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의 필지에 2가구, 3가구를 짓는 일명 땅콩집은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다양한 활용도와 경제적 장점 등으로 인기가 여전하다. 그런데 이 땅콩집을 지을 때는 주의할 점이 적지 않다. 사전에 파악해서 낭패가 없도록 해야겠다.
땅콩집 = 듀플렉스 주택
땅콩집이라는 용어는 2011년 이현욱 건축가가 경기도 용인시 동백택지지구에 지인과 함께 살림집을 지으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말이다.
이현욱 건축가는 동백택지지구 내 단용주택용지 1필지를 지인과 함께 공동으로 매입한 후 3층 규모 단독주택 2채를 나란히 붙여서 짓고 입주했다. 벽체를 공유한 두 가구가 데칼코마니처럼 나란히 서 있는 형태였다.
땅콩집은 영국, 북미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듀플렉스 주택과 같은 개념의 집이다. 2층 내지 3층짜리 주택을 병렬로 이어서 짓는데 2채를 이으면 듀플렉스, 3채를 연달아 이어서 건축하면 트리플렉스 주택으로 부른다.
듀플렉스 주택은 서로의 벽체를 공유해야 한다. 따라서 층별로 가구를 구분 짓는 연립주택과는 다른 의미다.

check point ➊ 1필지에 지을 수 있는 가구 수를 확인한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하나의 필지에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양주의 옥정신도시는 한 필지에 2가구를 지을 수 있다. 경기도 수원의 흥덕지구 단독주택용지는 한 필지에 3가구를 허용한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따라서는 1필지에 5가구까지 건축을 허용하는 곳도 있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도 한 필지에 허용되는 가구 수를 반드시 지자체에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땅콩집 지을 계획이 있다면 내 필지에 몇 가구까지 지을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한 후에 토지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heck point ➋ 토지는 공유 지분등기를 해야 한다
땅콩집에서는 토지소유권과 건축물 소유권을 다르게 처리한다는 점도 알고 대비해야 한다.
한 필지에 2가구를 짓는다면, 우선 토지는 n 분의 1로 지분을 나눠서 ‘공유 지분등기’를 하면 된다. 공유 지분등기는 본인이 가진 지분 그대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즉 자기 지분에 대한 매도·매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혹시 땅콩집 형태의 주택을 분양하면서 구분등기가 된다고 홍보하는 업체가 있다면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구분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토지 분할을 해야 하는데 특히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는 용도변경이 불가하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구분등기를 해준다는 말을 믿으면 안된다.
[공유지분등기 vs 공동등기]
간혹 공유지분등기와 공동등기를 헛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다르다. 공동등기는 한쪽이 매도·매수를 반대하면 자기 지분도 매도·매수할 수 없는 제한이 있다. 땅콩집 토지를 n 분의 1로 나누어 등기할 때는 공동등기가 아니라, 공유 지분등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공유지분등기와 함께 이에 대한 공증도 해놓는 것이 좋다.

check point ➌ 주택은 개별 등기를 한다
땅콩집의 경우 주택은 소유주가 각자 개별적으로 건축물 등기를 할 수 있다. 이것을 개별등기라고 한다. 개별등기를 하면, 나중에 주택을 사고팔 때 자유롭다.
다세대주택처럼 하나의 토지에 여러 가구가 모여 살면서 주택에 대한 권리는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check point ➍ 단점을 보강할 방법은 미리 찾는다
땅콩집은 한 집이 수직공간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층간소음으로부터 자유롭다. 반면에, 벽간 소음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두 집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벽을 타고 각종 생활 소음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벽간 소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공법이 있으므로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건축계획 시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벽체와 벽체 사이를 살짝만 띄우거나 사이에 완충재를 넣으면 벽간소음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check point ➎ 환금성을 고려해서 짓는다
땅콩집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한 주택 형태다. 두 가구가 함께 집을 지을 수도 있지만, 혼자서 땅콩집을 짓는 경우도 많다. 한쪽은 내가 살고 다른 쪽은 임대를 놓아 수익형 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밖에 3세대가 함께 거주하기 위한 주택으로도 많이 선호된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한집에 살고 싶은데, 아래위층으로 사는 것보다 옆집으로 사는 것이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땅콩집 형태를 선호한다.

이렇듯 땅콩집은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하므로 사전에 활용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계획을 세워서 지어야 한다. 다만 땅콩집은 앞서 살펴본 소유권 문제 등으로 인해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 훗날 환금성을 고려한다면 지역 수요의 특성에 맞게 집을 짓거나, 나중에 공간 변경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글 구선영 주택·부동산 전문가 ※ 머니플러스 2023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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