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카메라 고장…핵연료 잔해반출 또 중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터에 오염수 탱크가 가득 들어차 있다. 일본 도쿄전력 제공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원자로에 설치된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아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이 중단됐다.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 안쪽으로 밀어 넣은 낚싯대 형태 반출 장치 끝에 달린 카메라에 영상이 찍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카메라의 상태와 수리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 연기는 이번이 네번째이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22일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을 시작했으나, 장비 배치 순서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중단했다가 이달 10일 재개해 반출 장치가 처음으로 격납용기 격리 밸브를 통과했다.

핵연료 잔해 반출은 사고 원전 폐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지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작업은 당초 2021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장비 문제 등으로 이미 세 차례 연기돼 3년 정도 늦춰졌다.

이번에 채취하는 핵연료 잔해는 3g 미만이다. 도쿄전력은 핵연료 잔해를 반출하면 후쿠시마현 남쪽 이바라키현의 시설로 옮겨 성분을 분석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반출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880t 남짓한 핵연료 잔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잔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온도가 높아진 핵연료가 녹아서 떨어지는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로 발생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