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렌즈로 근시 치료? “진행 속도 50% 늦췄다”

근시 진행이 빠른 동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소아 근시를 완화하는 소프트콘택트 렌즈의 효과를 확인한 임상 시험 결과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일본 이타미 센트럴 안과 니노미야 사유리 박사는 이달 12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근시 관리 심포지엄(APMMS)'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APMMS는 근시 관련 최신 연구 결과와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근시 관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심포지엄이다. 소아근시 관리 전문 기업 쿠퍼비전 코리아가 매년 개최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실내 활동 위주의 생활 환경 변화로 소아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고 그 진행 속도도 빨라지는 가운데, 조기 진단과 장기적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심포지엄의 목적이다.
올해 심포지엄에는 온·오프라인으로 80여 명의 안과 전문의가 참석했으며, 좌장을 맡은 임현택 바른눈서울안과 원장을 비롯해 니노미야 박사·이안 플릿크로프트 박사(아일랜드)·마리아 리우 박사(미국) 등 해외 연자가 참여해 지역 간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소아 근시 진행 속도 빠른 일본 어린이 대상 임상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니노미야 박사의 '마이사이트 원데이' 일본 임상 시험 데이터 발표였다. 마이사이트 원데이는 쿠퍼비전의 콘택트 렌즈로, 소아의 근시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교정하는 효과를 입증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최초로 획득했다.
니노미야 박사는 "기존의 임상 결과는 여러 인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소아 근시 진행 속도는 동아시아 어린이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임상 시험이 필요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일본 임상은 8~12세 일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험군 30명은 24개월간 쿠퍼비전 마이사이트 원데이를 착용했고, 대조군 30명은 같은 기간 일반 단초점 렌즈를 착용했다. 양 집단의 평균 나이와 근시 정도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24개월간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시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근시가 약 50% 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축장 길이(눈의 앞쪽 각막부터 뒤쪽 망막까지의 거리)도 대조군이 평균 0.61mm 증가하는 동안 시험군은 평균 0.33mm 증가했다. 안축장 길이가 길어질수록 초점이 망막 앞에 맺혀 근시가 발생하는데, 마이사이트 원데이를 착용했을 때 안축장 길이가 대조군에 비해 46% 덜 늘어난 것이다.
니노미야 박사는 "다인종 임상을 진행했을 때보다, 일본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을 때 근시 억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한국과 일본의 근시 진행 양상과 생활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임상 결과가 한국 의료진들에게도 유의미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아 근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렌즈 착용 습관이다.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보호자가 충분한 교육을 받고 매일 처방대로 렌즈 착용을 이어가는 패턴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렌즈 자체만큼 관리·교육 중요"
이러한 맥락에서 쿠퍼비전 코리아는 최근 환자 지원체계인 '마이사이트 원데이 링크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이해하고 참여해야 하는 소아 근시의 질환 특성상 보호자가 렌즈 착용과 관리 방법을 제대로 교육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환자가 안과를 방문하기 전부터 소아 근시 정보를 제공해 이해를 돕는다. 또 착용·관리 방법을 단계별로 전달하는 한편 일정 주기별로 착용 및 순응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리마인더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현주 쿠퍼비전 코리아 대표이사는 "장기적인 소아 근시 관리는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질환을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이러한 치료 여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관리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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