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MBK, 공개매수가 상향…최윤범에게 남은 시간은 ‘5일’

허인회 기자 2024. 9. 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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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26일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13.6% 올려 75만원으로 변경한다는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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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변경…기존보다 13.6%↑
최 회장, 추가 실탄 확보 급선무…대항 공개매수 발표 임박?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투입 비용은 최대 2조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로 방어할 수 있느냐다. 휴일을 제외하면 공개매수에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5영업일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항 공개매수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최 회장이 반격 카드를 꺼내들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6일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13.6% 올려 75만원으로 변경한다는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다. 전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종가는 각각 70만4000원, 2만2750원이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인상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은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67만2000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매수가 조정으로 인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또 뛰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71만9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영풍정밀은 전날보다 8.79% 오른 2만4750원을 나타내고 있다.

MBK는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최소 7%에서 최대 14.6%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공개매수가가 올라가면서 투입되는 대금 또한 기존 최대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늘어났다.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현재까지 최대 공개매수 규모인 오스템임플란트의 2조원 기록을 넘어선다. 늘어난 공개매수 자금은 영풍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지난 25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30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윤범, 모습 드러내고 반격 카드 공개?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가 상향 조정을 결정한 것은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을 더욱 높이고자 하는 의도다. 공개매수 시작 이후 주가가 기존 공개매수 가격(66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향 조정을 결정한 이날은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공개매수 종료 시점은 영업일 기준 내달 4일이다. 가격 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최윤범 회장이 대항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휴일을 제외하면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 등 대응할 시간은 이날을 포함해 5거래일 뿐이다. 재계에선 최 회장이 조만간 반격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이 자본시장에서 차입 거래로 자금을 조달하는 건 23년 만이다.

시장에선 최 회장의 '백기사'도 곧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사업관계에 있는 국내외 기업들은 물론 기관들을 두루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또 다른 사모펀드의 등장도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공개매수 가격 상향으로 최 회장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당초 시장에선 최 회장이 확보해야 할 자금을 최소 1조원대로 추산해왔다.

대항 공개매수 발표 시점에 맞춰 최 회장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 당시 "최 회장이 적당한 시기에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선 최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항 공개매수 방법과 함께 경영권 방어 전략을 공개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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