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생후 10주’ 오리 털 쥐어뜯기…“15억마리 죽이고 만든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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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패션'(동물을 학대해서 얻은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옷과 잡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패션 업계 내부에서 새 깃털을 사용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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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패션’(동물을 학대해서 얻은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옷과 잡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패션 업계 내부에서 새 깃털을 사용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9월3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패션계의 깃털 사용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영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행보를 전했다. 매카트니는 이날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열린 ‘2025 봄여름’ 패션쇼를 마친 뒤 “패션 산업에서는 해마다 15억 마리의 새가 깃털 때문에 죽고 있다”며 동물 학대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매카트니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깃털 장식이나 다운(새의 목부터 가슴, 겨드랑이에 난 부드러운 솜털) 재킷을 볼 때, (옷 때문에) 새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 문제를 패션계에 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매카트니는 패션계가 깃털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지난해 국제동물권단체인 피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와 함께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앞으로 깃털을 쓰지 않겠다’는 서약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그해 가을겨울 패션쇼에서는 갈대가 원료인 ‘바이오퍼프’라는 소재로 깃털을 대신하기도 했다.
매카트니와 피타가 깃털 사용 중단 캠페인을 벌이는 배경에는 비윤리적인 생산 과정이 있다. 피타는 다운 재킷에 들어가는 깃털 채취 과정이 거위와 오리에게 상당한 고통과 괴로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거위와 오리들은 다리가 묶인 채 깃털을 뽑히는데, 종종 깃털이 세게 뽑혀 피부가 찢어지면서 피가 나기도 한다. 상처는 아물지만 이들은 이 같은 고통을 진통제 하나 없이 죽을 때까지 견뎌야 한다. 털 뽑기는 생후 10주 때 시작돼 6주마다 반복된다. 유럽연합(EU)은 살아 있는 오리와 거위의 털을 뽑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타조와 칠면조, 공작새 등도 패션 산업에 의해 희생되는 대표적인 새들이다. 가디언은 패션 산업으로 해마다 100만 마리의 타조가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패션계 안에서도 ‘깃털 퇴출’에 호응하는 움직임이 점차 늘고 있다. 미국의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은 15일 6년 만에 여는 패션쇼에서 인조 깃털만 선보일 방침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그간 패션쇼에 서는 모델들에게 깃털 장식의 날개 같은 화려한 코스튬을 입히는 것으로 이목을 끌어왔다.
피타는 빅토리아 시크릿이 패션쇼를 한 번 열 때마다 닭과 꿩, 타조 등의 깃털 62만개를 사용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레이시 라이먼 피타 부회장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상징적인 쇼가 잔인하고 낡은 깃털을 버리고, 새가 죽지 않은 눈부신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현대적인 가치를 반영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윤리적 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 패션위크’도 앞으로 패션쇼를 선보이는 모든 디자이너에게 깃털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올해 초 선언한 바 있다. 코펜하겐 패션위크 쪽은 “새 없이 비행기만 떠 있는 하늘, 새들의 노래 없는 나무는 결코 사람의 마음을 떠오르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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