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처방 의혹 휩싸인 두산, ‘오재원 쇼크’ 악재 극복…전직 마무리가 벼랑 끝 팀 살렸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4.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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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소속 선수의 대리처방 전달 의혹에 휩싸인 두산 베어스가 ‘오재원 쇼크’ 악재를 극복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전직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벼랑 끝 팀을 살렸다.

두산은 4월 2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4대 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12승 15패로 같은 날 패한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리그 7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 두산 선수단은 오재원 대리처방 의혹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오재원은 현역 시절 두산 후배들을 협박해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을 대리 처방하는 불법 행위를 폭행 겁박과 함께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22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두산 구단 소속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가 불거진 3월 말께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시즌 종료 뒤 은퇴한 오재원과 이승엽 감독을 두산에서 접점이 없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대리처방 전달 의혹에 대해 사령탑로서 팬들에게 사과했다.

2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야구계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안타깝다. 나를 비롯한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구단으로부터 ‘(대리 처방을 한 두산 선수들이) 자진 신고를 했고, 구단은 규정과 원칙에 따라서 조처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문제에 연루돼 안타깝다. 빨리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대리처방 전달 의혹 악재를 뒤로하고 우선 이날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구단이 문제를 수습하고 있다. 우리 선수단은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경기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두산 선발 마운드에는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에 나선 최준호가 올라갔다. 최준호는 상대 선발 투수 신민혁과 기대 이상의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두산은 2회 초 1사 뒤 박건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5회 말 박준영의 2루타와 정수빈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허경민의 희생 뜬공으로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최준호가 5이닝 67구 2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두산은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해 승리를 노렸다.

두산은 6회 말 1사 3루 기회에서 양석환의 중전 적시타로 2대 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후속타자 라모스가 신민혁의 2구째 122km/h 체인지업을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우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라모스의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NC 반격도 거셌다. NC는 7회 초 1점을 만화한 뒤 9회 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4대 3으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투수 정철원을 올렸지만, 연속 피안타와 사구로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두산 벤치는 무사 만루 위기에 빠지자 정철원을 내리고 ‘전직 마무리’ 홍건희를 올리는 결단을 내렸다. 홍건희는 첫 타자 김주원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 뜬공을 맞아 한 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박민우를 자동 고의4구로 보낸 가운데 홍건희는 후속타자 권희동을 1루 땅볼로 유도해 홈 포스아웃을 만들었다.

그리고 2사 만루 위기에서 홍건희는 베테랑 타자 손아섭을 상대해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한 점 차 리드를 극적으로 지켰다. 홍건희는 시즌 첫 세이브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두산 벤치는 이날 결과로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시즌 출발이 다소 늦었던 홍건희는 1군 복귀 뒤 6경기 등판 1세이브 평균자책 1.69로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반면 정철원은 올 시즌 13경기 등판 1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 5.91 WHIP 2.06으로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홍건희가 다시 마무리 투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생겼다. 과연 두산 벤치가 뒷문 강화를 위해 변화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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