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K팝 팬심, 만원이 100만원으로 ‘포테크’의 세계

팬심과 재테크의 만남, 희소성 높은 포토카드일수록 웃돈 ‘부르는 게 값’
ⓒ르데스크

최근 주식과 코인 등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청년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가운데, K팝 팬덤을 활용한 독특한 재테크 방식인 ‘포테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K팝 가수들이 배출한 ‘K팝 열풍’이 단순한 팬활동을 넘어 경제적 가치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포테크’란 포토카드(Photo Card)와 재테크를 합성한 말로, K팝 아이돌의 앨범이나 굿즈 구매 시 랜덤으로 제공되는 포토카드를 사고팔며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K팝 가수들의 음원 저작권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앨범을 구매했을 때 함께 들어 있는 포토카드를 활용한 재테크가 인기 있는 것이다. 팬들의 열정이 투자와 결합되면서 독특한 재테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포·꾸’…희소성 높을수록 포토카드 값어치 수직 상승

포토카드는 아이돌 멤버들의 셀카 사진이 담긴 카드로, 랜덤 배포로 인해 사실상 비매품에 가깝다. 이에 따라 희소성과 상징성을 갖춘 포토카드의 경우 웃돈이 붙어 거래되곤 한다. 특히 최근 SNS 인증 열풍으로 인해 흔한 포토카드보다는 희귀하고 가치가 높은 카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 ‘포토카드 꾸미기’ 일명 ‘포꾸’가 유행하고 있다. 단순히 포토카드를 꾸미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이를 SNS에 인증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흔한 포토카드보다는 희귀 포토카드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게 됐다. 또 단순히 인증하고 수집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포토카드를 활용하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풍경이 아름다운 여행지에서 포토카드를 사진과 함꼐 담는 ‘예절샷’이 몇 년 사이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인기 있는 포토카드를 갖고 싶다’라는 인식이 팬덤 사이에 퍼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포토카드 재테크는 ‘인기 있는 포토카드를 가지고 싶다’라는 인식이 팬덤 사이에서 퍼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한 아이돌 팬이 예절샷을 하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포토카드 거래의 핵심은 바로 ‘희소성’이다. 앨범 초도 물량에 포함된 한정판 카드나, 음악 방송에 참석해야 받을 수 있는 ‘공방포카’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 중에서도 일정 횟수 이상 참석해야 받을 수 있는 특별 포토카드는 더욱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신인 시절의 포토카드나, 현재는 발매되지 않는 구작 포토카드도 고가에 거래되며, 일부 희귀 카드의 경우 수백만 원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포토카드를 활용해 재테크를 하고자 한다면 우선 아이돌 셀카가 있는 포토카드가 있어야 한다.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해서 1~2만원 정도에 구입한 뒤 포토카드를 팔면 수십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비교적 인기가 없는 포토카드를 저렴하게 구매했다가 해당 포토카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고가에 되파는 방식으로 차액을 남기는 방식이다.

인기 있는 포토카드로는 앨범 내에 초도(첫 제작 물량) 한정으로 딱 100장만 들어가 있는 카드나 음악 방송에 가야 받을 수 있는 카드가 희소가치를 인정받으며 비싼 가격에 팔린다. 이처럼 인기 있는 포토카드거나 희귀한 포토카드일 경우 웃돈이 붙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음악 방송에 가야만 받을 수 있는 포토카드 일명 ‘공방포카’의 경우 참석 가능한 인원의 수가 적다 보니 희귀한 포토카드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일반 포토카드에 비해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공방포카 중에서도 일정 횟수 이상 참석해야 받을 수 있는 ‘특별카드’는 더욱 비싸게 거래된다. 신인 시절의 포토카드는 구하는 게 더욱 어렵다 보니, 아무리 싸게 팔려도 100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고액으로 거래되는 포토카드는 반포자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고급 아파트의 이름을 붙여 부동산 매물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이는 ‘비싸고 귀한 포토카드다’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으로 해당 포토카드를 거래할 때 “이거 가격 완전 반포자이아파트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장·단점 확실한 포테크…“고수익은 가능하지만, 비용 부담 크다”

실제로 포토카드를 판매해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앨범이 쌓이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다.

초기 포토카드 거래는 K팝 팬들이 주로 이용하는 엑스(구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하지만 거래와 배송에 필요한 개인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번개장터나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범위가 넓어졌으며 최근에는 포토카드만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 과거에는 엑스와 같은 SNS 중심으로 거래됐지만, 현재는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범위가 넓어졌으며 최근에는 포토카드만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어플도 등장했다. 사진은 포토카드 전문 거래 어플에서 판매되고 있는 포토카드의 모습. [사진=포카마켓 갈무리]

유태은 씨(26·여)는 “포토카드의 경우 소속사에서 계속해서 찍어내지 않다 보니 원하는 포토카드를 곧장 살 수 없고 수량도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인기 있는 포토카드는 희소성이 높아지게 되는데 희망하는 사람들도 같이 늘어나다 보니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씨는 “판매할 포토카드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토카드를 판매하는 타이밍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다”며 “콘서트, 팝업스토어 개최 등 좋아하는 연예인과 관련된 인기 행사 타이밍에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꿀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본인만의 팁을 공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트레이키즈의 팬이라 밝힌 한 엑스(구 트위터) 유저는 “스키주(스트레이키즈 동물화 캐릭터) 인형 탈을 쓰고 있는 멤버의 포카를 만원에 샀다가 한 달 만에 9만원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과거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앨범을 사다가도 어느순간 회의감을 느껴 중고거래를 통해서 포토카드만 구매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퍼토카드를 모으기 위해서 많은 앨범을 구매하는 것보다 포토카드만 따로 구매하는 것이 불필요한 앨범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돈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양윤실 씨(25·여)는 “평소 NCT를 좋아하는데 멤버 수가 워낙 많다보니 모든 멤버들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서 앨범을 전부 구매하는 것보다 포토카드만 따로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포토카드만 구매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많은 앨범을 구매했었고, 그 중에 겹치는 포토카드들은 웃돈을 붙여 트위터에 판매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토카드를 판매해 벌어들인 돈은 또 다른 앨범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입이 꽤나 짭짤했지만 집에 불필요한 앨범이 너무 많아진다는 느낌이 들어 몇 달 전부터는 포토카드만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포테크는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는 돈을 많이 버는 것 같기 때문에 해당 재테크가 좋은 재테크 수단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수도 있다”며 “순수한 팬심으로 시작된 재테크일 수도 있겠지만 득보다 싫이 더 많은 재테크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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