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만난 문재인 "경기도 방향 바로 잡으면 대한민국 선도"(종합)
전직 대통령 최초 경기도청 깜짝 방문, 金과 40분 환담
경기북부특자도 등 김동연 지사 추진 정책에 관심
尹 정부와 다른 경기도 독자노선에 응원 메시지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가 방향을 바로 잡으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4일 경기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전한 말이다. 전직 대통령의 경기도청 예방은 1994년 민선 도지사 선출 이래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도청 1층 로비에서 직원들과 함께 문 전 대통령 부부를 직접 맞이했다. 김 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직원들은 ‘이니♡수기 환영해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으며,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담은 라벤다·올리브가지·카모마일로 꾸며진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도청 내 곳곳에 설치된 TV에서는 ‘사람을 잇다, 문재인과 경기도!’라는 자막이 띄워졌다.
문 전 대통령 부부의 도청 방문은 이번주 결정됐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 목적상 외부에는 비공개로 환영식을 준비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은 설명했다.
경기도청 5층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어진 환담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김 지사 외에도 경기도 행정1·2·경제부지사와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지금도 특자도(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하냐”고 물었고, 김 지사는 “그렇다. 저희가 할 건 다 준비했지만, 중앙정부가 주민투표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지금 윤석열 정부와 다르게,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이어 윤 정부와 다른 ‘독자적인 길’로 확대재정 추진, 기후변화 대응 정책 및 RE100 선언, 사회적경제 추진 등을 거론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경기도가 비중이 가장 크니까, 경기도가 방향을 바로 잡으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중앙정부가 다른 방향으로 갈 때, 경기도가 가야할 방향으로 선도하면 바람을 일으키고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또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등을 하다가 우리 지사님한테 뺏겼다고 하던데...”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동연 지사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하는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긍정평가 조사에서 올해 7~8월 두 달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사님께서 물론 열심히 하셨지만, 도청 공무원들이 함께 해주셔서 가능했을 것”이라며 “(김 지사가 1위를 하는데 도움을 준 경기도 공무원들이) 참 고맙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환담은 당초 예정됐던 20분을 넘어 40분가량 진행됐다.
꽃차는 DMZ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백목련 꽃봉오리(꽃말 ‘숭고한 정신’)를 채취한 ‘평화의 차’라는 의미를 담았다. 햅쌀은 비무장지대 대성동마을에서 올해 첫 수확한 것으로, 국내 최초의 남북교배종인 ‘평원(平願-평화를 바라는)벼’이다. 마지막 장단 백목(白目)은 해당 지역 일대가 민통선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재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토종콩으로,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심어주시길 희망하며 경기도가 마련한 ‘평화의 씨앗’이다. 선물의 의미를 설명 들은 문 전 대통령은 “콩 종자는 제가 재배해 보겠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청을 찾은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평화의 차, 평화의 벼, 평화의 씨앗’은 일종의 ‘평화 염원 3종세트’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김동연 지사는 환담을 마치고, 광교호수공원으로 이동해 한 시간가량 산책을 한 뒤 기념식장인 수원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황영민 (hym8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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