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맹 탄신 행사, 짬짜미 예산 논란

시흥시·의회, 2억원 추가 편성
행사 계획없이 예산 통과 시끌

▲ 행사도 확정되지 않은 강희맹 탄신 600주년 기념탑이 시흥시청역 앞에 설치돼 있다./독자

시흥문화원이 추진하는 '강희맹 선생 탄신 6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시흥시와 시흥시의회가 2억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해 '짬짜미 예산지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희맹 선생은 조선전기의 문신으로 시흥에 연꽃을 퍼트린 분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시흥시에는 관곡지 보존과 함께 연꽃 테마파크인 등 조성해 운영중이다. 시흥시는 매년 '연성문화제'를 통해 강희맹 선생이 중국에서 연꽃 씨를 시흥에 가져올 때 사신 행렬 등을 재연하고 있다.

앞서 올해 예정된 연성문화제에 시흥문화원 관련 예산 5000만원이 편성된 상태였다.

그러나 행사 예산이 추경을 통해 2억원이 증액된 2억5000만원으로 편성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부행사 계획조차 없이 예산이 증액된 것이다.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흥시의회는 최근 시흥문화원이 제안한 강희맹선생탄신6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한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원안 심의 의결했다. 문제는 행사 세부계획이 빠진 예산안임에도 시 집행부가 추경예산안에 포함해 의결을 요구하고, 시흥시의회 상임위와 예결위원회에서 아무런 문제 지적 없이 무려 400% 가까이 증액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심의 당시 상임위에서도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실한 예산안에 집행부인 시에 “이런 추경예산 안의 전례가 있느냐”는 질의가 있었지만, 해당 예산은 예결위까지 문제없이 통과됐다.

상임위와 예결위 모두 집권당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어서 가능한 결과였다.

실제 시 집행부가 제출안 예산안의 주요 행사 내용은 강희맹 선생 탄신 600주년 기념행사 5000만원, 학술세미나 5000만원, 전시회 5000만원, 기념행사 2000만원, 시민참여프로그램 2000만원으로 표기된 게 전부다.

심의에 참여했던 시의원 A 씨는 “시에서 예산안을 올리고, 다수당의 의원들이 예산안에 문제 제기가 없어 예산이 통과됐다”며 “이런 예산 편성은 처음본다”고 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해당 예산과 관련해 “시흥문화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는 제안이 있어 예산을 편성했다”이라고 했다.

/김신섭·김영래 기자yr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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