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설’ 부인한 앤서니 김 “1000만 달러 받고 은퇴? 사실 아니다” … 인터뷰서 ‘고통의 시간’ 토로

김경호 기자 2024. 4. 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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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김이 자신의 ‘먹튀설’을 부인하고 부상과 수술로 PGA 투어를 떠났던 사연과 최근의 삶을 공개했다. 앤서니 김이 지난달 사우디에서 열린 LIV골프 제다에서 12년 만의 프로골프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게티이미지



“1000만 달러를 받고 그냥 놀기로 마음먹었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LIV골프를 통해 12년 만에 프로선수로 돌아온 앤서니 김(39·미국)이 자신은 절대 ‘먹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 골프위크, 골프 채널 등 미국 골프전문 매체들은 3일 앤서니 김이 LIV 전속 유명해설가 데이비드 페허티와 인터뷰를 통해 그가 필드를 떠났던 이유와 복귀 동기, 그리고 좌절과 고통을 겪은 수년 동안의 삶을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뒤 2012년 시즌을 끝으로 잠적했던 앤서니 김은 인터뷰에서 “몸을 망가뜨린 수차례 수술을 포함한 여러 이유로 골프를 떠나게 됐고, 그로 인해 인생의 밑바닥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한 동안은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TV를 보거나 폭식을 하고,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오랫동안 도움이 필요했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정신적 고통이 있었고, 약 1년반 전부터 내 삶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그러던 때에 LIV골프 수장 그레그 노먼(호주)의 전화를 받고 불과 3개월 전부터 다시 골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PGA 투어를 떠나기 전 마지막 2년 동안 두 차례 톱10에 그친 그는 그 무렵 왼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았고 그후 손과 어깨, 척추계통의 수술을 받으며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스타로 큰 인기를 모았던 앤서니 김이 돌연 잠적 이후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으면서 그가 보험사로부터 1000만~20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받고 영영 은퇴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정설처럼 퍼졌다.

“사람들이 내가 그 돈을 받고 달아나 그냥 놀고먹기로 했다고 말하는 걸 안다”는 그는 “그러나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난 많고 많은 수술을 몇년에 걸쳐 받았고, 여전히 내 몸은 전과 같지 않다”고 ‘먹튀설’을 부인했다.

PGA투어로 복귀하는 길도 생각했지만 LIV골프를 선택했다는 그는 최근 2개 대회를 통해 11만 달러(약 1억 4000만원)를 벌어들였다. 복귀전인 LIV골프 제다(사우디)에서 합계 16오버파로 최하위에 그쳤던 그는 이어진 LIV골프 홍콩에서는 마지막날 5언더파를 치는 선전으로 필 미컬슨, 제이슨 코크랙(이상 미국) 등을 제치고 54명중 50위를 차지해 가능성을 보였다.

처가 식구들과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댈러스에서 오클라호마로 이사했다는 앤서니 김은 부인 에밀리와의 사이에 2년전 얻은 딸 벨라가 선수복귀를 결심하게 한 큰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가정을 꾸린 것 외에 그는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98%를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나쁜 사람들, 사기꾼들이었다. 그들은 나를 갈취하고 다른 방식으로 이용했다”면서 “사람들은 24, 25살 심지어 30살이 돼도 지붕 밑에 살고 있는 뱀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한 뒤 본색을 드러낸 이들을 비유한 것이다.

앤서니 김은 “다시 예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느 때보다 성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던 시기인 내 첫 경력에 연연하지 않겠다. 그건 실수였고, 그래서 깊은 수렁에 빠졌다”며 “이번에는 주위의 좋은 사람들로부터 큰 도움을 얻고 있다는 게 다르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이번주 LIV골프 시즌 5차전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장에서도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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