 것이다. 테슬라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 판매 차량에 정전식 스티어링 휠을 탑재하지 않았지만, 스티어링 휠 다이얼을 조작하면 경고가 사라지는 시스템을 갖췄다.

테슬라에 탑재된 '오토스티어' 기능은 앞차와의 차량 간격이 자동으로 유지되는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돼야 쓸 수 있는 구조다. (사진=조재환 기자)

OTA로 주행보조 개선하는 테슬라, 현대차그룹은 사례 없어

지난 2017년 3월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한 테슬라는 그동안 꾸준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오토스티어 등의 주행보조 성능을 강화시켰다. 특히 지난 2019년 12월에는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이 알아서 추월 가속, 차선 변경까지 진행할 수 있는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OA)’을 국내 시장에 적용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테슬라는 북미 시장에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을 보편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국가의 FSD 적용 예정 시기는 알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가 최근 국내에서 근무할 ADAS 테스트 인력을 채용한 만큼, 북미 뿐만 아니라 국내서 완전한 FSD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과 모셔널 등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승용차량에 적용된 주행보조 기술을 OTA로 개선시킨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차량에 OTA를 탑재시키겠다는 계획인데, 이 시기부터 OTA를 통한 주행보조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 등에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충족하는 ‘HDP(Highway Driving Pilot)’을 탑재시키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연말부터 밝혔지만, 아직까지 두 차종의 HDP 적용 계획은 미정인 상황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차로 유지 보조 2와 HDP 등 최신형 주행보조 기술을 통해 시스템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출 경우, 충분히 테슬라의 주행보조 시스템과 승부를 겨뤄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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