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불가 ‘흑백요리사’ 맛집, 미리 가본 SSUL[주바리의 味수다]
요즘 땡플릭스에서 가장 핫한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재밌게 시청하고 계신가요? 이제 딱 2편만을 남겨두고 프로그램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예약 전쟁에 돌입했다더군요. 폭주하는 예약 문의에 해당 식당들은 더 이상 전화 예약은 받지 않기로 했고, 앞으로는 ‘테이블잡기’ 식당 예약어플 등을 통해야만 그 맛을 볼 수 있게 됐지만 현재는 꽉 차있는 예약에 언제쯤 방문이 가능할 지는ㅋㅋㅋ. 또 인터넷에서는 업장 정보를 공유하는 글들도 넘쳐나고요, 심사위원이자 국내 유일의 미슐랭 쓰리스타를 받은 안성재 셰프의 심사평를 패러디하는 밈들도 등장했죠.
주바리는 티비나 유튜브에 소개되는 맛집들은 열풍이 식을 때까지 한동안은 방문하지 않는 편인데요. 다행히도 ‘흑백요리사’에 소개되기 전 이미 방문했었던 식당들이 있어 반갑더라고요. 출연자의 얼굴을 직접 봤던 맛집은 더더욱 관심 깊게 응원하며 시청했더랬죠.
◆이모카세 1호님의 ‘즐거운 술상’
먼저 흑수저 20인에 포함된 셰프의 식당인 ‘즐거운 술상’은 도봉구 창동에서 이미 명성이 자자한 일명 ‘이모카세’ 맛집이에요. 그런 이유로 이분의 출연자명도 ‘이모카세 1호’님이죠.
한복을 입은 이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이 집은 열가지 밑반찬과 김치를 제외하고 20여 가지의 음식이 순차적으로 나오는데 ‘수다맨’스럽게 맛봤던 음식을 쫙 읊어볼게요. 자 출발~ 전복, 보쌈, 표고버섯구이, 가리비찜, 대하찜, 오색꼬치전, 호박전…휴~숨 한번 쉬고…낙지 숙회, 고구마튀김, 사라다(표기는 샐러드이지만 사라다라고 표현해야 어울리는ㅋㅋ), 생 골뱅이찜, 비엔나소시지 볶음, 두부조림, 생물 고등어구이, 강된장 비빔밥, 꽃게찜, 삼계탕, 떡볶이, 샌드위치까지…헉헉.
이렇게 육해공을 넘나드는 혜자스러운 코스요리를 흡입하다보면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이모님이 혹시 잘 먹여서 포동포동 살찌운 뒤 잡아먹으려고 하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어요ㅋㅋㅋ. 하지만 양적으로 푸짐한 것만이 아닌 재료 하나하나가 정말 신선해서 1인당 5만 원의 가성비 아닌 가심비까지 훔쳐가더라고요.
메뉴는 계절마다 제철 재료로 일부 변경된다고 하네요. 바 테이블 형태에서 10여 명 정도 한 타임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 과식과 과음은 주의.
그나저나 이모카세 1호님이 이렇게 선전하실 줄 몰랐는데(스포인가요ㅋㅋ) 화이팅입니다!
◆장호준 셰프의 ‘네기 스키야기&네기 실비’
백수저 셰프의 식당도 경험해본 곳이 있는데요, 장호준 님이 총괄 요리사로 있는 ‘네기 시리즈‘ 식당입니다.
먼저 ‘네기실비’는 통영의 꽃이라 불리는 실비집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다양하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들을 통영 출신인 장호준 셰프의 섬세한 터치로 정갈하고 깔끔한 한 상을 즐길 수 있는 한식 다이닝으로 광화문 디팰리스 지하 1층에 있어요. ‘실비집’이란 실비만 받고 음식과 술을 판다는 의미로 예전에 쓰였는데, 다찌보다 더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고. 네기실비는 저렴하지는 않지만 실비집을 고급스럽게 재해석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점심엔 런치세트가 있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이 가능하지만, 저녁에는 단품메뉴 없이 예약한 인원대로 코스요리가 준비되는데요, 황태껍찔 부각·우뭇가사리·나물 등 서너 가지 기본 찬과 굴 초회로 시작해서 전복·딱새우·돌멍게 등 통영산 제철 해산물+잡어회 모둠, 활 아나고 구이, 충무김밥, 아귀 수육, 방아홍합전과 유곽 그리고 솥밥과 탕으로 식사하며 마무리.
해산물들은 당연히 초신선해서 ‘맛없없’이었고 갈치속젓 등의 소스류도 향토색 가득해서 이 집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답니다. 구성은 계절에 따라 제철 재료로 조금씩 변경하는 듯해요.
술안주가 부족하면 서비스를 내어준다길래 이미 배는 꽉 찼음에도 궁금한 마음에 요청해 봤더니, 2종류의 직화 생선구이를 ‘똭~’ 감동이었습니다. 소중한 분들과 분위기 낼 때 혹은 퀄리티있게 손님 대접해야 할 일이 있다면 ‘네기실비’ 강추합니다.
해산물보다 ‘고기파’이신 분이라면 ‘네기 스키야키’로 가보시죠.
한우++ 등심을 사용해 일본 간사이 지역의 전통적인 스키야키와 간토 지역의 모던한 스키야키를 선보이는 ‘네기 스키야키’는 신사동과 광화문 2곳에서 맛볼 수 있는 스키야키 전문점.
스키야키 코스를 주문하면 차완무시-전체요리-메인(스키야키나 샤브샤브, 철판요리 중 선택)-식사-디저트로 구성된 요리가 나옵니다.
차완무시는 간장소스에 졸인 소 힘줄과 튀긴 생강이 들어간 일본식 계란찜인데요, 부드러우면서도 짭조름한 게 아주 별미입니다. 스키야키는 직원 분이 알아서 조리해주시는데 짜지 않고 딱 맛있게 잘해주더라고요. 신선한 청란을 풀어서 고기를 찍어 먹으면 입에서 사르르 한답니다.
고기와 야채를 거의 먹고 나면 식사로 남은 스키야키 소스로 만든 계란덮밥을 만들어주는데 시치미까지 톡톡 뿌려 먹으면 감칠맛이 끝장이네요. 디저트로 나오는 상큼한 과일 셔벗으로 단짠단짠했던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완벽한 식사 끝. 주바리가 방문했을 땐 콜키지 무료 이벤트가 진행 중었는데 현재는 확인해봐야할듯.
◆황진선 셰프님의 ‘진진’
‘진진’은 코리아나호텔 대상해의 왕육성 오너셰프가 수제자들을 데리고 독립해 2015년 오픈한 곳이에요. 그 중 한 명인 황진선 셰프가 4개의 매장 중 한 곳을 맡아 운영하고 있죠.
사진 가운데 흰 주방장복 입으신 분이 (살찌기 전)황진선 셰프의 모습ㅋㅋ.
중국집이지만 탕수육이나 짜장면이 없는 이 집 최고 맛도리는 시그니처 메뉴이기도 한 ‘멘보샤’. 다진 새우를 식빵 사이에 끼워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보기와는 달리 공력이 매우 필요하다고. ‘타이밍의 예술’이라고도 표현되는데 기름 온도와 튀기는 시간이 특히 중요하다네요. 겉바안촉(겉은 바삭, 안은 촉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취향저격 메뉴. 멘보샤를 위한 식빵을 주문 제작하는 등의 노력이 얇은 식빵의 바삭함과 새우의 육즙이 살아있는 진진의 멘보샤가 가히 최고라 불리는 이유.
다음으로 주바리가 애정하는 메뉴는 대게살볶음인데요, 흔한 중국집에서 먹는 게살스프와는 비교 불가. 홍게살과 죽순, 버섯, 계란 흰자 등이 주재료이고요, 한 입 떠먹으면 입안에서 재료들이 부드럽게 왈츠를 추는 이 기분. 물론 ‘게맛살’ 아니라 리얼 홍게살입니다. 게살의 함량도 푸짐. 끼얹어진 고추기름이 제대로 맛의 한 역할을 담당하네요. 강렬하지 않지만 계속 당기는 이런 게 레알 고급진 맛이죠.
그밖에도 황진선 셰프가 편의점 미션에서 선보인 것과 유사한 메뉴가 쇠고기 양상추 쌈입니다. 양상추 좋아하는 저에겐 머스트 eat 아이템. 속 재료는 쇠고기와 여러가지 야채를 잘게 썰어 두반장 소스 등을 사용해 매콤하게 볶아냈습니다. 라면 비스무리한 면을 잘게 끊어 튀겨내서 바삭한 식감까지 추가.
참 ‘진진’은 3만 원을 내고 회원 가입을 하면 4개 지점의 모든 요리가 평생 할인이 되는 특전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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