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토양으로 금속을 만드는 학자들의 노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탐사 대상이 되는 천체의 토양으로 건자재 등을 뽑아내는 우주 금속공학(astro metallurgy)은 미 항공우주국(NASA)도 주목하는 미래 우주개발 기술의 핵심이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데디 나바반 박사 연구팀은 최근 실험 보고서를 내고 화성의 모의 토양을 가열해 금속을 만들어내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호주 스윈번공과대학교와 공동 실험에 나선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만든 화성 레골리스(지표면 부스러기)를 각기 다른 온도로 가열했다. 화성의 표면 기압을 재현한 챔버에 레골리스를 넣고 가열한 연구팀은 섭씨 약 1000℃도에서 순철이, 약 1400℃에서 액체 실리콘-철 합금이 생성되는 것을 알아냈다.


데디 나바반 박사는 “우주공간의 물질을 사용해 금속을 만드는 우주 금속공학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며 “달이나 화성을 탐사할 때 현지의 흙으로 건자재를 만들 수 있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건설장비나 자재를 우주선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화성의 레골리스에는 철분이 풍부한 산화물이 포함됐고, 대기 중에는 환원제로 작용하는 탄소도 있다”며 “금속을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모든 성분을 갖춘 화성 같은 천체도 드물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화성의 게일 크레이터 토양과 매우 비슷한 특성을 가진 모의 물질을 만든 뒤 화성의 환경과 최대한 닮은 지역을 특정했다. 이번에 온도별로 조성이 서로 다른 금속이 생성되는 것을 알아낸 연구팀은 기술을 고도화하면 언젠가 화성 기지의 건자재를 현지에서 일부 조달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탐사 대상이 되는 천체에서 재료를 조달하는 기술, 즉 현지 자원 이용(in-situr resources utilization, ISRU)은 우주과학의 성장을 도모하는 중요한 분야다. NASA는 이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산소 생성기를 통해 화성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이용, 산소를 생성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화성의 흙을 이용한 금속 생성은 ISRU의 새로운 도약이 될 가능성이 있다.

데디 나바반 박사는 “화성 기지 건설에는 대량의 건자재가 필요하며, 이를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 올리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예컨대 퍼서비어런스의 무게는 약 1t인데, 이를 화성에 보내는 순수 운송비만 무려 2억4300만 달러(약 3400억원)”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우주개발 기술의 발전으로 로켓 발사 등 운송비가 내려갔지만 화성 기지에 필요한 건자재를 모두 지구에서 보내기는 무리”라며 “조만간 화성에서 만들어진 합금이 주택과 연구 시설의 외벽, 그리고 굴착 기계 등에 이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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