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월간 판매가 3개월 연속 100만대가 넘으면서 현지 주요 도시의 전기차 충전소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남부에 위치한 선전의 경우 일부 상업·숙박 시설 내 전기차 충전소 유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충전소 수가 늘어나는 만큼 전기차 충전 방해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도 눈에 띈다.
중국 선전 동부에 위치한 한 유명 호텔에는 테슬라, 포르쉐, 지커, 니오(NIO), BP 등이 운영하는 전기차 급속충전소들이 지상 주차장 내 한꺼번에 위치해있다. 테슬라는 이곳에 9기의 최대 250㎾ 출력의 슈퍼차저를 운영하고 있으며 포르쉐는 ‘공공 충전소(Public Charging)’이라는 명칭으로 충전기 2기를 구축했다. 10월 한 달간 전년 대비 92% 증가한 2만5049대 판매 실적을 중국에 세운 지커는 ‘파워 EV 충전소’라는 이름으로 6기의 충전기를 세웠다. 니오는 3분만에 차체 하부에 있는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교환형 충전소를 구축했다.
이곳에 가장 넓은 규모의 충전소를 구축한 곳은 영국 최대 에너지기업 BP다. BP는 약 20대 이상의 전기차들이 급속충전을 할 수 있는 양팔형 급속충전기를 설치했다. 하나의 장소에서 약 30대 규모의 전기차들이 급속충전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선전 호텔 내에 위치한 테슬라 슈퍼차저/사진=조재환 기자

선전시내 유명 호텔 지상 주차장에 5개 브랜드 이상이 30여개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한 배경엔 늘어나는 중국 전기차 판매량과 연관깊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 10월 중국 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84만2000대로 전년 대비 30.4% 증가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을 합한 의미의 ‘신에너지차량(NEV)’ 판매량은 143만대로 3개월 연속 100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다. 중국 BYD의 경우 10월 41만4278대가 판매돼 중국 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충전소가 점차 늘어나자 전기차 충전방해행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표지판들도 눈에 띈다. BP 전기차 충전소에는 “충전소 공간을 점유할 경우 위반한 차량을 차량을 별도로 잠글 것이다”고 경고했고 지커 전기차 충전소는 “30분 이상 전기차 충전소를 차지하면 분당 1위안(약 193원)의 점거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포르쉐도 별도 안내 팻말을 통해 “포르쉐 이외 차량이 주차 공간을 차지하면 차량이 잠길 위험이 있다”는 의미의 경고성 문구를 안내 간판에 새겼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차 충전방해 행위 적발시 지자체 과태료(최대 10만원)가 부과될 수 있지만 별도의 강제 잠금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수의 전기차 브랜드나 충전기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충전소를 구축한 곳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이다. 이곳엔 테슬라 슈퍼차저, 메르세데스-벤츠 미(ME) 차저, 이브이시스(EVSIS) 충전기들이 자리잡았다. 최근 벤츠코리아에서 내년 1월 1일부로 잠실 롯데월드몰 내 충전기를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충전소 구축에 대한 업계간의 새로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중국 선전=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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