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춘문예] 단편소설 심사평
올해 투고작은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 321명이 330편을 응모했다. 노년 세대의 투고작이 많았다. 대조적으로 청년 세대의 주거 불안정과 최저임금을 다룬 소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노동현장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이 많아졌다는 사실이 이채로웠다. 건설현장, 라이더, 택배, 펫시터 등 실제 체험 없이는 불가능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이 서사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도 반가웠다.
자립청소년, 은둔형 외톨이, 요양원 등 그늘 가득한 삶의 모습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본심에서 거론된 작품은 ‘4664’, ‘아웃포커싱 하이라이트’, ‘풍선병’, ‘빛이 우리를 스칠 때’, ‘차곡차곡 쌓이는’ 등 5편 정도였다. 최종적으로 논의된 작품은 ‘4664’와 ‘아웃포커싱 하이라이트’ 두 편이었다.
‘아웃포커싱 하이라이트’는 부재의 현상학에 관한 서사다. 세상을 떠난 존재가 읽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사로잡는 서사적 기법이 능숙했다. ‘4664’의 서술자는 코마 상태의 환자다. 이 특이한 설정으로 서사적 긴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웃포커싱 하이라이트’의 깊은 여운에도 불구하고 ‘4664’의 압도적인 몰입감과 독백적 발화의 밀도에 기대를 걸기로 했다. ‘4664’를 당선작으로 결정한다. 선자들 모두 이견이 없었다.
당선자에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아웃포커싱 하이라이트’ 또한 당선작으로 밀어도 충분한 작품이었다. 다른 지면에서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소설가가 아니기엔 이미 먼 길을 온 듯하다.
다른 응모작들도 각기 남다른 개성과 미덕을 가지고 있었다. 부단한 정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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