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감자탕으로 뉴욕커 줄세우는 집…신정땐 “떡국 200그릇 공짜입니다”
1988년 뉴욕 이모네 들렀다가
제대로 된 한식당 없어 결심
현지식당서 8년간 경험 쌓고
샌드위치 가게 운영후 창업
콩비지·부대찌개·감자탕에
구이류·분식 등 메뉴 수십개
음식 많은 큰집처럼 운영해

손님이 많으면 하루에 300명 이상 몰려 여름에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한데, 이날은 악천후 덕분에 대기 없이 입장했다. 서른다섯 살, 홀로 미국에 와서 30년 넘게 미국에서 한식을 알려온 한식 전도사 박혜화 더큰집 사장(73)을 뉴욕에서 만났다.
“1988년 당시 뉴욕에 살던 이모네 집에 놀러 가서 한인타운에 들렀다가 인생이 바뀌었어요. 뉴욕에 제대로 된 한식당이 없었기 때문에 한식당을 열면 성공할 것 같더라고요.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엄마였지만, 미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어요.”
그는 그 길로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홀로 미국에 정착해 한식당에서 8년 정도 식당 일을 배웠다. 이후에 샌드위치 판매점을 내고 4년 동안 가게를 직접 운영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고 판단해 2002년 ‘큰집’을 열고 한식당 경영에 뛰어들었다. 나중에 가족도 미국에 왔다.
큰집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온갖 종류의 한식이 모여 있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일 손님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장사가 잘되면서 건물주와 임차료 문제로 갈등이 생겨 가게를 비워줘야만 했다. 박 사장은 이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2013년 12월 현재의 위치로 터전을 옮기고 간판도 ‘더큰집’으로 바꿔 다시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때 24시간 영업 철칙은 접었다.
“2013년 12월 12일 새벽까지 이전 자리에서 영업한 후 다음날 새로운 곳에서 ‘더큰집’으로 가게를 열었어요. 여러 단골손님들이 첫날부터 가게를 찾아와 격려해준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왔네요.”
더큰집은 한두 가지 대표 메뉴로 승부하는 다른 한식당과 달리 콩비지, 부대찌개, 감자탕 등 각종 찌개류부터 양념 갈비, 불판에서 구워 먹는 고기, 생선구이, 떡볶이 같은 분식까지 수십여 개의 메뉴를 판매한다. 더큰집은 매년 신정(1월 1일)에 약 200그릇의 떡국을 무료로 제공한다. 배고픈 유학생들에게 1년에 한 번 식사를 대접하려는 취지에서 2003년 1월 시작했는데, 20년 넘게 이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큰아버지네 댁(큰집)에 가면 음식이 넘치잖아요. 그래서 식당 이름을 큰집이라고 지었는데, 의미를 확장해 ‘더큰집’으로 바꿨습니다. 손님들이 먹고 싶다는 음식을 하나둘 개발하다보니 메뉴가 많아졌어요. 미국에 관광 온 외국인들에게 부대찌개, 감자탕이 특히 인기가 많아요. 김치도 가게에서 직접 담그는데, 김치를 찾는 외국인 손님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요.”
최근 3~4년 새 미국에 한식 열풍이 불면서 더큰집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가게를 찾는 손님의 70~80%가 외국인일 정도다. 박 사장은 지금도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에 나온다. 일흔이 넘었지만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제대로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청춘이다.
“부모님과 함께 더큰집에서 음식을 먹었던 아이가 성인이 돼 가정을 꾸린 후 자녀와 다시 더큰집을 방문해 같은 음식을 먹는 식당, 더큰집을 대를 이어 찾아오는 한식당으로 만드는 게 꿈입니다. 세계 최대 도시 뉴욕을 대표하는 100년 한식당, 더큰집을 뉴욕에서 누구나 ‘한식당하면 더큰집이지’라고 말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어요.”
뉴욕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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