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코스닥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봅니다.

휴양 플랫폼 기업 아난티는 풍부한 현금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 대규모 분양 종료 이후 실적 공백과 금융비용,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등 영향에 저평가가 지속되는 국면이다. 사업 확장 성과 창출, 사법 리스크 해소, 남북 경협 본격화 등이 리레이팅 요소로 꼽힌다.
유형자산만 1.39조 …금융비용 증가
1987년 설립된 아난티는 2004년 최대주주 변경 이후 골프·리조트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아난티 남해(2006년)를 시작으로 아난티 코드(2016년), 아난티 코브(2017년), 아난티 앳 강남(2022년), 빌라쥬 드 아난티(2023년) 등 하이엔드 레저 시장을 구축했다.
현재는 분양 중심에서 운영 기반 플랫폼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 중이다. 회사는 상표권 55건 등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문화·예술·미식이 융합된 복합 리조트 모델을 확장시키고 있다. 국내외 관광 시장 회복세와 프리미엄 리조트 수요 증가에 발맞춰 체질 개선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기업가치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난티의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869억원이다.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7264억원으로, 시총이 장부상 순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2배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는 더 크다. 아난티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1조6103억원이다. 이중 건물·토지 등 유형자산이 1조3911억원으로 86%를 차지한다. 단순 비교 시 현재 시총은 보유 부동산 가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다. 아난티는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531억원, 기타 유동금융자산 1461억원 등 2000억원 수준의 현금 동원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총 대비 29% 수준이다.
문제는 실적이다. 아난티의 사업 구조는 리조트 개발·분양과 운영으로 구분된다. 분양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실적이 급증하지만, 분양 완료 이후에는 운영 매출 중심으로 전환되며 수익성이 둔화되는 구조다.
현재는 이 같은 '분양→운영' 전환 구간에 있다. 플랫폼 운영 매출은 2023년 1837억원에서 지난해 2166억원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분양 매출 공백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부족하다. 지난해 아난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581억원으로 전년(2852억원) 대비 감소했다. '빌라쥬 드 아난티' 분양 효과가 반영됐던 2023년(8972억원)과 비교하면 외형 축소가 뚜렷하다.
차입 부담도 존재한다.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380억원을 기록했다. 833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부채비율은 121.7%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고금리 환경 속 이자 비용이 실적 회복을 제약하는 구조다.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5584억원 수준이며 연간 300억원대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빌라쥬 드 아난티' 등 프로젝트 준공 이후 이자비용이 회계 기준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제6회차 전환사채(CB) 전환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도 반영됐다.
아난티 관계자는 "금융비용은 차입금 이자와 일부 회계상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반영돼 장부상 숫자로 나타나는 손실"이라며 "회사의 현금흐름이나 실제 채무 부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사법 리스크·대북 변수…플랫폼 확장 추진

외부 변수도 존재한다. 지난달 21일 이만규 아난티 대표와 이홍규 아난티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들은 2015~2016년 지출 증빙이 어려운 비용을 선급금으로 처리해 재무제표를 왜곡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아난티 측은 해당 사안은 이미 2019년 증권선물위원회 제재로 이행이 완료된 사안이며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1심 재판부 역시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검찰 항소로 이달 28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어 최종 판단 전까지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북 변수도 변동성을 키운다. 아난티는 금강산 리조트 보유 이력으로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분류된다. 과거 정상회담 국면에서는 대북사업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최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등 대외 행보와 맞물려 북미 관계가 개선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사업 재개로 이어지지 않는 한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아난티는 플랫폼 확장을 통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청평 '레이크 드 아난티 코드', 제주 묘산봉 프로젝트 등이 본격화될 경우 선수금 유입과 함께 차입금 축소 및 금융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이터널저니 온라인몰' 등 오프라인 중심 구조를 온라인으로 확장해 비수기 매출을 보완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리레이팅 조건이 명확하다는 평가다. 신규 분양 및 운영 수익 확대, 금융비용 부담 완화, 대북사업 가시화, 사법 리스크 해소 등이 반등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난티 관계자는 "묘산봉 프로젝트 및 아난티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문화, 예술, 미식)를 강화하여 멤버십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단순한 분양 수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리레이팅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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