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차량 도난 수법..이젠 헤드라이트로 훔친다

헤드라이트를 통해 차량 도어를 열고 시동까지 걸 수 있는 새로운 차량 도난 방식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차량 도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자동차 제조사와 보안업체들이 하나 둘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해커와 차량 절도범들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차량 보안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차량 내부의 전자기기의 제어를 담당하는 ECU 간의 통신 규격인 CAN 통신을 해킹하는 방식이다. CAN을 통해서 ECU 사이의 통신이 이뤄지기 때문에 CAN에 접근, 해킹할 수 있다면 ECU가 통제하는 차량 내부의 전자기기에 모두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CAN 통신에 접근하기 위한 ECU가 대부분 차량 내부 깊숙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러한 범죄가 성행하지 않았다. 차량 절도범이 차량 깊숙이 위치한 ECU를 찾기 위해 차량을 분해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 확 바뀐 신형 디 엣지 쏘나타

요즘 신차에 적용하는 헤드라이트가 첨단 기술로 진화하면서 효율적인 제어를 위해 헤드라이트에도 ECU가 장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차량 절도범은 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ECU를 찾기 위해 차량을 분해할 필요없이 헤드라이트를 분해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ECU와 CAN 통신에 접근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다크웹 등을 통해서 CAN 통신을 해킹하여 차량에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상품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해당 상품 중 일부는 전형적인 블루투스 스피커 형상이라 일상 속에서 차량 도난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미에서는 차량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현대기아 차량의 도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2021년부터 소셜미디어 틱톡을 통해 자신들을 '기아 보이즈'라고 칭하는 십대들의 절도 영상이 공유됐다.


2011~21년 판매된 기아차와 2015~21년 판매된 현대차가 주요 표적이었다. 해당 연식의 모델은 차량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아 도난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 기아 더 뉴 스포티지

세인트루이스주에서는 지난해 전년 대비 현대기아차의 도난이 1450% 증가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자 미국 대형 보험사들이 해당 연식 현대기아의 신규 보험 가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난 방지 키트를 배부하고 지난 2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대처했다. 차량 보안을 두고 절도범과 제조사 사이의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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