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은 아침의 나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스토리 대호평,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검은사막 신규 대륙 ‘아침의 나라’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검은사막은 아침의 나라 전과 후로 나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죠.

조선을 잘 살린 복색이나 건물, 자연 등도 이제껏 다른 게임에서는 본 적 없는 비주얼이기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유저들이 아침의 나라를 가장 크게 호평하는 부분은 우리 게임으로는 드물게도 스토리에 있습니다.

아름답게 재구성한 우리 이야기

아침의 나라의 메인 스토리는 무당령전, 구미호전, 손각시전, 금돼지왕전, 두억시니전, 죽엽군전, 그슨새전, 창귀전 8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 이야기는 우리나라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죠.

손각시전은 도덕산 설화를 구미호전은 제주 진국태, 여우누이전을, 죽엽군전은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만파식적, 경문왕, 미추왕죽엽군 설화를 모티브로 하는 등 각 챕터마다 여러 설화가 이용되었습니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8개의 챕터

그렇다고 설화를 그대로 차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설화를 잘 버무려 좋은 이야기로 재탄생 시켰죠. 각기 다른 스토리를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녹여내는 것이 그리 녹녹한 일을 아닐텐데 각각의 이야기가 아침의 나라라는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장대한 스토리로 훌륭하게 완성되었습니다.

게임에 좋은 서사가 부여되다 보니 등장하는 적은 그저 악의 화신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닌 입체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즉 가여움에 보스전이 망설여 진다는 유저의 댓글이 나올 정도로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죠.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가 그저 게임 속 NPC가 아닌 이야기 속 등장인물로 생명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 이야기의 힘

설화를 모티브로 스토리가 이어지다 보니 우리 설화 특유의 서글픔과 한의 정서가 게임 스토리에 녹아 있는데다 아침의 나라의 스토리로 재 가공되는 과정에서 더 슬프게 각색되며 울림을 더합니다.

무당령전에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 별주부전과 함께 구렁덩덩신선비, 바리공주(바리데기) 설화를 차용했는데 바리공주 설화의 바리가 구렁덩덩신선비 설화 속 허물을 태운 구렁이라는 설정으로 실제 설화보다 더 비극적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이는 다른 게임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경험이죠. 아마도 우리나라 옛 이야기에 켜켜이 쌓여 있는 특유의 서글픔이 이야기로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이부분이 아침의 나라가 유저에게 호평을 받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이야기를 짜임새 있고 재미있게 구성해 스토리를 찬찬히 따라가는 유저에게 감동적이고 강렬한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죠.

바보 온달이 중요 NPC로 등장합니다

아직은 콘솔버전 아침의 나라는 출시 전이지만, 콘솔 버전의 아침의 나라가 업데이트되고 본격적으로 해외에 소개가 된다면 우리 드라마, 영화가 세계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내었듯 아침의 나라 역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감동적이고 슬픈 이야기이지만 어딘지 다른, 낯설지만 익숙한 감정이 조선이라는 비주얼적 호기심과 더해져 해외 유저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엽군전에 등장하는 죽엽군장

우리 게임을 통해 이런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이제껏 드문 일인 것임엔 분명합니다. 물론 모든 국산 게임이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특수한 힘을 가진 기억을 잃은 주인공,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는 잔인하고 악한 적으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비슷한 스토리에 비슷한 연출 일색이었습니다.

감정을 건드리거나 치밀한 밀도의 이야기를 가진 국산 게임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리세마라나 어떤 아이템을 얻어야 하는지 만 화제가 될 뿐이죠.

아침의 나라는 아이템에 관한 이야기나 성장 방법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스토리에 대한 물음이나 소회 역시 많습니다. 모티브가 된 설화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입니다.

물론 검은사막도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검은사막의 캐릭터도 기억을 잃은 특수 능력자로 설정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침의 나라가 보여주는 스토리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뻔한 클리셰로 쉽게 가는 것이 아닌 스토리에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검은사막이 아침의 나라처럼 좋은 이야기를 가진 콘텐츠를 계속 이어가 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아직 아침의 나라에 당도하지 못했다면 메인 스토리만은 꼭 하나하나 찬찬히 즐겨 보시 길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