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퍼스트 디센던트 "슈팅보다 캐릭터에 더 중점둔다"

구병규 기자 2022. 11. 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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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시연 현장 반응 최고조…최적화 눈에 띄게 좋아져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산 루트 슈터 장르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국내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하이 퀄리티 비주얼로 감각적인 재미와 온라인 협동 슈팅 액션, 아이템을 파밍하는 재미까지 모두 챙겼다. 

스팀 베타 테스트 당시 최적화, 사운드 등 개선할 요소들이 많아 복합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2022 지스타 현장에서 콘솔 버전의 놀라운 최적화와 한국어 더빙, 햅틱 피드백 등 한층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며 시연자들로 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을 맡고 있는 이범준 넥슨게임즈 PD와 미디어 매체 간의 공동 인터뷰도 현장에서 진행됐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장르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오는 고충과 방향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이범준 넥슨게임즈 PD

Q.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 최적화가 잘 된 것 같다. 최적화 과정에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나.

10월 말 스팀 베타 일정이 끝나자마자 지스타를 준비하느라 개발팀이 고생을 했다. 이번 지스타에선 플레이스테이션5와 한국어 더빙을 추가해 새로운 경험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지적을 많이 받은 최적화, 사운드 문제를 단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고치려고 노력했다. 

패드도 작업이 덜된 채로 테스트를 진행해서 너무 아쉬웠다. 지스타 현장에서 햅틱 피드백을 적용시킨 버전을 보여드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 콘솔 버전은 다이나믹 4k 해상도에서 40프레임 이상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PC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화면을 느낄 수 있다.

말씀하신 것처럼 최적화는 정말 잘 된 것 같다. 언리얼 엔진5로 만들어진 게임이 많이 없다 보니 개발팀이 고생하고 있다. AMD와 인텔, 엔비디아도 계속 지원을 하고 있다. 최적화 관련으로 먹을 수 있는 욕은 다 먹은 상태라 최우선 과제로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Q. 지스타 현장에서 시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반응이 궁금하다.

시연하고 나오는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얼굴을 마주하고 물어봐서 그런지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패드를 잘 사용하지 않는 시연자도 "낯설지만 괜찮았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패드 관련 최적화, 편의성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Q. 듀얼 센스 진동이 미미해 타격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강도를 높일 생각이 있는가?

패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완성된 게 아니라 조정이 많이 필요하다. 플레이 타임을 많이 요구하는 장르다 보니 피로도 부분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 감각적인 피드백이 강하면 반응은 좋지만,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피로감이 쉽게 오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Q. 점프, 착지 모션과 '그래플링 훅' 시스템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개선할 생각이 있는지?

점프 모션과 전력 질주 중 재장전 불가는 가장 많이 받은 지적이다. 모션은 퀄리티 업그레이드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플링 훅 시스템도 파쿠르 액션을 넣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체공 시간을 줄이거나 오브젝트에 매달릴 수 있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Q. 퍼스트 디센던트 완성도는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하다.

완성도는 갈 길이 멀다. 회사 내에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아니고 해야 할 게 많아서 문제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지금은 마감을 잘 해서 퀄리티를 높이고 콘텐츠 양도 늘려야 하는 단계다.

 

Q. 개발팀이 생각하는 엔드 콘텐츠는 어떤 것이 있는가?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해서 고난도 콘텐츠에 도전하는 것이다. 핵심 콘텐츠로 거대 보스와 전투하는 레이드 '요격전'이 있다. 캐릭터와 관련해서 스킬 연구 깊이를 늘리는 방향으로 잡았다. 베타 테스트 당시 캐릭터 스킬셋이 자유롭지 않고 고정돼 있어 '가지고 노는 맛이 떨어진다'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전략적으로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 다른 루트 슈터 게임들은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충분한 완성도와 볼륨을 갖추고 출시를 하는 게 목표다. 베타 테스트 당시 '이대로 출시하면 망한다'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완성도를 더욱 높여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라이브 서비스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와 동일하게 빠른 피드백과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Q. 루트 슈터 장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루트 슈터 장르를 개발하려면 슈터 전투, RPG, 온라인 서비스 세 가지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모두 갖춘 개발사는 없다. 넥슨게임즈는 RPG와 온라인 서비스를 갖췄지만, 슈터 전투 개발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게임들을 보면서 공부하고, 전문가를 모셔와서 개발에 도움을 얻는 등 노력하고 있다. 처음 도전하는 장르다 보니 어려울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어려웠다. 왜 루트 슈터 장르 게임이 적은지 알게 됐다.

 

Q. 비주얼과 배경은 좋지만, 필드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는 미션과 전투밖에 없다. 생동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은 없는지?

퍼스트 디센던트가 지향하고 있는건 오픈 월드에서 탐험을 즐기는 게 아니다. "게임의 비주얼 대비 콘텐츠가 기대하는것과 다르다"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마치 타짜의 "사쿠라네? 사쿠라여?"같은 느낌이다. 괴리감이 생긴 이유는 아트팀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물이다.

비주얼은 콘텐츠와 병렬로 개발하고 있다. 최신 기술은 적극적으로, 선도적으로 도입해 기대치를 확실하게 올리고 있었다. 콘텐츠 방향성이 폐지를 줍는 루트 슈터 장르다 보니 비주얼과 비교하면 괴리감이 들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미션의 종류를 늘리거나, 그래플링 훅을 다양한 요소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등 전반적인 콘텐츠 보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Q. 루트 슈터 장르는 슈팅 감각과 캐릭터 스킬이 섞여있다. 어느 것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인지 궁금하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TPS 장르다. FPS처럼 슈팅 감각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다. 스킬 액션과 슈팅 감각 비율을 내부에서 열심히 찾고 있다.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캐릭터 스킬을 부각시켜 총기 보다 비중을 더 크게 잡을 것이다. 캐릭터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총기 비주얼도 살리는 방향으로 개선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Q. 각 콘텐츠 마다 캐릭터들의 성능이 극단적으로 나눠진다. 이 부분은 의도한 설계인지?

모든 상황에 대응하는 캐릭터를 만들 생각이 없다. 각 콘텐츠마다 특화된 캐릭터를 만들 생각이다. 질문하신 대로 의도한 설계가 맞다. 캐릭터 개성을 살려 다채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Q. 아이템 파밍 벨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루팅과 파밍을 좋아하다 보니 아이템을 많이 드롭하고 획득하는 방식으로 개발했다. 획득한 아이템들이 너무 많아 인벤토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아이템을 제작 및 개조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테스트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3티어 무기는 종류마다 특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파밍의 재미는 극대화될 것이다.

 

Q.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면 1레벨부터 다시 키워야 한다. 다소 육성이 지루해 보이는데 보조 장치 마련 계획은 없는지?

육성 방식을 바꿀 계획은 없다. 미션 종류가 적어 다소 지루해 보이는 경향도 있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추가해 육성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스킬 구성도 한 가지 방향으로 육성을 진행하기 보다 다양한 빌드를 만들어 연구하는 재미를 줄 예정이다.

 

Q. 필드 난입 후 협동 콘텐츠와 관계없는 미션을 하러 가거나 튕기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테스트 당시 MMORPG처럼 필드 난입 기준에 조건을 보지 않았다. 필드에 합류한 유저들이 다른 미션을 하러 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해 지적을 많이 받았다. 난입 문제는 무조건 고쳐야 한다고 못 박은 상태다. 국내 유저들의 매칭 권역은 가까운 중국과 일본 유저들과 함께 묶을 예정이다. 테스트 당시 네트워크 지연 시간을 측정해 봤는데 다른 게임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Q. 멀티 플랫폼 게임에선 콘텐츠 조절이 중요하다. PC와 콘솔 버전의 콘텐츠 공급이 달라지거나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크로스 프로그레션까지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크로스 커머스로 모든 국가가 상점 상품을 공유하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희망 사항일뿐 여러 가지 문제로 확답하기 어렵다.

목표는 최소 크로스 세이브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선 원빌드로 설계해야 한다. 다른 게임을 예로 들면 워프레임이 있다. PC와 콘솔 버전이 동시에 출시한 게임이 아니다. 과거 크로스 프로그레션을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 과정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소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동시 출시 후 업데이트 싱크를 100% 맞출 예정이다. 완벽할 정도로 기민하게 대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서비스라 언어 지원 등 로컬라이징 부분은 난제다. 그래도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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