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1차전] KT '마법' 반전 드라마, 1회 집중력으로 '가을 두산' 제압

박순규 2024. 10. 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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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 4-0 두산
1회 초 집중 5안타 4득점으로 두산 선발 곽빈 '맹폭'

KT 위즈의 강백호가 2일 두산 베어스와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1회초 적시타를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잠실=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사상 초유의 '5위 업셋'이 이뤄질 것인가. 선발 마운드에서 승부가 갈렸다. 집중력도 KT가 앞섰다. 'KT 마법'이 절대 불리한 '1패 핸디캡'을 극복하고 승부를 2차전으로 몰고 갔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 속에 1회 초 8명의 타자가 5안타를 집중시키는 폭발력을 자랑하며 4득점, 4-0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2차전으로 몰고갔다.

준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가려질 운명의 2차전은 3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5위 KT가 2차전도 4위 두산을 이기면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10번째 시즌 만에 사상 초유의 5위팀 준플레이오프 진출의 '업셋'을 기록하게 된다.

페넌트레이스 5위 KT는 1패를 안고 4위 두산과 펼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바로 탈락할 수도 있었으나 상대 에이스 곽빈을 1이닝 만에 강판시키는 집중력으로 마법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은 믿었던 에이스 곽빈이 일찌감치 무너졌지만 발라조빅(4이닝)~이교훈(0.⅓이닝)~이영하(0.⅔이닝)~김강률(1이닝)~이병헌(0.⅓이닝)~최원준(0.⅔)~홍건희(1이닝) 등 8명의 투수를 내세우며 막판 역전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두산은 8회까지 안타 수에서 KT에 5-6으로 근소하게 뒤졌으나 단 1득점도 하지 못하는 집중력 부족으로 역전에 실패했다. 반대로 KT는 6개의 안타를 1회에만 집중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올시즌 KT전 6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의 호성적을 거둔 두산 선발 곽빈은 1회 초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로하스와 장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준 뒤 1회에만 무려 8명의 타자를 상대로 5안타 1볼넷 1희생번트를 내주며 4실점했다.

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경기 2만3750장의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밝혔다./잠실=뉴시스

포스트시즌 첫승을 노리던 곽빈은 김민혁을 상대로 3구 연속 볼을 던지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결국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2번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린 곽빈은 장성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이어 강백호와 오재일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실점이 3점으로 늘어났다.

곽빈은 이후 오윤석의 희생번트 때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황재균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끄는 듯했지만 배정대에게 내야를 빠져나가는 1타점 안타를 얻어맞으며 4점째를 내줬다. 그나마 중견수 정수빈이 홈으로 쇄도한 2루 주자 오재일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악몽의 1회를 마쳤다.

하지만 곽빈은 2회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36개에 불과했다. 두산은 1회부터 몸을 풀었던 조던 발라조빅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발라조빅은 후속 타자들에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곽빈의 실점은 추가되지 않았다. 비교적 이른 등판에도 불구하고 발라조빅은 4이닝 동안 12명의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6개를 잡고 1 피안타만 허용하는 호투로 두산의 반격 가능성을 열었다.

KT 위즈의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일 두산 베어스와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승부를 2차전으로 몰고 갔다./잠실=뉴시스

KT 선발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부진했으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달랐다. 6이닝 동안 23명의 타자를 상대로 103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김민에게 넘겼다.

'꼴찌'에서부터 순위를 끌어올린 KT는 전날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까지 치른 끝에 가을 무대에 올랐다. 4위 팀 안방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질 경우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내줄 수 있었으나 두산의 가을야구를 잠재우며 역대 3번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승리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9번의 사례에서 5위가 4위를 꺾고 준PO에 진출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5위 팀이 1승을 거둔 사례조차 2016년과 2021년 두 번뿐이었으나 KT가 2024시즌에서 세 번째 기록을 세웠다.

'허슬 두' 두산은 KT 선발 쿠에바스를 공략하지 못하고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잠실=뉴시스

두산은 다승 공동 1위(15승)에 빛나는 1선발 곽빈을, KT는 가을에 강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 카드로 꺼냈다. 곽빈은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썼다. 곽빈은 특히 올해 KT전에 6차례 나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로 극강의 면모를 보였지만 결국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 경기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지난해 정규시즌 12승 무패였던 쿠에바스는 올해는 7승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을 상대로도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했지만 결정적 순간 호투를 뽐냈다. 쿠에바스는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한 경험을 두산과 1차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KBO 사무국은 이날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시작을 3시간 45분 앞둔 오후 2시 45분에 잠실구장 2만3750석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최대 2경기가 진행된다. 정규시즌 4위 팀은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 승리 또는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며, 5위 팀은 2승을 기록해야만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모두 4위 팀 홈 구장에서 개최된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열리며, 각 시리즈 사이 최소 1일은 이동일로 편성한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우천 등으로 열리지 못할 경우 다음 날로 순연되며, 경기가 미뤄져도 정해진 경기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연장전은 최대 15회까지 진행한다. 15회가 종료된 후에도 승패를 가리지 못할 경우에는 무승부가 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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