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미라 역사, 1만년 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의 역사가 약 1만 년 전으로 무려 3000년 거슬러 올라갔다. 이런 사실은 미라 하면 떠오르는 이집트가 아닌,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확인됐다.

호주국립대학교 고고학자 샤오 춘 훙 연구원 연구팀은 16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 남부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미라의 연대가 1만 년 전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가장 오래된 미라는 칠레 친초로(약 7000년 전)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 문화를 상징하는 미라는 페루나 칠레 등 남미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유행했다. 연구팀은 이전부터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의 신석기시대 미라를 조사했는데,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나 단단한 결박, 유골에 남은 불탄 흔적 등 일련의 공통점에 주목했다.

중국 남부 등 아시아 지역에서 나온 완신세 유골은 웅크린 자세가 많고 불탄 흔적이 두개골 등 곳곳에 남아있다. <사진=PNAS 공식 홈페이지>

당시 사람들이 매장 전 망자에 어떤 처리를 했다고 생각한 연구팀은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완신세 전기~중기의 유골을 정밀 분석했다. 모두 무릎을 안고 웅크린 자세가 특징인데, 인도네시아 뉴기니섬 고지대 다니족이 현재도 행하는 미라화와 상당한 유사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중국 남부와 베트남 북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1개 지역의 서로 다른 유적에서 채취한 4000~1만2000년 전 유골 샘플 69개를 대조 분석했다. 섭씨 500℃ 고온에서 더 낮은 온도에 이르기까지 뼈의 구조 변화를 검출하는 X선 회절 및 적외선 분광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뼈 샘플 64개에서 열에 노출된 흔적이 파악됐다. 일부 뼈는 의도적으로 절단됐다. 퇴적된 그을음과 비교적 저온에서 가열해 생긴 변색도 관찰됐다.

다니족이 지금도 행하는 미라화는 뜨거운 연기를 이용한다. <사진=PNAS 공식 홈페이지>

샤오 춘 훙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시신에 뜨거운 연기를 쬐거나 말리는 의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이는 시신을 웅크린 자세로 묶고 몇 주~몇 개월 연기가 자욱한 약한 불 위에 매다는 다니족 풍습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대상이 된 시신은 뼈만 남았고 피부나 연부조직, 모발은 보존되지 않아 이집트 미라와 확연하게 다르다”며 “뜨거운 연기에 노출해 의도적으로 말린 점에서 미라가 확실하다. 이로써 미라의 기원은 1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망자의 내세를 믿은 고대 이집트인은 시신을 방부처리해 미라화했다. 파라오 등 고위급 인사들은 황금 관으로 그 겉면을 감쌌다. <사진=pixabay>

이 지역 미라는 이집트 미라와 달리 처리 후 밀봉하지 않았다.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고려해 밀봉 대신 훈증을 개발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고대 수렵채집민들이 어떻게 이런 방법을 알았는지 수수께끼다.

샤오 춘 홍 연구원은 “고대인들은 우연히, 혹은 어떤 의식의 과정에서 훈증을 개발했을 것”이라며 “이번 고고학적 발견은 독특한 미라화 전통이 동북아시아와 조몬 시대의 일본, 서오세아니아와 호주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 그보다 광범위한 수렵채집 사회 사이에서 유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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