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저널] 전기자동차 열 에너지 시스템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 동향

SDV와 열 에너지 시스템

미래 교통 시스템은 무선 액세스 기술을 통해 연결되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로 불리며, 주변 환경과 방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차량 인터넷(Internet of Vehicle)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 아키텍처 기반 고성능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그림 1>을 통해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여 기능의 다양화와 기술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 SDV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사용자 편의 기능 및 차량 성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주된 전력원을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다. 배터리는 온도에 따라 성능과 수명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캐빈의 쾌적성을 위한 실내 공조 시스템의 작동 에너지 소모는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절반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전기자동차에서 배터리와 캐빈은 주된 열 관리 대상이며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각 시스템에 적합한 제어 전략을 사용하여 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그림 2>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구동 모터와 캐빈 공조를 포함하는 열 에너지 시스템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자동차 열 에너지 제어 방식은 시험이나 경험에 의한 규칙 기반 제어로 작동된다. 하지만 충분한 시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면, 규칙 기반 제어는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최적의 제어를 수행할 수 없다. 

 

컴퓨팅 능력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자동차 열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도 최적화 기법이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어 전략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제어 전략은 SDV 환경에서 고도화되어 자동차 열 에너지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최적 제어 기법

알파고의 등장으로 일반인들도 인공지능(AI)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인공지능은 우리의 생활 속 여러 분야에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 기능이나 이미지 처리 기능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며, 가전제품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여 작동된다. 최근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ChatGPT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스마트폰, 스마트홈, 상품 및 콘텐츠 추천,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동시에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자율주행, 교통 시스템, 설계, 생산, 사용자 편의, 품질 관리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 및 발전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이 등장하면서 차량에서 고성능 AI 연산, 제어, 통신, 각종 센서 및 액추에이터 작동을 위한 반도체 <그림 3>가 사용되면서 자동차의 컴퓨팅, 통신, 제어 연산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자동차 열 에너지 시스템도 이러한 연산 능력과 통신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최적 제어, 강화 학습을 이용한 제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모델 개발을 통해 시스템의 온도 관리 및 에너지 소모량 감소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MPC와 열 에너지 시스템

모델 예측 제어(MPC; Model Predictive Control)란, 예측 모델을 사용하여 시스템이 미래에 어떻게 동작할지 예측하고, 예측된 상태가 주어진 목적함수를 추종할 수 있도록 제어량을 최적화하는 방법이다. <그림 4>는 MPC 방법의 예시를 보여준다. MPC는 예측 모델과 현재 측정값을 기반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예측 모델이 정확한 경우 설정 값(노랑 라인)을 잘 따르지만, 예측 모델의 잦은 오류는 시스템을 잘못된 방향(빨강/파랑 라인)으로 이끌 수 있다. MPC는 매 스텝마다 최적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계산량과 컴퓨팅 능력이 요구되는 제어 기법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화학 공정 제어나 건물의 온도 제어 등 반응 속도가 느린 시스템과 컴퓨팅 성능이 좋은 환경에서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컴퓨팅 성능, 예측 모델 개발 방법, 최적화 알고리즘의 발전 덕분에 다양한 환경과 동적인 시스템에서 MPC 적용이 가능해졌다.

 

 

 

시스템을 예측하기 위한 동적 모델은 물리 법칙에 의해 유도되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제어 인자가 많아질수록 물리식 기반의 동적 모델 개발이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신경망으로 구현된 상태 공간 모델을 사용하기도 하고, 딥러닝과 강화 학습을 MPC와 결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발전 덕분에 자동차 열 에너지 시스템에서도 MPC가 적용되고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 연구로는 주행 조건을 통해 배터리의 온도 변화를 예측하여 배터리의 온도 변화를 작게 유지시키거나 냉각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는 MPC 제어에 관한 연구가 많이 수행되고 있다. 또한, 승객실 내부의 온도, 습도, 공기 질 등을 주행 조건과 외부 환경을 통해 예측하여 제어하는 연구도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강화 학습과 열 에너지 시스템

데이터 기반의 강화 학습(RL; Reinforcement Learning)은 최고의 보상을 얻는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태를 분석하여 각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을 학습한다. 정의된 목표를 달성하는 행동에 대한 보상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결정한다. 교통, 기상, 자율주행, 로봇 제어, 금융, 게임,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림 5>는 강화 학습 알고리즘을 나타낸다. 에이전트가 관찰한 환경에서 보상을 최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액션을 선택하고 학습한다. 에이전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장 큰 보상을 얻는 정책을 스스로 찾아야 하며, 최적의 정책은 최종적으로 최대의 보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간주된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자동차의 주행 환경에 따라 경로와 차량 모션을 결정한다. 또한, 최근 몇 년 전부터 열 에너지 시스템에도 강화 학습을 적용하려는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엔진-모터 동력 분배와 그에 따른 엔진, 배터리의 온도 및 상태를 최적화하는 연구와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승객실의 공조 패널 조작을 학습하여 개인 맞춤형 자동 공조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자동차 열 에너지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모델 개발, 최적 제어 기법, 데이터 학습 등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접근 방법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이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열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 및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박성진 (홍익대학교)

출처 / 오토저널 2024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