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쿠릴열도 인근에서 미사일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문 이후 일본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나온 무력시위다.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연안 인근에서 미사일 타격 훈련을 했다고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태평양함대는 300㎞ 지점에 있는 가상의 적 함대에 대응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수상함과 핵잠수함, 연안 미사일부대가 참여했다며 "모든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쿠릴열도를 둘러싼 러·일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열려 주목된다.

"정례 훈련"이라지만…민감한 시점
태평양함대는 이번 훈련이 정례 전투 훈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훈련 시점이 러·일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정례 훈련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훈련에 동원된 순양함 바랴그호는 앞서 푸틴 대통령이 시찰하며 군사훈련 계획을 보고받은 군함이기도 하다.

푸틴의 첫 쿠릴 방문…"영토 분쟁지 시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쿠릴열도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는 영토 분쟁지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를 찾아 수산물 가공공장과 병원, 학교 등을 둘러봤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이 지역을 국가 정상이 직접 찾은 것은 영유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일본의 강한 반발…"대러 제재 강화 검토"
푸틴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 이후 일본은 강하게 반발하며 대러시아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쿠릴열도 남부 4개 섬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으나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며 영유권을 주장해 온 오랜 분쟁 지역이다. 이번 미사일 훈련은 일본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강경한 태도를 드러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의 대립이 깊어진 러시아가 극동에서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쿠릴열도를 둘러싼 러·일의 신경전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 출처=Sputnik·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