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3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싱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저는 서른 중반을 맞이한 11년 차 간호사 입니다. 평소 사진 찍는걸 좋아하지만 집순이에 좀더 가까워 집 꾸미기를 좋아하며 제 일상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길 좋아해요.

저는 짧은 유부 생활을 뒤로하고 새롭게 싱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당시의 경험이 제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되었고 신혼집을 준비하고 가꾸면서 배운 점도 많았어요. 집 매매 과정이나 리모델링 계약 및 진행, 살림을 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아지트를 마련하는 데엔 저만의 공간을 위해 온 심혈을 기울였답니다.

그만큼 애정으로 시작한 집인만큼 에디터님에게 집들이 제안을 받고 굉장히 반가웠어요. 그래서 글쓰기를 하며 몇 달 안 된 곳이지만 집을 다시 한 번 가꾸고 들여다보며 앞으로는 또 어떻게 꾸며나갈지 또 한번 미리 그려보게 되었답니다.  앞으로의 기록도 기대해주세요.

저는 평소 "오늘의집"을 하루에 한번씩 들여다볼 정도로 좋아하는데요. 리모델링 또한 "오늘의집"에서 시공 업체를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추천한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싱글 라이프 에피소드의 서막을 열게 된 저의 아지트를 소개하겠습니다.

1. 도면

저의 새로운 거주지를 찾으며 중요시했던 건 예산에 맞는 건 당연하면서도 1인 가구로 넓지도 좁지도 않은 평수, 맥시멀리스트로 베란다 필수, 해가 잘 들거나 아님 바람이 잘 들거나, 어떠한 포인트라도 될 수 있는 뷰가 있었음 좋겠다...였습니다 !

하지만 17평의 리모델링 후기를 찾기는 생각보다 어려웠고 이 집의 경우 실평수 12평치곤 의외로 크게 공간이 빠졌는데 방 2개의 평수가 확연하게 차이 났기에 어느 방을 어떤 용도로 쓸지가 무척 고민이었습니다. 리모델링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또한 고민하는 시간이 꽤나 길었던 기억이 나네요.

복도와 맞닿은 방 2번은 생각보다 작았고 베란다와 맞닿은 방 1번은 생각보다 컸거든요. 또한 모든 공간에서 답답하지 않게 넓어 보이게 쓰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곳곳에 필요한 공간은 놓치지 않고 확보하며 인테리어 또한 포기하지 않게끔 저만의 에피소드를 담아낼 아지트를 만들고 싶어 노력했습니다.

2. 현관 Before

현관은 집을 들어서며 바로 마주하는 공간인데요. 소형 평수인 만큼 신발장은 높게 해서 최대한 신발과 잡동사니의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게 보통의 방식이었다면, 전 일부 수납은 포기하고 더 넓어 보이고 개방감 있게 반장으로 택했어요.

현관 After

공사를 다 끝내고 꾸며진 현관의 모습은 제 맘에 쏙 들었어요.

처음에 잠깐은 긴 상부장을 들였어야 했나 하며 아쉬웠던 순간이 아주 잠깐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집안에서 현관을 바라볼 때 개방감 있게 탁 트인 모습에 그냥 속이 시원하더라구요.

반장으로 깔끔하게 꾸며 신발장 위, 혹은 현관문에 그때그때 계절과 기분에 맞게 소품을 교체하며 꾸며갈 날들이 기대되는 중입니다.

3. 거실 Before

이런저런 고민 끝에 전 과감히 주방과 방 1번이 연결되는 미닫이 문을 없애고 아치를 만들어 개방감 있게 확장하며 거실 겸 휴식, 식사 등의 다용도 목적과 함께 주방에서부터 이어지게끔 라인을 잡았어요.

붙박이장을 설치해 옷과 여러 짐을 보관할 공간까지 만들자 생각했습니다. 결국 전 방 2개에서 방 1개로 좁히며 원룸식의 개방형을 택한 셈이죠..!

보시다시피 베란다를 정면에 두고 좌측은 외벽과 맞닿은 곳, 우측은 복도식이다 보니 옆집과 맞닿은 곳이며 설계 상 TV가 늘 위치한 곳인데요.

기존의 TV와 인터넷 설치 공간에 붙박이장이 위치하게 되면서 전선, 콘센트들이 모두 반대쪽으로 빠지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도 고민과 나름의 어려움이 많았었어요.

우선, 기존의 미닫이문을 없애고 아치를 만들어 공간을 넓혀줍니다. 그리고 TV와 생활에 필요한 콘센트, 랜선 위치를 전부 반대로 옮겨주었어요. 가벽을 세우며 반대쪽에서 천장을 타고 넘어와 전부 옮겨주었는데요.

그러면서 동시에 반대쪽 벽면은 기존에 있던 전선과 랜선을 정리해줬어야 했어요. 왜냐면 이 자리에 붙박이장이 들어올거라서...!

초반에 공사 마무리 단계에선 선을 옮기면서 크게 문제 될 것들은 없어 보였는데 방 1번의 기존 전등 스위치가 2개였다면 업체에서 베란다 등과 거실등 모든 것을 합쳐 총 3개로 나누어 주려다 보니 전선이 뒤늦게 튀어나오고 길어졌단 사실...! ㅎㅎㅎ

또한 랜선도 밖으로 빼서 끌어당기다 보니 나중에 인터넷 설치할 때 문제되면 어떡하나 싶은 마음에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야 가장 크게 마음 졸이며 지냈던 며칠인 것 같아요.

기존에 쓰던 에어컨과 티비 또한 잘 설치되며 인터넷 설치도 무사히 마무리하여 걱정했던 부분들은 순식간에 날려 보냈답니다. 사실 공사하면서도, 가벽 세우고 배선 옮기면서도, 붙박이장과 함께 인터넷 TV 에어컨 설치 하면서도, 원래의 자리가 있는 법인데 그걸 괜히 거슬렀나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컸는데요.

아직 3개월 정도밖에 살지 않아 지금도 종종 걱정스러울 때가 있지만 적응해 나가며 오히려 이런 방법도 있다! 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거실 After

눈 뜨고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밥 먹고 TV 보고 집안일하고 하늘 바라보며 휴식 취하고 등등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곳은 처음엔 휑하리만큼 아무것도 없었는데요. 기존에 쓰던 테이블과 의자를 두고 불편하게 지내다가

큰맘 먹고 마련한 소파는 혼자 사는 집엔 조금 컸을지언정 이리저리 배치 바꾸며 집 꾸미기를 좋아하는 저에겐 딱인 모듈 소파였습니다.

TV로 보는 화면들이 지루할 땐 소파나 거실 한 켠 선반에 빔프로젝트를 걸쳐두고 붙박이장에 화면을 비춰주면 나름의 감성적인 화면이 완성 되는데요.

붙박이장을 최대한 무광으로 깔끔하게 한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전체적인 거실의 모습입니다.

한 켠엔 모듈 선반을 두어 간단한 아이템, 오브제를 두었어요.

4. 베란다

마지막으로 창틀 너머 베란다엔 좌측으론 세탁기, 우측으론 건조기와 선반이 놓여 청소 도구가 있는데요.

양측으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둔 대신 베란다 천장에 빨래 건조대는 설치하지 않았어요.

대신 필요 시 건조기 외에 건조대가 필요한 빨래들은 빨래 건조대를 펼쳐두고 사용합니다. 건조기 옆 빈 공간에는 이케아 선반을 두어 사소한 짐 정리를 함께 해두고 있어요. 구축 아파트다 보니 베란다 공간이 넓게 빠져 만족스럽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5. 주방 Before

잠시나마 겪어본 유부 생활에서 느낀 저는 생각보다 주방을 더 좋아했고 관심 있게 지낸 편이었어요. 살림하다보니 상하부장의 높낮이, 구석구석 서랍의 쓰임새, 좁고 낮은 싱크대 등등 이것저것 제 몸에 맞지 않는 생활 구조를 많이 깨달았어요. 그래서 새 주방은 좀 더 저에게 맞추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상부장을 없애고 싶었지만 그러면 수납공간이 정말 너무나 적어지기에 수납은 유지하되 좀 더 시원하게 트여 보이게끔 높이를 올려줬어요. 3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선 좀 높은 감이 없잖아 있기도 하지만 시야가 트여 만족합니다. 높은 위치엔 의자 밟고 올라가면 되니깐요..! ㅎㅎㅎ

주방 After

상부장을 높이 있게 띄우며 넓은 600각의 아이보리 타일로 밝게 주방을 맞춰주고 나름의 로망이었던 사각 싱크볼을 설치해 깊이감 넓이감 모두 확보했어요.

화이트 인덕션 또한 제가 그리던 주방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줬습니다.

또한 주방 상하부장은 위아래 선을 맞춰 최대한 균형감 있게끔 보이게 했어요.

최대한 주방을 깔끔하게 유지하고자 하지만 필요한 물품이 소량은 밖으로 나와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다이소에서 구매한 재점착식 후크는 제 살림에 최애템입니다. 투명하여 어느 곳에 부착해도 티가 덜나며 보기에도 깔끔하고 생각보다 견고하고 좋아 여기저기 정리정돈에도 용이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덕션 아래로는 전자레인지를 수납하여 필요 시에 열고 사용하구요. 그 옆자리로 문을 열면 밥솥을 비치해 슬라이딩 수납으로 만들어뒀어요.

상하부장의 내부는 여느 집과는 조금 다른 구조이지만 나름의 기능을 맞춰놓은 터라 잘 자리 잡고 살아가는 중이에요. 최대한 주방을 깔끔하게 쓰려고 노력하는 중인데요. 아직도 내부 서랍들은 뒤죽박죽이지만 나름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어요.

주방 싱크 맞은편의 공간엔 높이가 낮은 그릇장을 구매해 설치 했습니다. 그릇장엔 오로지 그릇만 두며 이외 생필품과 물품들을 주방 상하부장에 비치해 두고 있습니다.

현관에서 이어지는 주방은 여느 소형 평수의 주방과 다를 게 없지만 최대한 위아래 시야를 트이게 해주어 현관까지 제가 원하는 개방감을 확보 했어요.

주방의 싱크와 맞은편의 그릇장 사이 공간이 생각보다 넓어 불편함 없이 사용 중입니다.

6. 침실 Before

이 평수와 구조의 거주자들은 대부분 방 2번을 다용도 혹은 옷방으로 사용하고 방 1번을 침실 겸 식사, 휴식 등으로 사용하였어요. 기존 거주자처럼 실 거주자가 2-3명이 되지 않는 이상은요. 그치만 전 혼자 생활하는 공간이었고 침실은 침실대로 분리하면서 필요한 생활 공간은 곳곳에 마련해두고 싶었어요.

그래서 현관에서 바로 들어오면 마주하는 방을 침실로 만들었습니다. 복도식이다 보니 복도와 마주하는 방이어서 고민이 되었지만 저희 집이 끝 집이고 왔다 갔다 할 사람이 적었기에 과감하게 침실로 선택했어요.

복도식이다 보니 기존의 방 2번 새시는 외부에서 못 들어오게 방범창으로 되어있었는데요. 인테리어 업체에서 끝집이고 누가 크게 드나들 위험도 적으며 외부에서 못 열게끔 내부에서만 열 수 있게 잠금이 되는 새시로 바꿔보면 어떻겠냐고 했어요.

처음에 잠시 고민했지만 기존 거주자가 복도 중간에 간이문을 설치한 것도 있고 해서 과감하게 방 2번의 방범창을 없애며 새시를 새로 했습니다. 잠시 새시가 떼어졌을 때인데, 이 집이 하늘 맛집이란 걸 이날 처음 알게 됐어요.

새시를 깔끔하게 교체해주고 화이트 우드 블라인드까지 설치해주니 블라인드 너머로 오가는 빛도 예뻤고 우드 블라인드 특유의 분위기와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침실 After

침실은 공간이 작은 만큼 온전히 침대와 화장대 서랍만으로 최소한의 가구만 두어 사용 중이에요.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는 싱글 사이즈로 새롭게 구매하고 함께 두는 화장대 겸 서랍은 기존에 사용하던 이케아 제품을 그대로 가져왔답니다. 화이트가 너무 조화롭지 않나? 잠깐 걱정 했지만, 나름대로의 분위기를 맞춰가고 있어 만족스러웠어요.

침대 프레임도 고민이 참 많았는데요. 방 크기가 작다 보니 슈퍼싱글 침대 하나와 화장대 하나로 꽉 차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침대 프레임을 둬야 그나마 활용을 잘 할까 하다가 구조를 잘 바꾸는 저에게 분리된 우드 프레임은 무게감 있어 한번 옮기긴 어려워도 작정하고 옮기려면 나름 수월하게 옮겨지고 또 침대 자체의 무게감을 잃지 않으며 묵직하게 자리 잡아줘서 너무나 좋았어요.

싱글 프레임에 맞게 새로 구매한 침구류 또한 갬성(?) 분위기도 넘쳤고 재질 자체도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아서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7. 욕실 Before

욕실 After

기존에 전 욕조가 없는 욕실 생활을 해왔었는데 살다 보니 욕조가 그리울 때가 꽤나 있더라구요. 욕조가 없는 만큼 자리도 넓어 보이고 샤워 공간이 쾌적하겠지만 욕조 안으로 들어가 샤워해도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았어요. 또한 흔히 느끼는 호텔 욕실의 느낌을 내고도 싶었구요.

욕실도 600각의 타일을 동일하게 넣어 넓게 보이되 주방보다는 한톤 다운된 베이지 컬러를 넣었습니다. 욕실장은 거울이 비치된 플랩장을 넣어 넓어 보이면서 필요한 수납은 확보해주었어요.

이런저런 래퍼런스들을 보면서 욕실에서의 로망이었던 매립 선반을 한 켠에 꼭 하고 싶었는데요. 처음엔 아파트 구조 상 매립이 안될 수도 있다 했는데 선물처럼 만들어주셔서 너무나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깔끔의 정석으로 마무리 된 욕실은 방문한 손님들마다 칭찬이 자자한 공간 중 한 곳이에요. 이렇게 깔끔하다 보니 저도 자연스레 청소를 신경 쓰게 되더라구요.

1인 가구에 아주 적합한 욕실 사이즈와 구조였습니다. 욕조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추천해요. 매립 선반도 하실 수 있다면 리모델링 시 꼭 꼭 하길 추천 드립니다.

마치며

자신 있게 시작한 싱글 라이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앞으로의 변화가 스스로도 무척이나 기대되는데요. 집들이 글을 작성하면서도 지난 4개월간 적응하며 살기 바빠 집안 구석구석을 애정 담아 남겨둔 게 생각보다 없더라구요.

인스타그램, 블로그뿐만 아니라 오늘의집에도 이번 기회에 앞으로 변화하는 저의 새 아지트를 구석구석 잘 남겨볼까 해요. 앞으로는 저의 소소한 여러 취미 생활도 함께 남겨볼까 합니다 ! 여기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저의 집 소개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제 2의 인생 시작을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