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흥민 뒷담화 기자들, 언론이 잃어버린 신뢰와 품격
![[칼럼] 손흥민 뒷담화 기자들, 언론이 잃어버린 신뢰와 품격...사진은 관중석과 축구선수 이미지.(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DB 자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9/volleyballkorea/20260619105343547otaj.jpg)
【발리볼코리아닷컴=김정훈 스포츠평론가】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상대 팀의 도발이나 심판 판정 논란이 아닌, 대표팀을 취재하러 간 자국 언론의 부적절한 언행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최근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표팀 베이스캠프 훈련장에서 공개 훈련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의 사적인 대화가 방송 음성으로 송출됐다. 해당 대화에는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을 향한 비아냥과 욕설성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대표팀 선수이자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을 향해 이러한 발언이 오갔다는 사실은 많은 국민과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특례 제도를 통해 관련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으며, 기초군사훈련과 봉사활동 역시 정상적으로 마쳤다. 법과 제도가 정한 절차를 준수한 선수에게 군 복무 문제를 소재로 조롱성 발언을 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대표팀은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선수단은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문제를 엄중하게 바라봤다. 이후 대표팀은 FIFA 규정상 의무적인 공식 기자회견을 제외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중단했다. 손흥민 역시 믹스트존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으며 자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에서는 대표팀의 대응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장으로서 인터뷰를 거부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거나 선수단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인터뷰는 선수의 의무가 아니다. 무엇보다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은 언론 탄압이 아니라 정당한 의사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선수단의 행동은 감정적 보복이 아니라 선수 보호와 신뢰 회복을 위한 자구책에 가깝다.
이번 사태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해외 주요 언론들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한국 언론의 부적절한 언행에 주목했다. 세계적인 선수인 손흥민의 헌신과 경력을 조명하는 동시에, 취재진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보도도 이어졌다. 결국 이번 논란은 대한민국 축구뿐 아니라 언론의 품격과 신뢰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는 과정에서 해당 기자의 과거 취재 행태 역시 재조명됐다.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부정적이거나 무례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질문 사례들이 다시 언급되면서, 이번 사건을 단순한 일회성 실언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언론은 본질적으로 비판의 기능을 수행한다. 감독의 전술을 평가할 수 있고, 선수의 경기력을 냉정하게 분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판과 조롱은 다르다. 비판은 공적 행위에 대한 평가지만, 조롱은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잃은 언행이다. 취재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사라진다면 언론의 비판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언론은 사회의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감시자의 위치를 권력의 위치로 착각하는 순간 언론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된다. 언론의 권위는 직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뢰에서 비롯된다. 그 신뢰는 공정성과 책임감, 그리고 취재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 위에서 형성된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특정 기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언론계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냉소를 전문성으로 착각하고, 비아냥을 비판 정신으로 오인하는 문화가 존재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기자의 사명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데 있지 않다. 진실을 기록하고 사실을 전달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데 있다. 손흥민과 대표팀은 불쾌한 상황 속에서도 비교적 절제된 방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언론의 몫이다. 변명에 머물 것인지, 성찰과 책임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이 칼럼은 스포츠평론가 김정훈이 기고 한 글 입니다. 외부 칼럼의 경우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도 있는 점을 밝힙니다.
●Copyright ⓒ Volleyballkorea.com. 무단복재 및 전재-DB-재배포-AI학습 이용금지.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문의 : volleyballkorea@hanmail.net
◆사진콘텐츠 제휴문의: welcomephoto@hanmail.net
Copyright © 발리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