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는 신맛 아닌 달콤한 과일, 한국 딸기 먹고 처음 알았습니다"

조회 4,9062025. 2. 19. 수정
경남 합천에서 딸기 재배하는 가회 딸기 작목반 박상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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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딸기를 생크림에 찍어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딸기만 먹어도 충분히 달 텐데. 나름의 사정이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우리나라만큼 달지 않다. 외국 딸기를 먹어 보면 서걱서걱한 식감과 싱거운 맛에 깜짝 놀라게 된다. 생크림이 없다면 꿀이라도 찍어 먹고 싶을 정도다.

한국 딸기 열풍이다. 카페마다 딸기 시즌 상품이 전면에 걸리고, 유명 호텔들은 경쟁적으로 딸기 뷔페를 열고 있다. 한국 딸기 인기는 국내를 넘어 동남아 등 외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그 덕에 요즘 딸기 농가들은 정신이 없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 경상남도 합천군의 딸기 농가를 찾았다. 합천새남부농협 가회지점의 딸기 작목반 박상두(67) 회장을 만나 딸기 얘기를 들었다.

◇큰 일교차가 만든 딸기의 맛

경남 합천군 가회면의 한 딸기밭. 가회 딸기 작목반은 수확 기간이 비교적 길고 단맛이 강한 ‘장희’를 주로 재배한다. /더비비드

합천에선 현재 193개 농가가 총 1275동의 시설과 92만5000㎡의 농지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합산 농가 소득은 380억원에 달한다. 합천새남부농협 가회지점은 수확 기간이 비교적 길고 단맛이 강한 ‘장희’ 품종을 주로 재배한다.​ 가회면의 서쪽에 우뚝 서 있는 높이 1113m의 황매산이 만드는 큰 일교차가 딸기의 당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몰 메타샵(https://metashop.co.kr/)​에서 국내 품종 딸기에 대한 최저가 공동구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상두 회장은 5년 전 고향인 합천군 가회면으로 귀향해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벼농사를 짓던 집안 땅을 물려받아 약 3000평(약 9900㎡)의 부지에 비닐하우스 4동을 세웠다. 1년 생산량은 8t 내외다.

박 회장이 딸기밭 한가운데에서 활짝 웃고 있다. /더비비드

딸기 재배 방식은 크게 토경 재배와 고설 수경 재배로 나뉘는데, 합천군 가회 딸기 작목반은 10년 전 고설 수경 재배 방식을 도입했다. 영양물질이 들어간 양액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딸기를 심는 위치가 성인의 허리춤까지 온다. 딸기가 잘 자라면서, 수확 등 관리도 쉽다.

하우스에 들어가 살펴보니 주렁주렁 매달린 딸기 아래로 밭을 가로지르는 레일이 있었다. 작업자들이 허리를 숙일 필요 없이 레일에 앉아 딸기를 수확할 수 있었다. 박 회장은 “적화(꽃을 솎는 일), 적과(열매를 솎는 일), 수확 등 대부분의 작업을 의자에 앉거나 선 상태로 할 수 있다”고 했다.

강방옥 씨가 수확한 딸기를 바로 맛보며 웃음을 짓고 있다. /더비비드

딸기 맛도 좋다. 박 회장은 “과거에는 양약 재배 딸기의 당도가 낮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당도 12브릭스(Brix)를 넘으며 토경 재배 딸기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고 했다. 열매에 흙이 닿지 않아, 표피가 깨끗하고 신선하다는 이점도 있다고 한다.

재배와 맛의 장점 때문에 최근 고설 수경 재배를 하는 농가가 크게 늘었다. 농촌진흥청의 ‘숫자로 보는 한국 딸기’ 자료를 보면 수경 재배 비율은 10년 전 2.6%(184만㎡)에서 현재 35.5%(2018만㎡)로 늘었다.

◇국내 육성 딸기 품종이 대세

그래픽=최사륜 더비비드 디자이너
(왼쪽부터) 장희, 금실, 설향. 2010년대부터 국내 육성 품종인 설향, 매향 등이 널리 보급됐다. /더비비드

합천군 가회 딸기 작목반이 짓는 장희 품종은 11월 초부터 맛볼 수 있으며, 5월까지 약 7개월간 수확한다. 상큼한 맛보다 달콤한 맛이 좀 더 강한 편이다. 박 회장은 “유일한 단점이 병충해에 약하다는 것”이라며 공중에 매달린 유황 훈증기를 가리켰다. 유황은 흰가루병을 예방하는 친환경 방재 역할을 한다. 또 딸기가 제맛을 내려면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는 평균 15℃로 유지돼야 한다. 박 회장은 “한겨울이면 아침저녁으로 온풍기를 틀어 일정 수준 이상 온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딸기는 장회 외에도 설향, 매향, 죽향, 금실 등 다양한 품종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딸기의 국산 품종 보급률은 2005년 9.2%에서 2010년 61.1%, 2021년 96.3%로 늘어 전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국산 품종은 ‘설향’이다. 2023년 기준 전체 딸기 출하량의 85.8%를 차지한다. 식감이 좋고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진 게 특징이다. 병충해에도 강해 빠르게 보급됐다. 현재 온라인몰 메타샵(https://metashop.co.kr/)​에서 국내 품종 딸기에 대한 최저가 공

◇세계 입맛 사로잡은 한국 딸기

고설 수경 재배한 딸기를 수확하는 모습. 허리를 숙일 필요 없이 레일에 앉아 작업할 수 있는 구조다. /더비비드

해외에서 한국 딸기의 인기가 뜨겁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딸기 수출액은 2016년 3218만달러에서 2024년 6786만달러로 급증했다.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신선 농산물 가운데 파프리카, 배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다. 농협 관계자는 “2021년부터 온도, 습도, 대기 환경을 딸기 신선도 유지에 최상으로 맞추는 CA(Controlled Atmosphere) 컨테이너를 활용하면서 딸기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는 딸기 수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수출 실무자 대상 교육, 검역 지원 외에 국제 박람회 참가 등을 통한 홍보와 신규 거래처 발굴 지원도 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왼쪽)이 경북 고령군의 스마트팜 딸기 농가에 방문해 스마트팜 시범 보급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 /농협

‘한국딸기생산자협의회’와 함께 ‘딸기 스마트팜 시범 보급 사업’도 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13일 경북 고령군 ‘농협 보급형 스마트팜’ 딸기 농가에 방문해 “영농 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스마트팜 개발과 보급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딸기, 오이, 토마토 등 여러 작물에 스마트농업 기술을 도입해 농가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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