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0일 유럽 '관광 일정' 빼곡…선관위 '황당' 해외 연수

유선의 기자 2024. 10. 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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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관리위원회가 해외의 선거 제도 탐방한다면서 매년 2억원 넘는 세금을 들여 해외 연수를 떠나고 있습니다. '해외 연수 보고서' 일정을 봤더니 로마 바티칸, 피렌체 우피치, 파리 루브르 선거보다는 관광과 관계가 깊은 도시들을 찾았는데요. 그 나라의 선거위원회를 인터뷰 했다는데, 영상 통화한 사진만 기록으로 남겨놨습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2022년 10월 선관위 직원 10명이 영국을 다녀와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도착한 다음 날 스코틀랜드 선거위원회를 방문한 뒤로 엿새 동안 현지 기관 방문이 한 곳도 없습니다.

대신 대영박물관, 웨스트민스터 사원, 옥스퍼드대, 버킹엄 궁전 등 유명 관광지를 견학했습니다.

보고서엔 실린 스코틀랜드 선거위 인터뷰 내용엔 휴대전화 영상통화 사진이 담겼습니다.

실제 현지 인터뷰를 했는지조차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같은 달 9박 10일 이탈리아-프랑스 연수 보고서도 비슷합니다.

첫 이틀을 빼면 로마 바티칸,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노트르담 대성당이 주요 방문지였습니다.

일정 자체가 석연치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연수 국가는 체코와 헝가리인데 입·출국은 오스트리아로 하면서 사흘을 보냈습니다.

올해 10월에는 직원 6명이 뉴질랜드로 떠났는데 관광지 위주였고 정식 기관 방문이나 관계자 면담은 없었습니다.

한인회장에게 '재외선거 투표를 한 적이 있나', '한인 투표율은 어떤가' 등 전화나 이메일로 질문해도 충분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선관위는 그동안 뚜렷한 이유 없이 연수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왔습니다.

[용혜인/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 (해외 연수가) 관광지를 따라서 쭉 진행되는데 법적으로 공개돼야 하는 출장(연수) 보고서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곪을 대로 곪아 있습니다.]

이런 해외 연수에 지난 2년 동안 4억 3천만원을 쓴 선관위는 지난해부터 사후 검증 제도 등을 도입해 국외 연수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이주원 / 영상편집 이지혜 / 영상디자인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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