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쏟아지면 내 차는?”…기후재난 보상, 거주지역·보험 따라 ‘복불복’

홍승해 기자 2026. 6. 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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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차량 사고 50% 폭증…'자차 담보' 없으면 침수 보상 제외
폭염 피해도 격차…경기도는 ‘진단비’, 서울은 ‘사망·후유장해’ 보장
/연합뉴스

폭염과 기습 폭우가 일상이 되면서 기후재난 보상이 가계 경제의 금융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재 보상 체계는 위험 종류와 거주 지역에 따라 쪼개져 있는 실정이다. 차량 침수는 자동차보험, 상가 피해는 풍수해보험, 온열질환은 지자체 조례를 각자 확인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같은 피해를 입고도 사는 곳과 가입한 보험에 따라 보상여부가 갈려, 소비자 혼란과 보상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순 집중호우 당시 12개 자동차보험 판매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피해 차량은 3874대, 추정 손해액은 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침수 차량 접수가 단기간에 몰리는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손보업계에선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기간 사고 접수 건수가 평월보다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마나 집중호우 등 사고철에는 차량 침수와 빗길 사고 접수가 함께 늘면서 평월 대비 사고 접수 건수가 50% 이상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며 “특정 기간에 사고가 몰리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량 침수 피해는 통상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 가입 여부가 관건이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자차 담보가 없으면 침수 차량 수리비 보상이 어렵다.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둔 상태에서 빗물이 들어간 경우처럼 차량 관리상 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 사례도 보상 제한 가능성이 있다.

주택이나 상가 침수 피해는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 여부가 주요 확인 대상이다. 풍수해나 지진재해보험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대설, 지진 등 자연재해로 발생한 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정책성 보험이다. 주택과 온실, 소상공인 상가·공장 등이 가입 대상이며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한다. 다만 사전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침수 피해가 발생해도 보험 보상은 제한될 수 있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은 지자체 정책보험에 따라 보장 여부가 달라진다. 경기도는 도민을 대상으로 기후보험을 운영 중이다.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는 방식이며 온열질환 진단 시 연 1회 정액 보험금을 보장한다. 등록외국인과 외국국적동포도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

서울은 별도 기후보험이 아니라 시민안전보험 안에서 자연재난 보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시민안전보험은 자연재난에 일사병, 열사병을 포함하고 사망과 후유장해를 보장한다. 이 외에 전주시는 2026년 시민안전보험 보장 항목을 15개로 확대하면서 폭염 대비 온열질환 진단비를 신규 보장 항목에 포함했다. 같은 폭염 피해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보장 방식과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후재난 피해는 하나의 사고처럼 보이지만 보상 단계에서는 피해 대상과 원인에 따라 적용되는 보험이 달라진다”며 “차량 침수는 자차 담보, 주택·상가 피해는 풍수해보험, 온열질환은 지자체 정책보험 여부를 각각 확인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 안내가 더 촘촘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