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휴학 승인’ 한 발 물러섰지만…의대생 복귀 가능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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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 복귀를 조건으로 '휴학 승인'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탄력적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6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해 조건부 휴학을 승인할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대책에도 미복귀한 의대생들에게는 내년 2월 말께 학칙에 따라 유급·제적 조처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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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 복귀를 조건으로 ‘휴학 승인’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탄력적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대신 ‘동맹 휴학 불허’라는 원칙은 유지해 체면을 세우고, 미복귀 시 유급·제적이라는 ‘채찍’도 제시했다. 하지만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탄력적 학사운영 어려워”
6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해 조건부 휴학을 승인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개별 상담을 통해 학생의 휴학 의사를 다시 확인하고, 기존에 제출한 휴학원의 사유 정정과 증빙자료 검토 등을 통해 동맹 휴학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소명받아야 한다. 특히 ‘2025학년도 복귀’를 약속해야 최종적으로 휴학이 승인된다. 이러한 대책에도 미복귀한 의대생들에게는 내년 2월 말께 학칙에 따라 유급·제적 조처를 내린다.
교육부의 태도 변화는 그동안 고수한 ‘탄력적 학사운영’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탄력적) 학사운영이 어렵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16주간 오전·오후로 1·2학기 수업을 진행하면 연간 수업 일수 30주를 채울 수 있다는 주장이 불가능함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의사 3천여명 양성에 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 내년도 증원된 신입생과 복학생이 한데 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는 의사 인력 양성 공백 대책으로 의대 교육과정을 현행 6년 과정(예과 2년, 본과 4년)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학과 교육과정 단축·탄력 운영 방안을 협의해 마련하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의사 국가시험과 전공의 선발 시기도 유연하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5학년도 신입생에게는 수강 신청과 분반 우선권을 부여하고, 집단행동을 강요하는 행위로부터 신입생을 보호할 대학 차원의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의대생 복귀 가능성 없어”
정부의 이번 발표에도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한 수도권 의대 재학생은 “아직 별다른 동요는 없는 분위기”이며 “애초에 유급이나 제적까지 불사하고 등록하지 않은 것이라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육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부실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복학은커녕 내년 신입생들도 선배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황당하다”며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협박성으로 들릴 가능성이 높고, 대학의 기본적인 자율성을 계속해서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또 정부가 의대 교육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도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 단체 5곳도 공동입장문을 내어 “대놓고 의대 교육 부실화를 고착시키려 한다”며 “의대 교육을 망가뜨리고 국민 건강을 내동댕이치는 교육부의 잇따른 무리수 대책에 공분하며 정부의 선 넘은 폭거를 엄중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대 커리큘럼을 보면 6년도 모자라는데, 교육과정을 축소하면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교육부는 이날 오후 “의대를 일률적으로 5년제로 전환하거나 단축 교육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의대 6년제는 유지하면서 대학에서 학사 운영을 1년 단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길을 터주는 내용”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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